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탐라문화제 제주어말하기대회 고등부 탐라상
우리 ᄒᆞᆫ디 ᄀᆞ찌 살아보게마씀
영주고등학교(지도 진은아) 부지현 양성환 문선영 이나경 함경미
# 춘심이삼춘과 춘심이삼춘 남편이 등장한다. 옷매무세를 바로잡으며 춘심이삼춘이 남편의 차림세를 본다.
모자도 쓰라고 건네준다. 춘심이삼춘도 나갈 채비로 모자를 씀. 그 때 지영이어멍과 지영이아방이 등장한다.
지영어멍 : (등장하며) 삼춘. 다 ᄎᆞᆯ렷수과? (깜짝 놀란 듯, 손뼉을 치며) 매께라. 어치냑은 아니 갈 것추룩 ᄒᆞ연게,
막 곱딱허게 ᄎᆞᆯ렷인게마씀.
지영아방 : (춘심남편응 보며) 멋진 모자영 잘 어울렴수다.
춘심삼춘 : (멋적은 듯 모자를 만지며) 고우냐? 요자기 우리 족은놈이 사왓어라.
지영어멍 : ᄒᆞᆫ저 나사게마씀. 이딘 영 더워도양 곶자왈에 가민 시원ᄒᆞᆸ니께.
춘심삼춘 : 맞다게. (남편에게) 그릅서 가게.
# 무대를 한바퀴 돌면 곶자왈이다. 나무며 돌을 보고 감탄한다.
모두 : 와!! 잘도 산도록허다이.
춘심삼춘 : ᄇᆞ름도콸콸 나왐신게. (남편을 보며) 좋주양?
춘심남편 : (웃기만 한다)
춘심삼춘 : (남편을 보며) 저거 보라. 좋앙 빙새기 운는 거.
지영아방 : 잘 바래보난 흑이 ᄒᆞᆫ줌도 엇수다. 경해도 낭덜은 싱싱허게 잘도 컷인게마씀.
춘심삼춘 : 이 웃드르더렌 비가 하영 오는디, 비가 하영 와도 물이 돌코망더레 다 새라부난 물이 엇주.
지영아방 : 경 물이 다 새라불엇인디도 낭덜은 잘도 컷인게마씀.
춘심삼춘 : 영 크잰 ᄒᆞ난 돌에 딱 부떵 죽을 심을 내언 살앗주게.
춘심남편 : 요 낭덜 보민 우리 사는 거허곡 똑 ᄒᆞᆫ가지라. 무사 우리 제주 사름덜도 험ᄒᆞᆫ 땅에 살잰 ᄒᆞ난
벨벨 고생 다 ᄒᆞ멍 살아온 거 아니라.
춘심삼춘 : 맞수다. 어떵 어떵 돌 우티 앚앙 ᄒᆞ건 살아보잰 ᄒᆞ는 게 엿날 우리 두릴 때 ᄌᆞ냥ᄒᆞ멍 살아난 생각
남수다.
지영어멍 : 삼춘말 들엉 보난 아닌게 아니라 낭덜이 ᄆᆞᆫ딱 돌 우티서 제우제우 사는 거 닮수다게.
춘신남편 : 게, 돌 우티 살멍 무시걸 먹을 거라. 양분이 엇인 걸. ᄌᆞ냥냥 ᄒᆞᆯ 수뱃기 엇주게. 구짝헌 낭 ᄒᆞ나 엇고...
우리도 살아온 날이 첨...
춘심삼춘 : (지영어멍, 지영아방에게) 우린이 바당 동네러부난 물 아ᄁᆞ운 줄을 몰라낫인인디, 이 어룬 ᄀᆞᆮ는 거
들어보민 웃드르선 물이 귀ᄒᆞ여노난 물 질래 가잰 ᄒᆞ민 막 먼디ᄁᆞ정 걸엉 가낫잰 ᄒᆞ여라.
지영어멍 : 경 해수과.
(뭔가 생각난 듯) 지영아, 어치낙이 인터넷에서 무시거 막 ᄎᆞᆽ아봠선게 무시거 ᄎᆞᆽ아보안디?
지영 : 예, 곶자왈이 무시건고 허멍 ᄒᆞ끔 ᄎᆞᆽ아보앗수다.
지영어멍 : 게난 곶자왈이 무시거랜 나왓어냐? ᄀᆞᆯ아보라.
춘심삼춘 : 무시것고? ᄀᆞᆯ아보라 들어보저.
지영 : (손으로 사방을 가르키며) 이추룩 돌ᄒᆞ고 낭이 얽어진 게 곶자왈이고,
곶자왈은 제주의 허파나 마찬가지앤 나왓입디다.
춘심남편 : (웃으며) 지영아, 곶허고 자왈은 이 틀린 거 아니가.
지영 : 예? 곶은 뭐고 자왈은 뭐마씀?
춘신남편 : 엿날은 이디가 곶 아니가 곶. 가시덤불이 자왈이고! 이추룩 낭이 꽉 들어차민 곶이 데는 거주.
춘심삼춘 : 경허곡 자왈은 거시낭 들어산 덤불을 자왈이랜 허는 거 아니가. 그디 큰 낭덜이 들어강 꽉 차민
곶자왈이 뒈는 거주게.
지영어멍 : 삼춘 ᄀᆞᆮ는 거 듣당 보난양, 엿날에 우리 아바지가 숫 굽냉 허멍 곶디 감잰 ᄒᆞ여난 거 생각 남수다.
춘심남편 : (고갤개를 끄덕이며) 엿날엔게 이디 왕 숫막덜 짓엉 숫덜 하영 구웟주게.
지영 : 아~ 경헌 거구나양.
지영아방 : (춘심남편에게) 삼춘, 엿날은 영헌 곶자왈을 경 안 알아줫댄 허멍양?
춘심남편 : 엿날은 영헌 딘 돈도 안 주엇어. 무신 농실 지어질 거거라 집을 짓아질 거라게.
돈을 주어도 안 앗아낫어.
지영아방 : 경해도 요샌양 육지 사름덜이 이런 딜 좋아ᄒᆞ영 다덜 이런 디 왕 집 짓엉 살잰만 ᄒᆞ염댄마씀.
땅 깝도 하영 올라불고마씀. 엿날광 달라마씀.
춘심삼춘 : 개메. 시상이 영 ᄄᆞ나질 줄 알앗이민 땅이라도 ᄒᆞ끔 상 놔 둘걸.
춘심남편 : 씰데기엇인 소리.
춘심삼춘 : 그냥 ᄀᆞᆯ아보는 소리주게~ (나무 뿌리를 가리키며) 더 잘 ᄉᆞᆯ피멍 ᄇᆞ래보라.
지영 : 무시거 ᄄᆞ시 잇수과?
춘심삼춘 : 낭 뿔릴 보민 ᄆᆞᆫ딱덜 손 심은 거 닮지 안허냐? ᄒᆞᆫ디덜 살잰 뿔리가 다덜 이레저레 돌코망으로
돌우티로 벋으멍 ᄇᆞᆯ끈 손 심은 거 닮지 안허냐?
지영아방 : 들언보난 맞수다양. 느영나영 ᄒᆞ건 ᄀᆞ찌 살아보게 ᄒᆞ염신게마씀.
지영 : 와~ 진짜로 경 ᄒᆞᆫ 거 닮수다양.
춘심삼춘 : 겨경해사 ᄇᆞ름이 불어도 끄덕 안허는 거주게.
지영 : 낭덜이 ᄆᆞᆫ딱 수눌멍 사는 거 닮은게마씀. ᄀᆞ찌 도우멍 살아보게 ᄒᆞ멍.
춘심남편 : 아이고, 우리 지영이가 ᄋᆢ망지게 말도 잘 ᄀᆞᆯ암신게.
지영어멍 : 삼춘, 우린 삼춘네 구경시겨 안네잰 모셩 왓인디양, 우리가 사삼춘네신디 하영 배와지는 거
닮수다게.
지영아방 : 예. 곶자왈에 왕 보난 ᄌᆞ냥이영 수눔이영 우리 제주 정신이 다 잇인게마씀.
춘심남편 : 게게난 다 늙은 할망 하르방신디도 배울 것이 싯구나이?
지영아방 : 그것사 무신 말이우꽈게.
춘심남편 : 게나제나 밥 먹을 시간 뒈지 안ᄒᆞ엿엿인가?
지영아방 : 예, 이제 나가멍 밥 먹으레 가민 두뒈쿠다. 오널은양 나가 맛 존 거 사 안내쿠다.
춘심삼춘 : (손사래를 치며) 엇다게. 산도록 ᄒᆞᆫ디 왕 잘 놀앗이난 밥이랑 집이 강덜 먹게. 경허곡 우리집 아방은
뱃기디서 밥을 먹엉 가도 집이 가민 또시 밥을 ᄎᆞᆯ리랭 ᄒᆞᆫ다게. 게난 두말ᄒᆞ지 말앙 나 말 들으라.
우리 집더레 글라. 나가 자리 구워주마. 맞다. 요자기 쑨 우미도 싯고게.
지영아방 : 경허카마씀. 삼춘 멜젖도 이수과? 말 ᄀᆞᆯ아가난 쿠싱헌 멜젖 생각 남수다.
춘심삼춘 : 싯주기. 여름 낭 콩입 쌍 먹잰 올봄이 ᄃᆞᆷ앗인디이 막 먹기 좋앗저.
모살도 해영케 일언언 먹을만 ᄒᆞ여라.
춘심남편 : 멜젖이 잘 익은 거 닮아라. 코입에 ᄒᆞᆫ번 쌍 먹어보라. 막 맛 좋나. 막걸린 잇어?
지영아방 : 삼춘, 막걸린 나가 상 가쿠다.
춘심남편 : 지영이 아방 어멍아 오널 막 고맙고. 오널 곶디 왕 ᄇᆞ려보난 엿날 생각도 하영 나고 막 좋은게.
지영어멍 : 우리가 삼춘신디 고맙주마씀.
춘심삼춘 : 아따, 무사 모르느니. 다 알주.
요새 젊은 사름덜 지네만덜 홀홀 댕기잰 허주 늙은이영 ᄀᆞ찌 댕기잰 아니ᄒᆞᆫ다.
지영 : 아니우다. 하르바지 할마니, 오래오래 살아그네 우리영 구경도 하영 댕기게마씀.
춘심삼춘 : 기여 기여.
모두 : (관객을 향해) 우리 서로 이지허곡 수눌멍 ᄀᆞ찌덜 살아보게마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