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자(牧者)와 목녀(牧女)
신약교회로의 회복을 꿈꾸는 가정교회 시스템에서 주축이 되는 일꾼들은 단연 목자와 목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어감이 생소하지만 목자와 목녀는 기존의 구역장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역조직으로 보자면, 남성 구역장은 목자가 되고 여성 구역장은 목녀가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굳이 어감이 이상한 목자와 목녀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분들의 역할이 구역장의 역할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구역장은 목회자의 지시를 따라 교인들을 관리하는 직책이라면, 목자와 목녀는 그 자체로 한 사람의 목회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양떼로 비유하고, 예수님을 그 양떼를 기르시는 목자(牧者)로 비유합니다. 그리고 양들의 목자이신 예수님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그 양떼를 돌보는 사람을 목회자, 즉 목사(牧師)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목자와 목녀는 평신도이지만 목사의 역할, 즉 양떼를 돌보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굳이 목자와 목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평신도이지만 목회자처럼 주님의 양떼를 돌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가정교회는 철저하게 신약성경의 교회, 즉 초대교회의 정신을 따르는데, 목자와 목녀라는 직책은 신약성경 에베소서 4.11-12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분이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예언자로, 또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습니다.(11) 그것은 성도들을 준비시켜서, 봉사의 일을 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게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12)”
11절에서 말씀하시는 사도, 예언자, 목사, 교사는 모두 특별한 은사를 받거나 교육을 통하여 세워진 전문 사역자들을 뜻합니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목사, 선교사, 신학자 혹은 영적 지도자들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역할은 한가지입니다. 그것은 바로 “성도들을 준비시키는” 일입니다. 성도들을 교육하고, 동기를 불어넣고, 영적 지도를 하는 것인데, 그 목적은 “성도들로 하여금 봉사하고, 서로를 세워가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즉 목사와 같은 전문사역자들의 역할은 성도들이 서로를 위해 봉사하고, 서로를 돌보는 역할을 하도록 세워주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비로소 신약성경의 교회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곳곳에 작은 가정교회들이 있고, 그 가정교회마다 양떼를 돌보는 일꾼들이 있고, 그 일꾼들을 세워주는 역할을 하는 전문사역자들(사도,예언자,목사,교사)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 원리를 따라 신약성경의 교회를 재현하자는 것이 가정교회 운동입니다. 가정마다 모이던 작은 교회들을 목장이라고 부르고, 목장에서 성도들을 위해 섬기고 돕는 일꾼들을 목자와 목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목자와 목녀는 한 사람의 작은 목회자가 되는 것입니다.
목자와 목녀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사도나 예언자나 목사나 가르치는 교사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그건 목사인 제가 하면 됩니다. 목자와 목녀는 섬기려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나도 부족하지만 돕겠다는 마음, 기도해주려는 마음, 그렇게 남을 도와줌으로써 나도 성장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마치 초등학교 2학년이 1학년 동생에게 더듬거리며 글을 읽어주듯이 말입니다. 이 예쁜 마음이 우리 교우들의 가슴마다 강물처럼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