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우리나라 주목 군락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태백산은 주목 군락지로 유명한데 이 군락지는 겨울 설경이 그림같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리고 소백산은 적설량이 적은 대신 비로봉 근처에 있는 주목 군락지가 천연기념물 제244호에 지정될 정도로 유명합니다.
소백산 등산로를 따라 제1 연화봉에서 비로봉으로 이동하면 능선의 왼쪽에 주목 군락지가 보이는데
이곳의 주목은 수령 400여 년으로 추측되고 대략 15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얼마 전에는 동부지방산림청에서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두위봉에 자생하는 아름다운 수형의 주목을 발견했는데,
그 수령이 천 년이 아닌 천사백 년에 이른다고 합니다.
고산지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주목은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종에 속하는 침엽수로 수종이 아름답고 귀족적입니다.
영화 가위 손에서 보는 것처럼 조경사가 나무를 이용해 어떤 조형을 만들 때
가장 멋지게 만들기 좋은 나무 중 하나가 주목이기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궁전이나 고급 정원을 보면 다양한 외형의 주목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목 외에도 회색이 돌면서 잎이 다소 넓은 ‘회솔나무’
설악산 대청봉에서 자라는 ‘설악 눈주목’을 만날 수 있고,
일본에서 건너온 ‘눈주목’ 등의 유사종이 많은 편입니다.
한편 주목의 성장 속도는 다른 나무에 비해 매우 느린 편입니다.
2~3년을 키워서는 나무 같지 않아 보이는 것이 주목인데
어른 키 정도까지 크려면 10년이 족히 걸립니다.
이로 인해 주목을 빗대어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말이 있을 지경인데
이는 주목이 수명도 천 년이나 되거니와 죽은 후에도 천 년 동안 썩지 않는다 해서 나온 말인 듯합니다.
주목은 정원 관상수로 많이 심지만 빌딩이나 공원, 국립묘지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단정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용도로 심기도 합니다.
특히 공원 같은 넓은 장소에서는 중심이 되는 곳에 심으면
주목으로 인해 품위 있는 자연스런 풍광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그 외 빌딩이나 작은 건물의 생울타리용으로 많이 심습니다.
주목의 나무껍질은 육안으로 봐도 매우 부드럽고 아름다운 형태입니다.
목재 품질이 우수해 가구재로 많이 사용되는데 고급 연필이나 조각 재료, 바둑판, 목관 등을 제작합니다.

햄릿의 아버지 클로디어스를 죽게 한 주목의 독
주목은 우리에게 이미 장수목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주목으로 만든 지팡이는 어르신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기도 합니다.
주목은 종자에 ‘택솔’이라는 항암 성분이 추출되는 매우 귀한 나무이지만, 치명적인 독성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독감에 아주 특별한 효력이 있는데, 주목을 끓일 때에는 반드시 날계란과 함께 끓여야 합니다.
그 이유는 계란이 주목의 독성을 중화시켜 주기 때문이죠.
주목의 독성은 매우 강하기로 유명하여 세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에도 나오는데
햄릿의 숙부가 햄릿의 아버지이자 덴마크의 왕이었던 클로디어스가 잠든 사이에
그의 귀에 독약을 넣어 죽게 한 것이 바로 주목의 씨에서 얻은 독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키울까?
주목은 습기가 많고 붉은색의 비옥한 땅에서 잘 자랍니다.
원래 고산지역에서 생장하는 고산식물이지만 평지에서도 생육이 양호합니다.
햇빛보다는 음지에서 잘 자라고 추위에 강해 우리나라 어디든 심을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주목을 키우려면 보통 2년생 이상의 좋은 묘목으로 키우는 것이 좋은 데
심은 사람이 지겹도록 기다려야 할 정도로 생장속도가 매우 더딘 나무입니다.
우리나라 나무 이야기 - 박영하 지음-

주목은 붉을 주(朱), 나무 목(木)자를 써서 붉은 색 나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나무의 나이테를 잘라 보면 두 부분이 있다.
오래 전에 자라나 그 재질이 굳어진 안쪽 부분은 심재라고 부르고, 만들어 진지 오래 되지 않은 바깥 부분을 변재라고 부른다.
주목은 이 심재가 유난히 붉어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향나무의 줄기도 붉지만 주목과 견줄 바 못 된다.
그래서 주목을 강원도에서는 적목이라고 한다.
세계의 학자들이 공통으로 쓰고 있는 라틴어 학명은 택서스 커스피디타(Taxus cuspidata)인데
이는 뾰족한 잎을 가진 붉은 나무란 뜻이다.
주목나무가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미국에서 택솔이라는 성분이 항암효과가 크다는
발표를 하면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주목나무의 항암성분은 미국국립암연구소가
1958년부터 1980년까지 3만5천 종 식물의
항암성분을 조사하던 중에 찾아냈는데 바로 '택솔'이라는 것으로
이미 약성시험을 마치고 환자들에게 투여하는 암치료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유방암 난소암에 효과가 크고,
달리 손을 쓸 수 없는 폐암 환자에게 투여하였더니
30%쯤 증상이 호전되었고,
다른 부위로 전이된 폐암 환자도 48%쯤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주목은 원래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그 약성을 처음 발견해서
염증치료약으로 널리 써오던 것을
미국에서 항암성을 연구하여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예전부터 신장염, 부종, 당뇨병 등에
민간약으로 써온 나무이다.
" 주목은 100년 넘게 자란 것이라야만 하며 오래 묵은 것일수록
약효가 더 높다고 한다.
주목나무의 붉은 줄기에서 추출한 액은 궁녀들의 옷감에서 임금님의 곤룡포까지 옷감을 물들이는데 쓰였다 한다.
최근에는 껍질에서 추출한 파클리탁셀이라 는 성분으로
미국 BMS사가 '택솔'이라는 항암제를 만들어 유명한 나무가 되었다.
택솔은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는 것으로
다른 치료제와 함께 사용해 말기암환자를 완치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알려져 있다.
택솔은 암세포의 DNA와 RNA의 합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DNA 분자 자체에도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선택적으로 튜불린(tubulin)에 작용하여 중합되었던
튜불린이 탈중합되었던 것을
방해함으로써 암세포를 세포분열 중기에 멈추게 한다.
따라서 암세포는 세포분열을 할 수 없으므로 죽어버리게 된다.
이러한 택솔의 기능은 다른 항암제 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작용이며,
빈카알칼로이드(vinca alkaloid)나 콜히친(colchicin)과 같은 튜불린 작용 항암제가
튜불린 중합을 가로막아 방추사가 형성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항암효과를 발휘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작용기작을 보였다.
따라서 기존의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암세포라 하더라도
택솔에 대한 내성을 갖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의 임상실험에서 택솔은 난소암, 유방암, 폐암, 위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 되어 있다.
그 외에도 식도암, 전립선암, 결장암, 방광암, 임파선종양, 간종양, 중추신경종양,
뇌종양 등에 좋은 효과를 보였다. 또한 임상연구에 의하면 택솔과
다른 여러 가지 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면 치료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1960년대 초반에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새로운 항암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지구상의 수많은 종류의 동물, 식물, 광물 등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당시 3만종의 천연물질이 검색되었는데,
그 중에서 미국 서해안에 자생하는 주목나무 껍질의 추출물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미국의 트라이앵글 연구소(Research Triangle Institute)의 Wall 박사팀은
주목나무에서 택솔을 순수분리해 항암효과를 입증하였으며,
택솔의 항암작용이 Horowitz에 의하여 밝혀졌다.
1993년에 택솔이 미국 FDA로부터 항암제로 승인받았다.
미국 암학회(NCL)와 FDA의 발표에 따르면
금후 10-20년 내에 택솔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항암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미국 국립종양연구소 소장 Broder 박사는 택솔을 "최근 5년 사이에 발견한 가장 획기적인 항암제"라고 하였다.
서울대 약대 김성훈교수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의 일종인 'p43이 암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혔다.
김성훈교수는 위암에 걸린 실험용 쥐에 p43을 주입해 항암 효과를 분석한 결과p43을
투여하지 않은 쥐에 비해 생존율이 약 2.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20여년 전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p43단백질의 항암 효과가 규명된 것은
김교수가 처음이다. 김 교수는 화학요법 암 치료제인 택솔과 병용하면 생존율이 4배까지 올라 갔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부 산하 '단백질 합성효소(ARS)의 세포조절 네트웨크 연구' 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으며,
이 연구 일환으로 p43의 암 억제효과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p43이 세포 밖으로 분비돼, 위암과 폐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혈관 형성 억제 기능을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p43단백질의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
이를 새로운 항암물질로 만들기 위한 임상실험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