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전래 설화(說話)
14. 해신당(海神堂) 설화<삼척>
원덕읍(遠德邑) 신남(薪南) 해수욕장 인근에는 해신(海神)을 모시는 해신당(海神堂)이 있는데 주변 경관도 뛰어나지만, 신당(神堂) 주변은 온통 남근(男根)이 가득 세워져 있어 실소를 머금게 한다.
이곳 신남마을에 혼약(婚約)한 사이인 처녀 애랑과 덕배가 살았는데 애랑은 자주 마을 앞 작은 섬인 애바위에서 미역이나 해초를 따는 일을 했고, 항상 덕배가 작은 배로 태워다 주었다고 한다.
삼척 신남(薪南) 해신당(海神堂) / 남근상(男根像) / 애랑 동상
어느 날, 덕배는 애랑을 애바위에 데려다주고 나무를 하러 산에 왔는데 갑자기 광풍이 몰아치고 파도가 일어 애바위를 보았더니 집채 같은 파도가 애바위를 뒤덮고 애랑은 보이지 않았다.
애랑이 익사(溺死)한 후 마을 어부들은 고기를 잡으러 나가도 도무지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그러자 바닷가에 신목(神木)으로 모시고 있던 향나무에 애랑의 위령제(慰靈祭)를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어부 중 한 사람이 짜증이 나서 남몰래 그 신목(神木)에다 오줌을 내깔겼더니 신기하게도 그 사람만 고기자 잘 잡혀서 점쟁이에게 점을 쳤더니 신당(神堂)을 짓고 남근(男根)을 바치라고 했다고 한다. 과연 점쟁이 말대로 해신당을 짓고 남근을 깎아서 모셨더니 일 년 내내 어선들은 만선(滿船)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 해신당을 찾는 관광객이 항상 북적거리는데 너무나 많은 남근상(男根像)이 널려있어 너무 민망한 모습이라 좀 거시기하다. ㅎ
15. 공주탑(公主塔)의 전설<춘천>
춘천 청평사(淸平寺) / 공주굴 / 구송(九松) 폭포
중국 당(唐)나라 태종(太宗)의 딸 평양공주(平陽公主)는 궁중에서 건물을 짓던 목수의 눈에 띄었는데 목수가 푼수도 모르고 공주를 흠모(欽慕)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을 주변 사람들이 눈치를 채고 수군거리다가 당 태종의 귀에 들어갔고 당 태종은 즉각 목수(木手)를 잡아다가 목을 베어 버렸다.
그런데 목수(木手)의 혼이 상사뱀(相思蛇)이 되어 공주에게 찰싹 들러붙어 뗄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고 공주 눈에만 보이는데 칭칭 감고 있으니 무거워서 몸을 추스릴 수도 없고... 아버지에게 하소연하고 갖은 방법으로 뱀을 떼어내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때 마침 신라(新羅)에서 온 승려를 만나 물어보았더니 조선(朝鮮) 땅 춘천의 청평사(淸平寺)로 가서 치성(致誠)을 드리라고 한다.
평양공주는 머나먼 길을 마다않고 강원도 춘천 청평사(淸平寺)에 도착하여 공주굴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이 되어 절에 가서 밥을 얻어오겠다고 하지만 상사뱀(相思蛇)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른 새벽 청평사에서 뎅~~하고 종이 울리자 뱀이 스르르 풀어준다.
공주가 회전문(回轉門-보물 164호)을 통해 절에 들어와 보니 스님들이 가사불사(袈裟佛事-法衣)를 손질하고 있어 공주는 공주탕에서 목욕재계를 한 후 스님들 틈에 끼어 앉아 바늘을 들고 몇 바늘 꿰매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뇌성벽력이 치며 사납게 빗줄기가 쏟아졌다.
잠시 있다가 공주가 밥을 구해 공주굴로 돌아와 보니 상사뱀이 죽어 폭포에 둥둥 떠 있었다.
상사뱀의 죽음을 가엽게 여긴 공주는 상사뱀을 고이 묻어주었다고 한다.
당(唐)나라 평양공주(平陽公主)는 구송폭포(九松瀑布) 위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삼층(三層)의 석탑(공주탑)을 세워 부처님의 공덕(功德)을 찬양하고 귀국하였다는 설화(說話)이다.
인근의 폭포 이름은 부근에 노송(老松) 아홉 그루가 있다고 하여 구송폭포(九松瀑布)라는 설과 폭포가 쏟아질 때 아홉 가지 소리가 난다고 하여 구성폭포(九聲瀑布)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나는 30년쯤 전, 40대 때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 기록으로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