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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중증 치매·하반신 마비 이말숙 할머니 | ||
비오는 날에도 네 발로 기어 동네 배회 | ||
청각장애 초로의 아들 발동동 어려운 형편 치료비 엄두 못내 | ||
대문을 나서 어릴 때 같이 놀던 동무라도 찾아가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생활하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할머니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두 팔을 다리 삼아 네 발로 기어서 집 대문을 나섭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변함없이 온 동네를 배회하는 바람에 이웃주민들이 놀라 할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간 것도 여러 차례입니다. 할머니는 집을 나올 때와 달리 돌아갈 때는 자신의 집이 어디인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할머니에게는 함께 살고 있는 장남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남 역시 65세의 고령인데다 큰소리로 외쳐야만 겨우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청각장애 상태여서 치매인 어머니가 기어서 대문을 나가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아들은 하루라도 빨리 어머니를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받게 하고 싶지만 한 달 최소 50∼60여만원에 이르는 병원비를 도저히 마련할 형편이 되지 못합니다. 동생들이 있긴 하지만 경비원, 일당제 막노동으로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형편이어서 차마 어머니의 병원비를 도와 달라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가 않는다고 합니다.
아들은 하반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머니가 길을 배회하다 자동차 등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영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며 날마다 한숨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들의 이름만큼은 잊어버리지 않고 있는 어머니가 초로의 아들은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늙고 병들어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정신도 놓아버려 아이처럼 변해버린 어머니지만 아들에게는 어머니가 여전히 큰 산처럼 든든한 기둥입니다.
단 한 달만이라도 어머니를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라도 한번 받아보게 하고 싶은 아들의 작은 희망이 실현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경희·부산 금정구 부곡3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519-5255. ·지난 25일자 띠엔씨 이야기 114명의 후원자 552만282원.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8월 11일자 김익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사연이 소개된 이후 168만원의 성금이 모였습니다. 또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듣고 자체 모금을 실시해 154만원이란 큰돈을 모아 할아버지께 전달했습니다. 할아버지는 그동안 몸이 많이 쇠약해져 현재 앓고 있는 목 둘레 전체에 퍼져있는 혹(신경성 종양)의 제거 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매우 큰 상태였습니다. 예전에는 의료비 부담으로 수술은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주위 사람들과 시민들의 도움으로 그동안 가지 못했던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 결과에 따라 수술을 할 예정입니다. 할아버지가 열심히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 후원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