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복제인간, 붕어빵 인생이다. 도시도 축제도 소비도 얼굴도 판박이다. 하루 일상도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경쟁 탈락의 공포에서 비롯된 것” “근대화 과정에서 싹튼 줄서기 강박관념”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경향신문이 창간
63주년을 맞아 2009년 한국, 한국인의 똑같은 풍경과 똑같은 일상의 적나라한 실태와 원인, 대안 등을 진단해본다.
5일 서울 노원구 불암산에서 내려다본 강북지역에 똑같은 성냥갑을 쌓아놓은 듯한 아파트 숲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펼쳐져 있다. |강윤중기자
부산 서면, 대구 동성로, 광주 충장로…. 전국 대도시 어디를 가든 유명 신발·의류·화장품 브랜드 매장이 중심가를 점령하고 있는 모습은 서울 명동과 똑같다.
도시·농어촌 가릴 것 없이 전국 곳곳에는 똑같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편의점이 들어서 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도 ‘GS25’ 편의점이 불을 밝히고 있을 정도다. 당연히 소비
패턴은 획일화될 수밖에 없다. 제주대 허남춘 교수는 “서울에서 온 판박이 소비 구조에 마라도까지 편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열고 있는 고기잡이 체험, 가요제, 요리대회 같은 1000여개의 축제 행사는 다른 지역 성공사례를 베끼기에 급급, 고유성이 실종된 상태다.
‘성형 공화국’은 오래된 얘기다. 거리엔 동그란 눈에 오똑한 코, V자형
얼굴의 ‘김태희’ ‘전지현’이 넘쳐난다. 마네킹 같은 복제미인의 양산은 급기야 복스러운 코 같은 자신만의 개성을 부끄럽게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똑같은 성냥갑을 쌓아놓은 듯한 아파트 문화는 복제도시의 근거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주거지 중 아파트
비율은 53.0%이고, 인구의 47.2%가 아파트에 산다. 한국인들은 그 네모난 공간 안에서 고만고만한 안락과 고민에 익숙해져
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는 “1960년대 이후 압축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가치의 획일화가 지금의 복제사회를 형성했다”고 진단했다.
겉으로 보이는 풍경뿐 아니다. 고교생부터 20대, 주부·직장인, 장년·노인층까지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똑같은 일상의 판박이 삶을 보내고 있다.
가장들은 가족과 돈 걱정 속에 아침부터 밤까지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삶을
살며 일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에게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엄마는 직장을 다니든 안 다니든 자녀 교육에
‘올인’한다. 획일적인 삶을 탈출하는 주말에도 한국인의 표준 취미는 등산이다. 고교생 딸은 365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기계
같은 생활’을 하고 있고, 20대 아들은 취업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취업 준비생 박성민씨(27·서강대)는 “주류 사회 탈락의 두려움 때문에 남들이 하는 건 다 해야 한다는 인식이 어릴 때부터 체득돼 있다”고 말했다.
문화비평가 김규항씨는 “지금의 복제사회는 좇으면 좇을수록, 경쟁에서 탈락하는 누군가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정글사회”라며 “새롭고 다양한 가치 지향으로 복제사회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래용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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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안전망을 제공하지 못할 때 사람들이 믿을건 돈과 자기가족과 건강밖에 없습니다.
돈에 대한 집착은 '여러분 부자되세요'란 세해 덕담으로
가족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가족이기주의와 사교육에 대한 집중으로
건강에 대한 강박은 젊음과 섹시함과 등산 열풍으로 드러납니다.
친구들 만나도 재미없는게 대화 주제가 위의 3개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나름 명문대학을 나왔다는 친구들의 대화가 주식과 부동산과 자식 영어유치원과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니 -_-;;
그래서 친구들 모임에 나가도 재미가 없어요.
그러나 이를 무조건 탓하기도 힘드게 출퇴근시간 쫓기며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지하철이 만원입니다.
기관사는 다음지하철이 곧 온다고 다음 차를 기다리라고 방송하지만 사람들이 믿습니까?
다음차가 온다고 해도 죽어라 올라타죠. 공공성과 믿음을 상실한 대한민국에서 방송은 사람들을 떨구어내기
위한 속임수란 사람들의 확신이 깔려있기 때문이죠. 순진하게 믿는 놈은 바보된다는..
이런 불신과 불안과 공포속에서 사람들은 안전에 대해 필요이상으로 집착하고 남들 다하는대로
중간으로만 살자는 삶의 철학을 갖게 됩니다. 튀지도 말고 뒤쳐지지도 말고 남들 하는대로...
경향신문이 창간 63주년 기획으로 위 시리즈를 올리는데 볼만합니다. 다른 관련 기사는 아래 주소를..
http://news.khan.co.kr/kh_news/khan_serial_list.html?s_code=af086&page=&page=1
전에 아이돌 가수중에 브아걸 좋아한다는 얘기를 게시판에 올렸는데
브아걸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는 그룹이 카라입니다. ^^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카라는 이쁜척하지 않고 방송에 나와 몸을 불사르는데 추석특집으로 나온
아래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망가지는 거 두려워 않고 막춤추는 모습이 귀엽네요 ^^
첫댓글 복제인간형은 한국에서만 있는 현상은 아닙니다. 자본주의사회의 특징이 물신화,획일화, 기계화이기때문에 인적 구성원이 체제의 부속화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유럽이나 미국도 중산층 이상이나 되야 모두스비벤디 삶의 방식에 대한 고민과 개성을 찾을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공교육이라는 것이 사실은 삶의 방식과 가치에 있어서 체제수호를 위한 국가주의가 개입될수밖에 없기때문에 선진국같은 경우는 사립학교, 대안학교에서 고급교육이 이뤄지는거죠. 고급교육을 받은 소수의 인재들이 사회상층부에 입성하면 그들의 몸에 밴 고급문화와 권위가 국가의 품격을 이루게 되는것이죠. 경향신문에서 말하는 복제인간형에 대한 비판적 분석은
국민 개개인의 몰개성화와 짝퉁공화국에 대한 비판은 사회심리적차원보다는 정치경제학적 분석이 더 먼저일겁니다. 전에 경향신문의 대한민국소통과 진보정치에 대한 기사도 현상적인 나열과 피상적인 접근으로 기획의도만큼 돋보이지 않았는데 좀더 급진적인 심층적 접근을 해도 될터인데...(독자들에게 과도한건가? -.-;) 그다지 조중동을 넘어서는 것 같지 않네요. 기획은 참 좋은데.... 그리고 카라의 모습이 전 애처롭기만 합니다. 음악을 즐기는게 아니라 무슨 행사같은데서 아저씨들 눈요기감으로 동원된 것 같네요. 얼굴은 하나도 즐겁지않아 보입니다.
엥? 정치경제학적 분석이 더 근본적이라고해서 사회심리적 분석이 무의미하진 않겠죠. 근본을 뜯어고치지 못하는 모든 시도가 설사 개량주의(?)라해서 손을 놓을수 없듯이요(혁명의 길은 너무 멀고 개혁은 시급하니 ^^ 저야 후자를 지지합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연예인중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 즐거워서, 즐거움이 표정에 묻어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홍대앞, 그들만의 클럽에서 연주하는 자뻑 밴드라면 모르겠네요. 제가 카라의 영상을 퍼온것은 이 친구들이 대중 연예 시스템이란 큰 틀에 도발하고 반란하는 아이돌이어서가 아니라 그 속에서 나름대로 생존하는, 어린 친구답지않는 모습이 기특해서 입니다.
대형기획사도 아니고, 멤버 개개인이 쭉쭉빵빵하지도 않은, 촌스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불황이라는 가요계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데뷔가 원더걸스, 소녀시대보다 앞섰음에도, 큰 히트곡이 없이 2년이란 무명의 기간을 버텨내고(보통 이정도면 기획사가 알아서 먼저 아이돌그룹을 해체해버린 무수한 사례가 있습니다) 오늘에 이른것은 이런 잡초같은 근성때문입니다. 퍼온 위 영상의 무대가 이저씨들의 눈요기감으로 동원되었는지, 하나도 즐겁지 않은지 그런 심리적인 '내면'분석은 제 능력을 넘어섭니다(가족대상 추석특집 프로그램입니다). 확실한 것은 이런 적극성때문에 앞으로도 카라가 생존할 것이고 그렇기에 더 예뻐보이더군요
약육강식의 성지 연예계에서 더 적극성을 발현한다고 과연 저들의 능력안에서 온전히 이룰수 있을까요?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일하다보면 모든게 예사로 보이지않죠. 25세 조카같은 아이들의 패스트푸드점과 학원 알바를 전전했던 인생유전을 들어보면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던 어린친구들의 비애, 여성노동기사목록에 빠지지않는 감정노동여성들의 투쟁. 뭐눈엔 뭐만 보인다고 옆에서 지켜보는 난 쌍욕을 해대면서 씩씩거리지만 오히려 긍정의 힘으로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노라면(벌써 이틀째 집잃은 새끼고양이양육과 강아지 준다고 밥과 반찬을 싸가는 모습들)부정적이고 속좁고 신경성스트레스를 다발로 안고 살아가는 내가 더 불쌍하다는..
연예계가 약육강식이라지만 약육강식 아닌게 어딨으며 이런 약육강식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현실에 쉽게 적응한 기회주의자이거나, 잠깐 운이 좋았거나, 한편 이런 연예계의 생존자(?)를 좋아하는 모든사람은 약육강식의 연예계의 메커니즘을 강화시키는 동조자란 소리밖에 안들립니다 ^^ 시스템을 긍정하자는 소리 아녜요. 긍정의 힘을 무턱대고 추종하자는 것도 아니고.. 엇비숫한 연예계에서 이팀이 나름대로 적응하면서도 차별화를 보이는 면이 있다는 것이지요.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중요한 건 세상에서 살아남는 거같구요. 연예인 논란 글은 이제 그만적을께요. 제 생각을 설명하는 글이 지기싫어 씩씩대는 초등학생의 치기같아보여서리-_-
아저씨가 어디가 어때서~~
ㅋㅋ
재미있어요~ 치기같이 느껴지지도 않구요. 그저 자기 생각을 이렇게 글로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거... 너무너무 부러워요. 펑키도 천일야화님도. 그런 두 분의 글을 신나게 보고 있어요. 대체 뭐라고 답글을 달아야 할지도 모를만큼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