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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맛집 스크랩 [다시쓰는 제주맛집] 자연몸국
민욱아빠 추천 0 조회 253 13.08.10 11:3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올해 제주의 더위는 유난하네요.  게다가 가뭄까지 겹쳐 고통은 배가 됩니다.  예년 강수량의 10%도 못미쳐 중산간은 제한급수까지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고통스런 무더위 속에서 먹거리만을 꼽아 이야기하자면 시원한 냉면이나 냉우동을 소개해야겠지만, 맛있다는 냉면집소식은 안들리고 냉우동은 귀차니즘과 여름철 손님맞이로 분주했다는 핑계로 들려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 컨셉은 무더위만큼이나 뜨거운, 이열치열로 결정했습니다. 뭐..  귀차니즘을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운 흐름이긴 하지만, 모른척 살짝 컨셉을 강조해봅니다.  그래서 찾아간 몸국과 뼈국이 맛있다는 이 집을 찾아보았습니다.  퇴근 후 땡볕아래를 10여분 걷다보면 나오는 가까운 거리에 이런 집이 숨어있었습니다.

  동문시장 수산물 골목에서 중앙로로 빠져나가는 골목에 조용히 자리한 집입니다.

 

  자리에 앉아 몸국과 접짝뼈국을 주문했습니다.  날이 더워 정신이 없었는지 메뉴판도 안찍고 먹었네요. 몸국 6천원, 뼈국 6천원에 계절메뉴로 한치물회 자리물회가 있더군요.  다른 메뉴들도 출입문에 적힌 대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반찬이 나옵니다.  직접 만들어낸 듯한 정갈함과 이 집만의 맛이 살아있습니다.

  매운고추를 넣어 볶은 멸치볶음도 무척 맛있지만 건새우를 넣어 볶은 묵은김치볶음반찬이 무척 맛있더군요.  이거 하나로도 소주 한 병은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거기에 뼈국앞에 갈치속젓과 쌈채소는 반드시 내와야 할 반찬들입니다. 

  뼈국과 몸국도 기대되는 음식이지만 함께 나오는 밥을 갈치속젓과 함께 상추에 싸먹는 맛은 정말 빼놓을 수 없는 묘미이죠.  그러다보면 소주 한 잔 옆에 놓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됩니다.  아내와 함께 한 간만의 외식에 하얀 한라산을 옆에 놓지 않을 수가 없었죠.  날이 더우니 노지보다는 시원한 걸로 말입니다.

  뼈국이 나왔습니다.  살이 많이 붙은 등뼈가 들어가고 무가 많이 들어간 하얀 국물은 무척 시원하고 담백합니다.  화성식당과 비교하자면 조금 가벼우면서 더 시원하고 메밀풀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 진득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청양고추의 매콤함은 시원한 국물과 좀 더 어울립니다.  그래서 필요하면 더 넣으라고 청양고추를 옆에 좀 더 내어주십니다.

  몸국도 묵직함보다는 담백하고 든든한 느낌입니다.  깔끔하기까지 해서 돼지냄새가 나는 것을 싫어하는 아내도 무척 잘 먹었습니다.  양도 넉넉해서 한그릇 비우다보면 부른 배에 옆에 남은 소주가 조금 아까워지는 느낌이랄까?  진득하게 앉아 소주 홀짝이며 좀 더 먹고 싶은데 속절없이 불러버린 배가 아쉬움만 남깁니다.   

  든든하게 부른 배와 아쉬움을 가지고 나옵니다.  골목을 따라 중앙로 쪽으로 몇걸음 가다보면 소금창고라고 오랜 시절을 제주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추억어린 술집이 나옵니다.  들어가보면 막막한 어둠속에서 낙서 한가득 들어찬 탁자에 앉아 추억돋는 술과 안주들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조촐한 회식이라면 자연몸국에서 1차하고 2차로 가기 딱인 집이죠.  두 곳을 다녀온 후로는 시간을 거슬러 제주의 옛날을 둘러본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릴적 살던 동네를 둘러보는 그런 비슷한 느낌 말입니다.  제가 사는 곳과도 가까우니 종종 들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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