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로그램 인간극장을 자주 본다. 타인의 인생역정을 보면서 교훈을 얻고
내 삶의 방향설정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99세의 노옹이 철원 민통선내 5천평
이나 되는 넓은 땅을 일구면서 땀흘리며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100세를
살아보니" 라는 제목의 프로그램. 화려했던 순간과 산전수전의 긴 여정 중에
60대 인생이 가장 좋았다는 라는 말이 나의 마음에 와 닿는다.
지금의 내 나이 60. 돌이켜 보면 학창시절 성적, 입시, 3년의 군대생활, 20년 객지
떠돌이 사회생활, 그리고 녹록치 않은 이민생활 중 잠시의 햇살 외에는 현실의
불만과 미래의 불안으로 늘상 흐린날이있는데, 60이 되고 부터 왠지 맑은 날 같은
기분과 이런 날들이 지속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나이에도 눈 뜨면 할 일이 있다는 사실. 그 할 일이 주변에 도움이 되고
나의 생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 5-10년 생업이 끝나면 캐나다 정부가 기본
생활비, 의약 서비스를 죽을 때까지 책임 질 것이라는 사실. 절제된 생활습관으로
얻어진 건강과 파워가 잔디밭에서 발휘되고 있다는 사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확신이 나에게 정신적,육체적 안정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리라.
최근 감방에 가신 그녀와 주변인물, 감방 멀지 않은 곳에서 넘쳐 흘러도 목말라
하는 그 사람들의 샹들리에 같은 찬란한 인생만큼은 아니지만, 형광등 같은
은은한 밝기의 60대 인생은 될 것 같다. 가끔은 깜박거리다가 마눌님에게 혼나는
일도 잦아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