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 인테리어 공사로 하루 정도 외박해야 할 일이 있었다. 타지역을 여행할 때면 당연하게 찾아보고 예약하곤 했던 숙소를 서울에서 찾아보려니 낯선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모처럼 호캉스의 여유를 즐길 시간은 없었다. 먼지가 폴폴 날리고 물건들이 잔뜩 쌓여있는 집을 잠시 뒤로하고 하룻밤 몸을 누일 수 있는 장소면 충분했다.
숙박 앱에서 검색해 보다가 영등포동에 있는 ‘하이서울 유스호스텔’이란 곳에 싱글베드 4개가 있는 방 사진을 보고선 여기다 싶어서 바로 결정했다. 교통편도 좋고, 늦은 시간에 체크인해서 4인 가족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쾌적한 환경,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춘 곳은 이만한 곳이 없었다. 양화 한강공원과도 가까워서 이른 아침 바람 쐬기에도 좋아 보였다. 해외여행 중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을 종종 이용하곤 했는데 특히 영국에서 경험한 유스호스텔에 대한 좋은 기억 덕분인지 서울의 유스호스텔에 대한 궁금한 마음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유스호스텔은 ‘한국유스호스텔연맹’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전국적으로 약 22개 정도가 나온다. [서울(4곳), 인천/경기(4곳), 부산(1곳), 대구(1곳), 충청(5곳), 전라(5곳), 강원(1곳), 경상(1곳)] 이중 서울지역에 있는 유스호스텔은 ①서울 국제 유스호스텔, ②하이서울 유스호스텔, ③서울올림픽파크텔 유스호스텔, ④국제청소년센터 유스호스텔 4곳이 소개되어 있는데 여기서 서울특별시에서 설립하고 각각 한국청소년연맹과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하이서울 유스호스텔’과 ‘서울 (국제) 유스호스텔’이다. 이 두 곳은 다른 유스호스텔보다 편안한 환경과 부담 없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필자가 숙박한 ‘하이서울 유스호스텔’은 평일에 방문했음에도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2011년 3월 2일에 오픈한 '하이서울 유스호스텔'은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건물로 개인, 가족, 기업, 단체를 위한 1, 2, 3, 4인실로 구성된 '스탠다드룸', 가족 및 소그룹 여행객들을 위한 '패밀리룸(4, 6인실)', 2층 침대 객실과 한국 전통식 온돌 객실로 구성된 공동 객실 '유스룸(6, 10인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다양한 객실 덕분에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 홈페이지에 객실 정보 및 가격이 상세히 나와 있으며, 각자가 즐겨 이용하는 숙박 앱 등을 통해 조금 더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입실(체크인)은 오후 2시,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시작되며, 퇴실 시간(체크아웃)은 오전 10시 이전이다. 10시 이후부터는 1시간마다 11,000원(부가세 포함)이 부과된다. 미성년자 예약은 보호자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체크인 시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다운받아 작성한 부모님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청소년 이용시설인 만큼 유해 요소로 간주 되는 행위(흡연, 주류 반입 등)를 할 경우, 퇴실 조치 되니 주의하자.
하이서울 유스호스텔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영신로 200 하이서울유스호스텔 (영등포동7가 57)
- 지하철 이용 :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 4번 출구에서 도보 8분
- 승용차 이용 : 건물 뒤편에 주차장이 있으며, 투숙객 무료 이용 [ ※ 주차 가능 대수 : 41대(지상 20대, 지하 21대) ]
○ 홈페이지 : http://www.hiseouly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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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4인 가족이 머물 수 있는 스탠다드 쿼드룸에서 숙박했는데 싱글베드 4개는 정말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객실에는 TV, 미니 냉장고, 전기 커피포트, 물컵 세트, 신발장(슬리퍼), 옷장(옷걸이), 충분한 수건 등을 갖추었고, 욕조가 있는 화장실에는 샴푸와 물비누, 헤어드라이어가 있다. (단, 린스/트리트먼트, 클렌징폼, 치약/칫솔 등 각자 사용하는 세면도구는 챙겨올 것)
또한, 세미나 시설, 레스토랑 & 카페, 세탁실, 주방, PC룸 등 웬만한 편의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어 여행자나 비즈니스 출장 시 이용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시간이 없어 시설을 둘러보거나 이용할 여건이 안 되었지만, 다음에 한 번 더 숙박하거나 서울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주변에 식당도 많아 식도락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단, 아침에는 음식점 대부분 10시 이후에 오픈하기 때문에 체크아웃하기 전에 갈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때문에 유스호스텔 건물 1층에 있는 파리바게뜨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3층 요리실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도 이른 아침에 밖에서 식사하고 싶다면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롯데마트 앞, 버거킹(24시간 운영)이나 김가네김밥(9시 오픈) 정도는 찾아볼 수 있겠다.
침대가 편안했는지, 몸이 고단해선지 간밤에 푹 자고 일어났다. 암막 커튼을 걷어내니 햇살이 눈부셨다. 바쁘게 오가는 차량에 한가로운 풍경의 여행지와는 사뭇 다른 도심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최근 2년간 멀리 나가본 지 오래돼서 여기가 낯선 여행지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시 공사가 끝난 집으로 돌아가 물건들을 정리하고 밀린 일들을 처리해야만 했다. 사흘간 먼지로 뒤덮인 곳에서 지내다 보니 맑은 공기가 간절했고, 봄기운 물씬한 곳에서 산책도 즐기고 싶었다.
인근에 있는 양화한강공원을 찾아 잠시 걷기로 했다.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30분가량 걸어가면 노들길나들목을 통해 한강으로 진입할 수 있다.
아침 한강공원 산책은 나에게 소소한 행복이다. 대부분 반포한강공원이나 여의도 한강공원을 왕래하곤 했지만, 이날은 익숙한 장소에서 벗어나 색다르고 즐거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한강을 앞에 두고 오른편에는 국회의사당과 Parc1(파크원) 타워 등 여의도 일대가 보이며, 왼편에는 양화대교와 선유도공원 등을 볼 수 있다.
양화대교 남단 하부 교각에는 배우들의 모습과 인용글이 적혀 있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양화 한강공원이 나온다. 서울 곳곳에 있는 한강공원마다 다채로운 풍경을 지녔지만, 양화 한강공원은 손에 꼽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강가를 따라 목가적인 풍경 속을 걸을 때마다 행복감이 샘솟는다.
저 앞에는 아치형의 선유교와 주황색 성산대교가 보인다.
선유교는 양화 한강공원과 선유도공원을 이어주는 다리로, 아치의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서울 풍경이 근사하다.
간만에 선유도공원까지 둘러보기로 하고 선유교 위로 올라갔다.
선유교의 가장 높이 솟아있는 부분에서 바라본 서울전경이다. 햇빛에 반짝이는 강물과 여의도 일대의 스카이라인, 봄기운 물씬한 선유도 공원과 양화 한강공원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저 앞에 보이는 곳은 선유교 전망대이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한강과 선유도공원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