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신자유주의는 ‘진정한 자유’를 위해 국가의 일부 개입을 허용한다. 하지만 나는 이게 과연 진정한 자유를 위한 개입인지 고민이 많이 들었다. 경제적 자유는 상당히 고귀하고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으로 여겨져왔다. 아마 신자유주의가 이야기하는 진정한 자유에는 아무래도 경제적 자유가 가장 우선시 될 것이다. 그 말인 즉슨 신자유주의가 비호하는 것은 자본주의이기도 하다.
나는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함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자본이라는 새로운 왕이 민주주의를 훼손한다. ‘진정한 자유’를 향한 개입은 상당히 권력의 편이다. 내 경험을 예로 들어보자 나는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의 투쟁에 많이 연대한다. 그런데 얼마 전 중구청이 세종호텔지부의 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했다. 하지만 중구청은 일전에 노사문제에 우리는 개입할 수 없다는 ‘중립’의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중구청의 개입은 ‘진정한 자유’를 위한 개입이었을 것이다. 이제 보자 누구의 편인가? 전장연의 투쟁을 보자, 유천초의 투쟁을 보자, 쿠팡, 대우조선, 화물연대, 판매연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모든 자본을 향한 투쟁에서 공권력의 ‘진정한 자유’를 위한 개입은 대게 권력의 무제한적 자유만을 ‘진정한 자유’로 여긴다.
자본은 대의 민주주의를 오염시킨다. 얼마전 호반건설은 서울신문을 인수했다. 하지만 과도한 편집권 개입에 중견기사 10여명이 저항을 표하며 이직했다. 자본은 언론과 미디어를 장악한다. 문화를 친자본적으로 바꿔간다. 신문에 광고를 붙이고 자본을 비판하는 매체를 죽여버린다. 선거도 투쟁도 결국 돈이 있는 쪽이 이긴다. 많은 선거비용을 투입할 수 있는 거대양당은 쉽게 당선된다. 반면 돈이 없는 정의당은 수십억대의 빚을 가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이런 자본의 ‘진정한 자유’를 비호한다. 자본이라는 ‘왕’이 등장했는데 민주적으로 의견이 수렴되리라 여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