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과 위암
육체의 체액이 0.9%의 소금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소금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성분이다. 그럼에도, 소금은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소리 없는 살인자 로 불릴 정도로까지 치명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알래스카의 에스키모인들은 오래전부터 순록이나 생선을 조리하지 않은 채 날로 먹기 때문에 소금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들이 섭취하는 염분은 대부분 재료 자체에 포함된 소금뿐으로서 일일 섭취량이 4g에 불과하였다. 한국인의 평균 소금 섭취량인 15~20g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이러한 차이는 곧바로 에스키모인들의 동맥 경화와 같은 성인병의 발병률이 한국인들보다 현저하게 낮은 결과를 가져왔다. 의학자들은 에스키모인들의 특별한 저염식 식사와 건강과의 관계를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의 식약청에서는 프랑스인의 최대 사망 원인은 심장병과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인데 이를 극복하려면 소금의 섭취량을 적극적으로 줄여야 한다. 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2년 내에 프랑스인의 하루 소금섭취량을 현재 10g에서 8g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미국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하루 평균 소금 섭취 권장량을 하루 6g에서 3.8g으로 대폭 하향 조정해서 발표하였는데, 이것은 티스푼의 2/3에 해당하는 정도의 적은 양으로서 한국인이 하루 평균 섭취하는 소금량의 1/4에 해당하는 양이다.
일본의 국립암센터는 소금 섭취량과 위암 발병률의 관계를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젓갈류가 위암에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된장국은 염분 농도가 1~2%이지만 염장 어류나 젓갈은 10%나 된다. 이 조사 결과에서 밝혀진 사실은 고혈압은 섭취한 소금의 총량이 중요하지만, 위암은 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물처럼 묽은 농도라도 많이 마셔 섭취 총량이 증가하면 혈압은 올라간다. 그러나 위암은 총량보다 농도에 좌우되기 때문에 소량이라도 젓갈이 위장에 해로운 것이다.
소금은 왜 위암을 일으키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실험을 하였다. 쥐들에게 각각 일반식과 10% 농도의 고염식을 하게 한 후 발암 물질을 주입해서 발암 물질의 활성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고염식을 한 쥐들에게서 발암 물질의 활성도가 훨씬 높게 나왔다. 같은 물질의 발암 물질이 체내에 들어와도 소금을 많이 섭취했을 때 더 해로워진다는 뜻이다.
헬리코박터 세균은 위장에 사는 세균으로서 위 점액을 뚫고 위에 상처를 내어 궤양이나 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헬리코박터 세균에 감염된 위장에 소금이 추가될 때 위암의 발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대부분 현대인은 짠맛이 강하게 느껴져야 만족한다. 그러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면 소금의 섭취량을 낮추어야 한다.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