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을 논한다. <12>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가 우리 말글살이에 쓰일 때 우리 글자로 표기해서 발음을 금방
알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인식이다.
특히 인명이나 지명 같은 고유명사를 우리말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Paul Fort나 Abraham Lincoln을 [폴 포르트]나 [아브라함 링컨]으로 표기하면 우리말이고
[폴 -르]나 [에브러햄 컨]으로 표기하면 외국어라는 사고방식은 잘못이다.
어떻게 외국인의 이름이 우리 편리대로 표기했다고 우리말이 된다는 말인가?
일본 사람들은 글자의 수가 적어서 어휘가 부족하므로 외국어를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전자 레인(range)에 음식을 데우는 행위를 “チンする”(찐스루)라고 한다.
전자 레이(range)를 켜면 [찐]하는 소리가 나니까 “チンする”(찐스루)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 “チン”이라는 소리를 가다까나로 표기해서 자기네 말이 아니고
외래어임을 나타내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위에서 본 것처럼 외국 사람의 이름이라도 일단 우리 입맛에 맞추어 발음을 뜯어 고치면
곧장 우리말로 둔갑한다.
또한 비록 그들은 우리보다 글자의 수가 적지만 애초부터 국제음성기호의 [f]와 [p] 그리고
[v]와 [b]는 완연히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가능한 한 원지음에 가깝게 표기하려는 노력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세계적인 소리글자인 한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외국어의 발음을 정확하게
표기해서 쓰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다.
중국은 글자 수가 많으나 획수가 많아 배우고 쓰기가 불편하므로 획수를 줄여 새로운
모양의 글자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서 부득이 서양문자를 써서
발음을 나타내고 있는 형편이다.
서양문자로 한자의 발음을 표기하는 것보다는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정확할
것인데도 중국 사람들은 한글의 과학성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나라에서는 이러한 것도 홍보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나 일본은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무사안일에
빠져 한글 발전에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퇴보를 시키고 있다.
몇몇 뜻있는 사람들만이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면서 한글
국제음성기호를 창안하느라 애를 쓰고 있으나 막상 진두지휘를 해야 할 나랏말 당국자들은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거니와 오히려 그들을 귀찮은 존재로 치부해버린다.
김석연 박사라는 분이 일본말 표기를 위해서 만들었다는 “누리글 표기안”을 보고 が행의
글자로 [, , , , ]의 합용병서를 사용한 것은 필자와 똑 같은 생각을 가진 것으로
적극 동의하지만 다른 행의 글자는 여러 가지로 허점이 많다.
が행의 소리는 콧소리(鼻音)로 [, , , , ]를 쓰는 것이 좋겠다.
랜스(France) 말에는 유난히 콧소리(鼻音)가 많은데 모든 콧소리에는 이 같은 합용병서로
표기한다면 어렵다는 랜스(France) 말도 한글로 표기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한글을 잘 활용하면 어떤 어려운 소리라도 표기할 수 있으므로 궁색하게 잘못
발음된 빌린 말(외래어)을 우리말이라고 억지를 부리지 말고 외국어는 외국어답게 한글로
표기해 주고 그 낱말의 뜻에 맞는 우리말로 풀이하여 새로운 어휘를 만들어내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우리말과 한글이 크게 발전할 수 있다.
빌린 말(외래어)을 우리말이라고 생각했을 때 생기는 폐단을 생각해 보자!
첫째, 한글의 발전을 저해한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한글은 활용여하에 따라 무궁한 발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글자인데 이것을 고작 40개의 자모로 그 활동영역을 극도로 제한을 가하고 있으므로
무한히 뻗어나가지 못하고 퇴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우리 백성들의 외국어 발음에 대한 인식능력을 저하시킨다.
우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영어 발음에 취약한 민족으로 낙인이 찍혀 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빌린 말(외래어)들이 모두 일본식 영어 발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쉽사리 고쳐지지 않아서이다.
언어는 습관이다.
그런데 [커피]가 우리말이라고 한다면 평소에 [커피]라고 말하다가 외국인과 대화를 할
경우에 [코]라는 말 대신에 [커피]라는 소리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튀어나올 확률은
90%이상이다.
셋째, 우리 고유의 나랏말 어휘가 줄어든다.
쉬운 예로 얼마 전에 “구두”는 우리말이 아니고 일본말의 “くつ(구쯔)”가 잘못 발음된
말이라는 글을 올렸을 때 그게 정말이냐고 반문하는 독자가 있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고구려나 백제 사람들이 중국이나 일본으로 귀화하여 우리말을 잊고
동화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말도 이와 같아서 한 민족의 말이 수천 년에 걸쳐 세월이 흐르면 그 어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그 민족의 말인 것처럼 동화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그 어원을 기록하여 보존하여 후세에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러므로 잘못 발음된 외국어를 우리말이라고 후세에 전하지 말고 외국어는 외국어답게
표기해서 외국어임을 밝히고 우리말로 풀이하여 후세에 전하는 것이 후세에 대하여 떳떳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한글 연구회
최성철
첫댓글 좋은자료글 감사 합니다~`
좋으신 말씀입니다.어머니 아버지란 한글을 익히기도전에 솰라솰라를 가르키고 있으니원~~~~
다음부터는 아래쪽에 블로그 링크글 삭제 하시고 올려 주세요.한번 경고 드리고 다음부터는 링크글 보관실로 이동 조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