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으로 내려앉아 / 고요히 위로 오르며 / 피어나게 하소서 //
신령한 물 위에서 / 문을 닫고 / 여는 법을 알게 하소서 //
언제라도 / 자비심 잃지 않고 / 온 세상을 끌어안는 / 둥근 빛이 되게 하소서 //
죽음을 넘어서는 신비로 / 온
우주에 향기를 퍼트리는 / 넓은 빛 고운 빛 되게 하소서 //
- 이해인(수녀 시인)의 시 ‘연꽃의 기도’다.
연꽃은 여러 가지 덕성을 지녔다.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연꽃이 피면 물속의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연꽃 향기는 연못에 가득찬다.
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푸르고 맑은 줄기와 잎을 유지한다. 바닥에 오물이 즐비해도
그 오물에 뿌리를 내린 연꽃의 줄기와 잎은 청정함을 잃지 않는다.
연꽃의 줄기는 부드럽고 유연하다. 그래서 좀처럼 바람이나 충격에 부러지지 않는다.
연꽃이 피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덕성을 지닌 연꽃처럼 살 수는 없을까.
특히 사회 각계의 지도층 인사들이 연꽃 같은 고고한 품성을 지니고 사회를
이끌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연꽃의 꽃말은 ‘순결’과 ‘청순한 마음’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물의 고장 양수리, 두물머리는 연꽃의 천국이다.
중앙선 양수역 남쪽 700여m 지점 남한강변 용담리에는 6만여 평의 땅에다
각종 수련과 연꽃, 수생식물들을 가꾸어 놓은 ‘물과 꽃의 동산’
세미원(洗美苑)이 있다.
지금은 연꽃을 보기에는 이른 계절이지만
그래도 이곳까지는 중앙선 전철로 금방 닿을 수 있는 곳이라
봄나들이 한번쯤 해 보는 것도 즐겁겠다.
1991까지 두물머리에서 광주 남종면 귀여리까지의 나룻배 사공이었던 李貴鉉(71)씨와 함께
2017년 3월 16일 (목) 오후
두물머리는 사시사철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맑은 물가에 정박해 있는 황포돛대와 400년 수령,
30m 높이의 느티나무는 두물머리의 상징이기도 한데,
이 곳에서 만나게 되는 새벽녘의 물안개는 이 세상의 경치
가 아닌 듯, 사람들을 황홀경으로 몰아 넣는다.
이러한 풍광의 나들목, 6번 국도와 강변 사이에 있는 ‘물과 꽃의 동산’이라는
세미원(洗美苑)을 둘러본다. ‘觀水洗心(관수세심) 觀花美心(관화미심)’이라-
‘물을 보고 마음을 씻고 꽃을 보고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라’는 뜻이렸다.
마음을 씻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 곳곳에는
돌로 된 빨래판을 깔아 놓았다.
두물머리의 강심수를 길어다 재를 올렸던 한강 청정 기원제단,
물이 굽이쳐 흐르는 전통 정원시설인 流觴曲水(유상곡수),
수위를 재는 水標(수표)를 재현해 놓았다.
거대한 크기의 淨甁(정병)과 龍甁(용병)을 활용한 분수가 설치되어 있다.
또 한편에는 겸손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허리를 굽혀야 통과할 수 있는
自省門(자성문)도 만들어 놓았다.
물의 기운을 상징하는 龍頭幢竿(용두당간)이 세워져 있고
觀瀾臺(관란대)에서는 두물머리의 큰 물결을 조망할 수도 있다.
세미원 곳곳에서는 이 동산을 조성한 사람의 섬세한 손길과
아름다운 마음씨를 느끼게 된다.
잠시, 속세를 떠난 듯 물에 취하고 꽃에 취해 물길 꽃길을 헤매고 나니,
마음 속에 쌓였던 오물들은 깨끗이 씻긴 듯하다.
세미원 나들이는 마음 속 가득 아름다운 꽃 마음,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곱게 물들이는 花心 (화심)을 담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니 이 어찌 즐거운 나들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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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물머리 洗美苑도 좋지만, 저는 舊 능내역 앞 연꽃마을에서 茶山생가 에 이르는 <다산길 2코스>를 더 좋아합니다.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져서 내려오는 한강변에 자생적으로 형성된 연꽃밭도 좋고, 강변 산길을 따라 조성된
<다산길 2 코스>는 .. 힘들이지 않고 콧노래 부르며 물안개 자욱한 강물을 바라보며 걷는 <힐링 트레킹 코스> 로 안성마춤...
墨湖 이 능재 동우님!!
댓글 감사합니다.
새봄, 늘 즐거운 날 되게 하소서!!
잘 보고 갑니다.
백록담님!! 댓글 감사합니다.
위의 글과 내용은 조선일보 발행 '월간 山 2017년 4월호'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p200) - 전국 유명서점에서 구입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