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무주리조트를 찾았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개통이 되면서,
한결 가까워지긴 했지만,
시속 120km의 속도로 3시간을 쉬지 않고 가야할 만큼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중3때 아주 싸게 스키를 탈수있다는 패키지에 참가한 이후에
처음 찾은 거니까.. 근 10년만이다.
지금은 비수기라서 저렴하게 리조트를 즐길수 있는 방법들이 있었던 터라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 것이다.
역시 참 좋은 곳이다.
국립공원인 덕유산자락에 위치한 리조트는 아예 소도시같았고,
예쁘장하게 지어진 건물들은 알프스의 한 관광도시에 온 듯했다.
체크인을 하고 콘도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다.
넓은 창으로 보이는 풍경도 아주 그럴싸하고...
드넓은 설원대신 화려하고 웅장한 계곡과 산자락이 보였다.
마침 MTB대회를 개최중이라 많은 사람들이 산악용 자전거를 타고 왔다갔다 한다.
운전으로 피곤한 몸을 잠시 쉬게 하고는 노천 온천을 찾았다.
지난 겨울에 갔었던 충남 아산의 온양온천에 위치한 '아산 스파비스'처럼,
여기 온천도 남녀가 함께 수영복을 입고, 수영도 하고, 사우나도 즐길수 있게 되어있었다.
친구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공간이 커피숖도, 레스토랑도, 집안도 아닌 여기 사우나 안이라는 사실은 참 기이하다.
(그래서 찜질방을 자주 간다.)
맛난 저녁식사후 작은 호수변을 거닐었다.
근처의 카페에서 맥주도 한잔 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음주운전도 했다.
리조트안에서는 음주단속을 벌이지 않겠지하면서...
창밖으로는 불꽃놀이가 벌어지고, 즐거운듯 복도로 많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십대 중반.
미래를 생각한다.
내가 가야할 길.
사우나안에서의 대화중...
'한비야씨와 조안리를 어떻게 생각해...'
'난 한비야씨가 한단계 더 위의 사람인것 같아.'
'한비야씨는 자기가 가야할길을 찾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래서 긴... 정말 긴 여행을 떠났던 것이고,
지금은 그 길을 찾아서 아프가니스탄 어딘가에서 국제 구호기구에서
활동을 하고 있잖아.
스스로의 네임브랜드까지 포기하고, 적지않은 세월동안 쌓아올린
능력들을 그렇게 쓰기로 결정을 한거잖아.
평생을.. 그에 비해 조안리는..
그의 사랑은 높이 평가하지만, (물론 천주교계에서는 마녀 비슷한 취급을 받았겠지만...) 그는 단지 사업뿐이잖아.
그는 단지 사업수완이 좋고, 노력하는 로비스트일 뿐인것 같아.
그리고 얼마전의 '린다 김'과 이미지가 좀 비슷한 것도 좀 그래...
하지만, 책은 재미있게 읽었어.
그리고 서진규라는 사람 말이야.
그 사람도 정말 대단한것 같아.
가난한 여공에서 미군 장교로 그리고 지금은 하버드에서 박사과정에서
학부생들에게 강의까지 하고..
얼마전 '느낌표'에서 그의 강의를 들을라니까..
또 찡하더라니까..
뭔가가 되고싶은것은 싫어.
그 뭔가가 되어서 무엇을 하고싶은 것인가 좋지.
그 무엇을 하고싶은것...
그 문제가 쉬운 문제가 아닌것 같아.
단순히 결혼을 해서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취미생활을 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만큼 성공을 하고..
뭐 그런것은 너무 일상적인것 같아.
일상적인것이 나쁘진 않지만, 단지 그뿐이라는 것은 싫어.
그 이상이고 싶어.
그렇게 평범한 것은 싫어.
참 오랫동안 고민해왔고, 찾아왔는데..
명확히 떠오르지 않는...
쉽지많은 않은 것 같아.
하지만, 요즘은 조금 나아져서. 대충의 길은 보여.
내가 가야할 길...
응원해줘.'
다음날...
국내 최장이라는 곤도라를 타고 덕유산을 올랐다.
천천히 산으로 기계를 타고 올라갔다.
무려 20분가까이를 올라갔는데, 이런것은 누가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있었는중
'이 무주리조트 사업자인 쌍방울 망한거 알아?'
그런다.
하긴 이런거나 만들고 있으면 망할거도 같다.
덕유산 정상까지는 20여분만 걸어가면 도착했다.
날씨가 조금 흐려서 안개같은 구름들이 산을 휘감고 있어.
시야는 확보되지 않았다.
하지만, 높은 산에서 흐릿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은 과히 나쁘지 않았다.
좋은 주말이 흘러간다.
사족 : 무주리조트에서는 '연인'패키지가
1박2일에 10만원이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1. 콘도
2. 석식
3. 사우나
4. 카페에서 생맥과 안주
5. 조식
6. 곤돌라.(2인기준)
가격대비 상품의 질이 괜찮은 것같아 소개한다.
같은 서비스의 가족패키지는
3인이 15만원, 4인이 18만원, 5인이 21만원이다.
카페 게시글
궁시렁궁시렁
좋은 주말 보내셨는지....
조니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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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5.2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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