나같은 사람은 바람에 날려 공중에라도 날 것같은 세찬 바람이 몰아칩니다. 바다 위 해상교를 운전하다보면 차가 좌우로 흔들리는 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마치 균형을 잃고 쓰러질새라 겁나기까지 합니다.
다시 태균이와 함께 대부도 바다향기테마파크에 왔습니다. 넓디넓은 갈대밭은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시야의 끝까지 펼쳐있어 눈이 즐겁습니다. 바닷가에서나 만날 수 있는 거친 바람은 습기를 잔뜩 머금어 무겁게 느껴지지만 후텁지근한 기운이 그래도 시원함을 이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람가닥이라도 잡아보려는 듯 태균이 휴대폰카메라를 열심히 눌러대고 사진찍는 재미로 산책을 하는 듯 합니다. 그러다가 경치좋고 사람없는 곳 어디쯤에 자리잡고 앉아 가방에 넣어온 간식을 먹는데 과자 봉투 하나가 바람에 날려 습지로 날아가서 떨어지자 저보고 주워오랍니다. 물이 얼마나 깊은지 가름할 수 없지만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 됩니다.
깔끔하게 먹고난 쓰레기들은 조금도 남김없이 알뜰하게 가방에 도로 넣어와서 집에 오자마자 처리하는 태균이 기특합니다. 기특함을 넘어서 지금과 같이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용납하지 않는 철저한 환경지킴이가 되었습니다. 좋은 습관이라 목숨걸고 지켜주어야 합니다.
이 너른 시야를 넘나드는 시원한 바람을 모두에게 선사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오늘밤에 다시 큰비가 예고되어 있고 그 조짐들이 하늘에 가득하지만 이 또한 잘 지나가리니 큰일없는 휴일 마지막날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엄마사진 찍어주며 신나해하는 태균이, 사진은 얼마나 잘 찍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엄마를 멋지게 찍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