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2일 화요일 저녁 7시 이재익 샘 댁에서
참석자 : 김헌택(경덕중), 이재익(금성중), 김수경(금성고), 이승아(금성고)
<오늘의 교육 8번째 : 5-6월호>
안동, 의성 등 경북지역에서도 모임을 하고 싶었던 제 바람이 드디어 <결실>로 나타납니다. 같은 학교(중고병설) 샘들, 그리고 왠지 오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김헌택샘까지 넷이서 조촐하게 모임을 가졌습니다.
처음이라 조금 어수선한 점들이 많았네요. 저녁해결문제도(결국은 놀부보쌈을 시켜먹고), 저희 애기도 봐줄 분이 없어 데리고 와서 이재익 샘네 둘째 민석이랑 놀게 하려고 했는데, 영 엄마 손을 붙잡고 나가자고 떼를 써서 진정한 독서모임은 8시 반 즈음, 아기가 잠이 들어서야 제대로 이루어졌네요.^^*
어찌되었든 처음 모임을 갖게 되는 것. 시작. 책을 주문해 나누어 드리고 (특집기사를 중심으로 읽기로 하고) 날짜를 잡고... 참 설레이는 기다림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책이 어떠신지 나누는 걸로 시작했습니다. : 조금 무겁지만 고민할 꺼리를 안겨준다.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심리학과 관련하여 학생들을 “진단”하게 되고 낙인찍게 되는 <은밀한 폭력(한낱)>글에 모두들 공감을 했습니다. 일선 관리자들이 <전교조 교사 진단서>등을 가지고 있다는 말에 웃었지요. (계량한복을 좋아한다, 학급이 시끄러운 편이다, 등등이 있다는군요^^;)
대두되는 문제인 학교폭력과 관련해서는 ‘어른’이 보여준 삶에 대한 반성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아이들 탓할 것은 하나도 없다. 작게 작게 어른들을 흉내낼 뿐이다. 거울에 비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등의 이야기와 이 사회에 대한 푸념과 불평들이 나오자 “학교는 무엇하는 곳인가?”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도 오고갔지요. “고민하며 살아가는 게 얼마나 지금 어렵고 힘든 일인지. 차라리 무뇌인으로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이 편해 보인다, 현대 자본주의는 오직 2가지 선택만을 요구하지 않는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굴레에서 뛰어내리던가 아니면 그냥 함몰되어 살든가. 아이들도 ‘아야’하며 비명을 지르는 것이 여러 증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아픔이 폭력으로 나타나든가 무기력으로 나타나든가 하지 않는가”
이야기 끝에 많은 부분에서 “무력감과 허무를 느끼지만 그래도 이런 책이 나온다는 것, 이런 모임이 결성된다는 것(안동에선 아직 <녹색평론>모임도 없다), 대단하지 않는가”하시며 김헌택 샘께서 “김진경씨(고양이 학교)처럼 조상의 치부(친일)를 참회할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하지 않은가, 어른들이 스스로를 참회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독일 원전도 소수의 사람들이 꾸준히 반대하기 시작한 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진 것처럼, 우리도 반대하는 사람들을 포기하거나, 그들은 우리랑 다르다고 나누거나 하는 것이 아닌 설득하고 끈을 놓지 않고 여러 삶이 있음을, 여러 대안이 있음을 보여주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나, 가정에서의 관계, 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가 어른으로서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안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안 해 보는 것(예를 들면 잔소리, 체벌 등등)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임을 이야기 끝에 다시 느끼는 자리였습니다. 지난 번 대구 포럼이나, 엄기호씨의 책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이냐>등에서 나오는 두더지처럼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가는 것. 그것이 눈에 보이는 성과가 적더라도 꾸준히 지금 매일 해나가야 할 일임을 다시 맘에 새깁니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고민하고 흔들리면서 꾸준히 함께 나아가는 일. 교사 집단(특히나 경북지역)이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것에만 자기 논리에 빠져 있거나, 시키는 것들, 자신의 옳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너무 열심히 잘 해 온 것이 문제는 아닌지. 조금 느슨해도 되지 않나. “내(교사)가 좋다고 하는 것(정말 좋은 것)을 강요해도 되는가?”의 고민거리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여러 다름을 수용하는 것. 선택을 맡기는 것(동료교사든, 학생이든)-좋은 것을 보여주고, 내가 즐기되, 선택을 그들에게 맡기는- 스스로 깨고 나오지 않는 사람을 결코 남이 도와줄 수는 없다며 오랜만에 줄탁동시啐啄同時 라는 고사성어를 다시 들어보네요. 아이들 30명의 내부에서 동시에 타다닥 깨어지는 것을 우리 교사는 바라지만 그 타이밍도 다 다르고, 설핏 잘못 깨서 병아리가 아니고 후라이만 되는 꼴이 있지 않나 웃음꽃도 피었지요.
특집기사 이외에도 박민영샘의 글에 모두들 공감하고 재미나게 잘 읽었다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기간제 샘들과의 관계, 돈의 논리 안에서 학교 안 관계. 정규직(이른바 가진 자)이 먼저 손 내밀어 주어야 하지 않는가 등의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키팅샘처럼 편지와 거의 전교사의 찬성으로 직접적인 돈을 드린 경험은 없으나 성과급이 나오는 날 술 사준다거나 함께 식사하고 마음을 나누는 노력을 들인 분들이 있었습니다.
탈핵이야기로 들어가 여러 가지 강연과 활동을 다녀오신 김헌택 샘이야기에 빨려들어 갔구요. 일선 시민들도 언론만 보고 들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괜찮겠지”라고 안심하게 하는 것, 관련 학과 대학생, 대학원생, 교수진들은 일자리창출과 우리나라의 특수성에 기인하며 핵발전, 원전을 옹호하는 모습에서 제대로 알고 제대로 알려야 함을 느끼고, 여러 탈핵단체, 녹색당, 등등의 모습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아야 함을 다시 다짐했구요.
참 좋은 이야기들로 시간이 휘리릭 흐르고... 모임의 주기, 회비, 등등을 마무리로 이야기 했습니다. 모두 교사이니 <오늘의 교육>을 근간으로 하되 다른 좋은 책을 곁들어 읽는 것도 좋겠다. <오늘의 교육> 특집 기사에서 하나씩을 발제하여 꼼꼼히 읽고 와서 설명해 주는 것도 좋겠다 식의 여러 아이디어가 있었구요. <책>을 매개체로 결국 <사람>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고 기쁜 독서모임이었습니다. 다음 모임은 7월 11일 수요일 저녁 7시 저희집에서구요. 그때까지 <오늘의 교육 7.8월호>가 도착하지 않을 듯 하여*^^* 다른 책들 이야기를 하다가
굿워크
신과 나눈 이야기 1
네 멋대로 써라
프리덤 라이터즈 다이어리
빌뱅이 언덕
요 다섯권의 책이 물망에 올랐고, 우선은 다음 모임때 다섯권의 책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낭독을 하기도 하고, 훝어보기도 하자고 결론 내렸답니다.*^^*
오랜만에 에너지를 얻는 참 기쁜 시간이었답니다. 다음 모임이 기다려지는...^^
첫댓글 와! 재미졌네요. 얼라와 고군분투하며 일군 모임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다음 모임 또 기대할게요.^^
ㅋ 넵. 얼라의 삶도 삶이고, 저의 삶도 삶이고... 함께 고군분투하며 홧팅~!
오 안동에도 드디어 읽기 모임이!ㅠㅠ "그때까지 <오늘의 교육 7.8월호>가 도착하지 않을 듯 하여*^^*" 이 대목에서 심한 찔림을...ㅠㅠㅋㅋㅋㅋㅋ
ㅋㅋ늘 설레는 맘으로 그저 기다리고 있어요^^* 넘 부담갖지 마셔요. 다른 책들도 곁들여 보면서 기쁘게 기다리면 되니깐^^*
와!(감동) 휴!(한숨)...허!(낙담) 그려!(자포자기 후 심기일전하여) 안동은 안동이고 순천은 순천이지! 그래도 쩔리는 건 어쩔수가 없네요. 무서운 4인방 첫 모임 감축드리옵니다!
감사드려요^^* 연령대가 다양하니 참 좋은 이야기 깊게 나눌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답니다. 여기 저기 곳곳에서 같은 책을 가지고 여러 다른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요^^; 새삼 <교육 공동체 벗>에 더욱 감사를~!!!
정말 기쁜 소식이네요
감사합니당^^*
샘, 짝짝짝. ^^ 함 놀러가고 싶어요~
네, 꼬옥 함 초대할께요~!
쌤, 정말 기쁜 소식이네요. 후기만 읽어도, 다음 모임 기다려진다는 맘밭 샘 말이 완전 공감되네요.^^ 축하의 응원 박수 보냅니다. 짝짝짝!! ^^
ㅋ감사해요~ 오프라인 모임으로 만남이 확대되고 또 작은 만남들이 또 함 뭉쳐진다면 참 멋질 것 같아요. 그죠?
이승아샘, 형곡고 서금자 입니다. 애기키우느라 힘드실텐데.... 안동모임 결성하신거 보고 놀라고 감탄했습니다. 통근하시기 괜찮으신가요? 행복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우왕^^* 서금자샘, 반가워요. 벗에서 만나니! 통근은 카풀하고 해서 괜찮구요. 가음보다도 가깝잖아요^^; 형곡서도 독서모임 꾸준히 잘 되고 있죠? 여기 저기 독서모임이 있어 참 훈훈합니다~
늦게나마 이승아 선생님, 이재익 선생님이 계시는 안동소식을 들었습니다. 축하드리며, 또한 감사합니다. 지역모임네트웤도 만들만 하군요. 좋은 영감이 자유롭게 넘실거리는 안동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