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700m 오지의 지리산 팔랑마을. 새봄맞이 이엉작업이 한창인 200년 된 억새집!
마른 억새풀을 다듬고 엮고, 도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들이 펼쳐지는데….
그 오래된 집을 홀로 지키는 김채옥(76) 할머니. 열여덟에 시집와 행복한 신혼 생활도 잠깐,
4년 만에 영영 곁을 떠나버린 남편과의 추억이 깃들어 있기 때문일까.
할머니는 낡은 억새집이 양옥집보다 좋단다.
이엉작업도 마쳤겠다, 채옥할매의 봄은 꽃보다 고사리!
추위를 견뎌내고 올라온 고사리를 보면 통통한 아기 손 같아 예쁘고 대견하다는 할머니.
고사리 끊어다 자식들을 장성하게 키웠으니 꽃보다 예쁠 수밖에 없다.
모든 일을 마치고 돌아온 억새집. 피아노 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진다.
서툴지만 피아노, 컴퓨터를 다루는 것부터 스물일곱 번 만에 딴 운전면허까지.
어린 시절, 남들보다 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해 늘 배움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는데…
새로운 것을 배우는 할매의 얼굴엔 늘 화사한 꽃이 피어난다.
“나한테 할머니 말고 누님이라고 해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76세 청춘, 채옥 할매의 봄맞이 풍경을 들여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