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번→5번 증편... 4시간 30분→2시간 45분으로 단축
승객 100만 명 육박... 코로나 이전보다 수요 20% 급증
트럼프 행정부 철도 투자 '시큰둥'... 고속철도 계획은 안갯속
워싱턴주가 밴쿠버와 시애틀을 잇는 암트랙 캐스케이드(Amtrak Cascades) 열차의 대대적인 서비스 개선에 나선다. 현재 4시간 30분 걸리는 구간을 2시간 45분으로 단축하고, 하루 2회 운행을 5회로 늘리는 야심찬 계획이다.
워싱턴주 의회에 제출된 '도시 간 여객철도 개선 우선순위' 법안(하원 법안 1837호)은 워싱턴주 교통부에 2035년까지 철도 서비스의 혁신적 개선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열차 운행 횟수 증가, 소요 시간 단축, 정시 도착률 향상 등이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된다.
법안의 핵심은 밴쿠버-시애틀 구간뿐만 아니라 시애틀-포틀랜드 구간도 현행 6회에서 14회로 증편하고, 이동 시간도 3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으로 줄이는 것이다. 또한 현재 48%에 불과한 정시 도착률을 88%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러한 서비스 개선은 암트랙 캐스케이드의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워싱턴주 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승객 수는 약 98만5천 명으로 2023년 74만6천 명보다 크게 늘었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82만4천 명보다도 19.5% 증가했다.
이 계획의 성공을 위해서는 캐나다 측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밴쿠버 다운타운 인근의 퍼시픽 센트럴 역은 2026년 도입 예정인 새로운 암트랙 에어로 열차를 수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이 신형 열차는 시멘스 벤처 열차의 변형으로, 총 8대의 객차와 2대의 신형 기관차가 도입될 예정이다.
퍼시픽 센트럴 역에서는 현재 세관 시설 개선 공사도 진행 중이다. 2025년 봄 완공 예정인 사전 통관 시설이 도입되면 미국으로 향하는 열차가 국경에서 정차해 승객 검사를 받는 절차가 사라져 약 10분의 시간이 단축된다. 지금은 블레인 지역에서 미국 세관 직원들이 열차에 승차해 승객을 재검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워싱턴주 정부는 더 장기적으로 밴쿠버, 시애틀, 포틀랜드를 잇는 고속철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당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 계획을 위한 5천만 달러의 예산을 확보했으나, 철도 교통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고속철도 사업은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예상되는 만큼 당장 실현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교통 전문가들은 현재의 암트랙 캐스케이드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고속철도 도입 시 예상되는 연간 승객 수가 210만 명인데, 현재의 느린 서비스도 이미 그 절반에 가까운 승객을 유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철도 교통에 대한 수요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