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숫자를 조작했다.
그리고 아무도 주주에게 묻지 않았다.
수사 파일 · 주요 증거
용의자 A
노조 위원장 권민준. 임금 협상 3개월. 합의서에 서명했다.
용의자 B
부사장 이상훈. 세전 이익에서 성과급을 먼저 떼기로 동의했다.
피해자
전국 주주 다수.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자산이 침해당했다.
범행 도구
합의서 한 장. 법인세 공제 이전의 영업이익 분배 조항.
수원 — 본사 23층 협상실 — 오후 11시 47분
탁자 위에 놓인 서류는 단 두 장이었다. 하지만 형사 강지호가 그 종이를 처음 보았을 때, 그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것이 사건의 시작이라는 것을.
그날 밤, 노조 위원장 권민준과 부사장 이상훈은 삼 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합의서에 서명했다. 외부에는 '원만한 타결'이라고 발표되었다. 샴페인 터지는 소리도 없었고, 박수도 없었다. 그저 펜이 종이 위를 긁는 소리만이 조용한 협상실을 가득 채웠다.
긴장 지수
LOW
문제는 합의서의 한 줄에 있었다.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먼저 책정한다.' 그 문장이 서울 여의도에 도착한 것은 다음 날 아침 신문 1면을 통해서였다.
법인세법 제조 해석상, 이익은 세금 공제 이후에야 배분 가능하다.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루어진 이익 분배 합의는 법적 효력에 의문이 있다.
→ 피해 규모: 주주 수천 명, 자산 침해 가능성 있음.
여의도 — 주주운동본부 사무실 — 다음 날 오전 9시
강지호는 커피를 식힐 새도 없이 여의도로 향했다. 주주운동본부 대표 김재원은 이미 사무실에 나와 있었다. 창밖으로 한강이 보였지만, 그의 눈은 창 밖을 향하지 않았다.
"우리는 동의한 적이 없소. 그들은 우리 재산을 법 바깥에서 처리했어요."
김재원 · 주주운동본부 대표
강지호는 수첩에 메모했다. 분노는 진짜였다. 하지만 분노가 진실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는 천천히 물었다.
"대표님, 노사가 합의하면 통상 이사회가 추인합니다. 이번엔 그 절차가 없었습니까?"
형사 강지호
"없었소. 그게 바로 문제요."
김재원
긴장 지수
MID
강지호는 사무실을 나오며 뒤를 돌아보았다. 김재원은 이미 전화기를 들고 있었다. 전국 단위 주주 결집. 소송 준비. 이 사건은 회의실 하나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국회의사당 앞 — 오후 2시
강지호가 국회의사당 앞을 지나칠 때, 박민식 후보가 삭발을 하고 있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다. 머리카락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형사는 걸음을 멈췄다. 추리소설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은 가장 단호해 보이는 사람이 아니다. 가장 불분명한 이유로 행동하는 사람이다.
"태블릿 사건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기자
"지금 이 행동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박민식 후보
강지호는 고개를 저었다. 삭발은 증거가 될 수 없다. 결의는 진실의 대체물이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퍼포먼스가 아니라 명확한 언어였다.
연결 고리 발견 —
'노란봉투법': 파업·쟁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법안.
→ 노조 보호 강화 → 주주 및 제3자 피해 구제 약화 가능성.
→ 이 사건의 배경에 입법 공백이 있다.
— 수사는 계속된다 —
법이 특정 집단만을 향할 때, 다른 집단의 권리는 음지로 밀려난다. 강지호는 이 도시가 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생각했다. 범인은 한 사람이 아닐지도 몰랐다.
긴장 지수
HIGH
수원 본사 — 법무실 — 오후 6시 30분
강지호는 마지막 인터뷰 대상을 만났다. 법률 자문 정유진. 그녀는 이 사건에서 유일하게 양측 모두를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형사님, 이 사건에 악인은 없습니다."
정유진 · 법률 자문
강지호는 눈썹을 올렸다.
"노조는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했고, 경영진은 협상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둘 다 자기 논리 안에서는 옳았어요. 하지만 둘 다 절차를 건너뛰었습니다."
정유진
"그렇다면 범인은 절차입니까? 아니면 절차의 부재입니까?"
형사 강지호
정유진은 잠시 침묵했다. 창 너머로 수원의 밤이 내려앉고 있었다.
"범인은 투명성의 결여입니다. 주주도, 직원도, 법도—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이 생략되었을 때, 합의는 갈등의 씨앗이 됩니다. 합의서 한 장이 끝이 아닙니다. 그건 시작일 뿐이에요."
정유진
긴장 지수
PEAK
강지호는 수첩을 닫았다. 이 사건의 범인은 어느 한 사람이 아니었다. 절차를 생략하는 관행, 힘 있는 자의 논리가 법 위에 서는 구조, 그리고 투명성이라는 이름의 원칙이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먼저 희생되는 이 사회의 습관—그것이 진짜 용의자였다.
수사 종결 보고서
사건 해결
사건 번호
2026-LC-0471
기업 이익 분배 절차 위반 의혹
핵심 혐의
세전 이익 성과급 선(先)책정.
주주총회 결의 절차 생략.
관련자
노조·경영진·주주 전원.
피해자이자 공범인 구조.
수사 결론
단독 범인 없음.
제도적 투명성 부재가 근본 원인.
파업도, 삭발도, 소송도—
그 어느 것도 진실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
합리적 대화와 투명한 절차,
그것만이 이 사건을 완전히 종결시킬 수 있는
유일한 증거다.
형사 강지호의 수첩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