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양운초 부근에서 열수송배관(온수관) 보수공사 중 우수관에서 악취를 동반한 뜨거운 오수와 흙탕물이 대천으로 흘러들었다.
대천산책로 온천수 흐르다
춘천4호교 아래 우수관로, 생활하수가 ‘콸콸콸’
대천(춘천)4교 아래 우수관로 문제는 신시가지 조성 당시부터 있었다. 다만 대천(춘천)4교 아래로 산책로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주민들이 몰랐을 뿐이다. 지난 11일 봄비가 제법 많이 내린 다음날, 대천(춘천)4교 아래 두 곳의 우수관 합류지점에서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한 곳은 빗물이 산책로 바닥에 고여 악취까지 풍기고 있다. 시궁창 물이 나오는 이유는 비가 많이 내리면 하수관이 넘쳐 우수관으로 흘러들기 때문이라고 구청 하천관리팀이 밝힌 바 있는데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껏 처방이라고 하는 게 주민들이 오수를 피해 건널 수 있도록 블록 두 개를 징검다리 마냥 놓아둔 것이 전부다.
그런데 최근에는 하천관리팀 주장과 달리 비가 오는 날만이 아닌 맑은 날에도 시궁창 물이 흘러들고 있어 그 원인을 근본적으로 다시 파헤쳐 봐야 한다.
특히 지난 17일 아침 7시경 문제의 우수관에서 뜨거운 오수가 악취와 함께 콸콸 쏟아져 나왔다. 그러다 오후 1시경부터는 흙탕물로 변해 산책로를 가로질러 대천으로 흘러들었다.
이 같은 사실을 주민으로부터 제보받은 <해운대라이프> 신병륜 편집위원이 해운대구청에 확인한 결과 열수송배관 보수작업으로 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야말로 우수관을 통해 흙탕물을 동반한 온천(?)수가 쏟아진 꼴이었다. 마침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결같이 우수관에서 자꾸 흘러나오는 빗물과 오수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우수관로 주변에서 악취가 진동하는 가운데 바닥을 보니 슬러지(하수 침전물)가 가득해 마치 실지렁이처럼 흔들거리는 것이 징그럽기 그지없었다.
반대편 우수관 아래 산책로도 비가 내리는 날이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수관에서 흘러 바닥에 고인 물이 비교적 맑아 보이지만 배수가 되지 못해 지나다니기가 불편하다. 고인 물을 피해 어렵게 피해 건너야 하는데 실제 건너보면 지나기가 만만찮다.
이 같은 현상은 오래전부터 비만 내리면 반복되는 현상인데 기사화한 것도 몇 번이나 되는지 셀 수 없을 지경이다.
신시가지에서 공사만 하면 되풀이되는 대천의 흙탕물 - 지난 18일 대천교 아래
•해운대 하천관리팀 역량 강화를
현재 해운대구에서는 하천관리팀이 가동되고 있지만 분명 한계가 있어 보인다. 아무리 관리를 잘하려 해도 다른 부서의 협력 없이는 우수관으로 흘러드는 더러운 물을 막을 방법이 없다. 그동안 대천(춘천)정비계획을 세우면서 그 누구도 이 지점의 문제는 보지 못했는지 아니면 보고도 지나쳤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생활하수까지 시도 때도 없이 우수관을 타고 흘러든다는 사실이다.
여기다 무슨 공사만 하면 흙탕물이 대천으로 흘러든다. 지난해에는 신해운대역 방면 우수저장소 공사로 수개월이 넘게 흙탕물이 대천을 오염시켰다. 이때도 하천관리팀과 방도를 찾다 결국 공사장에서 나오는 흙탕물을 막을 수가 없어 대천에 오일펜스 같은 오탁방지막을 가로질러 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흙탕물을 막는 데 오탁방지막이라니 참 이해가 되지 않는 조치라 여겨졌다.
흙탕물막이용 오탁가림막을 걷어낸 후 다시 흙탕물이 흘러내릴 경우를 대비해서인지 몰라도 대천가에 놓아두고 있다. 가림막 주위엔 잡초만 무성하다.
그동안 우수관로로 흘러드는 오수 문제로 수차례 해운대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본지에 기사화해도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하는 수없이 이 같은 사실을 사진과 함께 관할 지역의 김경호, 김백철 구의원과 김광모 시의원에까지 알렸다. “해운대 하천관리팀의 역량으로는 도저히 방법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니 함께 힘을 모아 처리해 주세요”라는 메모도 첨부했다.
사실 우수관을 타고 생활하수가 하천으로 흘러드는 문제는 관할 부서가 여러 곳이다. 여러 부서에 걸친 문제를 하천관리국도 아닌 하천관리팀에서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해운대 관내 하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관계되는 모든 부서가 합심하여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지난 20일 현장에는 환경공단에서 안내문을 부착했다. 열수송배관에서 나온 물의 온도가 43도며 대천(춘천)물에 섞이면 17도로 급격히 떨어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적다고 나와 있다. 그렇지만 함께 흘러나온 오수와 흙탕물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없다. 그냥 조속히 공사를 마무리하여 시민불편사항이 없도록 하겠다고만 되어 있다.
이렇게 관련 부처 간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차라리 하천관리팀을 구청장 직속으로 두면 어떨까? 그러면 대천과 춘천을 비롯한 장산을 보존하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니면 허울만 좋은 하천관리팀에게 하천보존에 관련된 하수관과 우수관 등 전반적인 사항을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게 권한을 강화해 주면 좋겠다는 희망까지 가져본다.
아무쪼록 해운대구와 구의원 모두의 공조 속에 대천(춘천)과 산책로로 흘러드는 우수관로의 더러운 물과 물 고임 현상도 말끔히 해소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향후 대천에서 각종 크고 작은 공사 후엔 반드시 관계자와 시공회사 명을 기재한 안내판을 한쪽 구석에 세워두자. 그래서 하자가 발생할 시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밝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