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대림초
제 대 옆에 있는 대림환 위에서 대림초 네 개가 성당 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대림초 네 개는 신자들에게 주님 성탄 대축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 주려고 촛불을 밝히며 몸을 천천히 녹이고 있었습니다.
고요하고 어두운 성당 안에서 불을 밝히고 있는 대림초들에게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대림초가 말했습니다.
ㅡ "나는 평화를 상징하는 초야. 그런데 이 세상은 마음과 폭력이 가득하고 생명을 파괴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난 이제 더 이상 촛불을 밝힐 수가 없어. 내가 빛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는데.......아쉽지만 이제는 불을 끌 수밖에 없어." ㅡ
첫 번째 초의 불빛이 약해지더니 어느새 불이 꺼지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 대림초가 말했습니다.
ㅡ "나는 믿음을 상징하는 초야. 무관심하고 의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마음이 내 불꽃을 꺼뜨리려고 해. 내 불꽃이 사람들의 마음을 더 이상 뜨겁게 해 주기도 어려워. 이런 세상에서 계속 불을 밝히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 ㅡ
두 번째 대림초가 말을 끝나자마자 차갑고 무서운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와 촛불을 꺼뜨렸습니다.
세 번째 대림초가 슬퍼하면서 말했습니다.
ㅡ "나는 사랑을 상징하는 초야. 나는 더 이상 불빛을 낼 만한 힘이 없어. 사람들은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나는 숨이 막혀. 한집에 사는 가족들끼리도 무관심하고 서로 사랑하지 않아."
세 번째 초가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불이 꺼졌습니다.
그때 한 어린이가 성당에 들어와서는 세 개의 초에 불이 꺼진 것을 보았습니다.
"너희는 왜 불이 꺼져 있니? 끝까지 불을 밝히고 있어야지......."
아이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러자 네 번째 초가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ㅡ "슬퍼하지 마렴. 나는 끝까지 불을 밝힐 거야. 나는 희망을 상징하는 초란다. 우리가 불이 꺼진 초들을 다시 타오르게 할 수 있을 거야."
아이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네 번째 초를 가져다 다른 초에 불을 붙였습니다.
네 개의 초가 다시 불꽃을 밝히면서 대림환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둡던 성당이 다시 환해졌습니다.
` 25가지 성탄 이야기 `중에서.........
ㅡ 가톨릭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