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을 위한 정지작업
서지문/ 고려대 명예
교수
조국의 딸 조민의 부산대 의전원과 고려대 학부 입
학취소를 두고 ‘안됐다’는 목소리가 간혹 들린다.
‘자식을 가진 부모의 입장
에서’ 부모를 잘 못 만나서 전국적인 악명을 얻고 학
업 능력은 부족했지만 학
교 다니는 시늉을 하면서 20대를 허비한 것이다.
이제 그것이 모조리 헛일
이 된 한 젊은 여성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은 자연
스러운 인정이라고 생각
한다.
그러나 보수우파가 승리
감에서 좌파들에게‘너그
러워지고’ 싶은 마음이 든
다면 조심해야한다고 말
하고 싶다.
새 정부의 큰 난제 중의 하
나—어쩌면 최대의 난제—
가 어떻게 한 편으로 문재
인 정부 5년의 범죄와 실
정, 비리를 단죄하면서
한편으로 좌파를 포용해
서 국민적 융화를 이루어 내느냐 일 것인데 그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을 들어
가는 것 만큼 어려울 것이
다.
좌파의 속성이 얼마나 지
독하고 진드기 같이 달라
붙어 다른 숙주들의 영양
분을 빨아 먹는 거머리 갈
은 존재들인 줄 잘 모론다.
그런데 많은 국민이 ‘포용’
과‘화합’에 대해 잘못된 인
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국민과 새 정부에게 ‘화합’
이라는 것이 전 정권 인물
들의 범죄와 비리를 ‘너그
럽게’ 처리해서 이룰 수 있
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범
법과 비행의 철저한 규명과 단죄 위에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싶어서 이글을 쓴
다.
그래야 겉멋으로 동조한 좌파 추종자들도 좌파의 진면목(眞面目)을 제대
로 인식하고 우파도 좌파
를 포용하기 위한 선결 조
건을 똑바로 통찰할 수 있
다.
심약한 무마주의로 화합
을 이루려 해서는 좌파의 블랙홀에 빨려들어 공멸
할 뿐이다.
엊그제 가까운 곳에서 ‘화
합’에 이르러면 넘어야 할 절벽을 다시 한 번 절감했
다.
필자가 다니는 미장원의 주
인 겸 미용사는 젊었을 때 고생을 많이 하고 참 어렵
게 미용사가 된 남성이다.
미용사는 늘 손님들 머리를 하면서 래디오 또는 텔레비
전을 켜놓고 사소한 생활정
보니 연예인들 한담 같은 것
을 들었다.
그제 내가 미장원에 들어
섰을 때에 미용실의 래디
오는 ‘월남전’에 관한 이야
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평소와 좀 다른 분위기의 프로라고 생각했는데, 출
연자들은 ‘월남전’에 미군 다음으로 많은 숫자의 병
력이 참가한 나라는 한국
이었으며,
그 때 국내에서 월남전 참
전 반대 시위가 있었는데
도 정부에서 파병을 강행
했고 한 미국 관리는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를 올리기
를,
한국군인 한 명당 드는 비
용이 미국군인 파병에 드는 비용에 비하면 ‘땅콩 값’이
라고 했다면서 한국군인의 생명은 미국에게는 땅콩의 가치밖에 안 되는 것이었다
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대담을 (대담이라기 보
다는 잡담을) 들으면서 (극
빈층 출신의) 미용사의 가
슴에 분노의 화염이 불붙
는 것이 느껴지는 듯 했다.
도대체 그 라디오는 왜 이 시점에 케케묵은 월남전 이야기를 좌담 주제로 삼
았을까?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40
대만 되었더라도, 아무리 꼴통좌파라 해도, 그 당시
엔 월남전에 출전하려는 지원자가 파병인원의 몇 배였기 때문에 원치 않는 사람을 억지로 총알받이
로 내몬 것이 아니라는 사
실,
그리고 참으로 많은 한국
청년들이 숙명적 가난에
서 벗어나 삶의 발판을 마
련하기 위해 열렬히 월남
전에 자원 참전했음을 알
고 있을 것이다.
엊그제의 미용사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 비열한 반미·반 박정희정권 선동에 속수무
책으로 조종을 당했을지 모
르겠다.
다른 손님도 있고 해서 말
없이 머리를 자르고 미장
원을 나와서 어디를 가려
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
사도 라디오 대담 프로를 듣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택시를 타면 라디오에서 나오는 대담
이 좌파매체인지 우파매
체라인지 감이 온다.
무언가 비딱하고 야유적
인, 또는 격분해서 단죄하
는 어조이면 좌파매체이
다.
그날 라디오에서는 부산
대가 조민의 의전원 입학
을 취소했다는 볼멘 소리
가 나왔고, 기사는 약간 기
이한 숨소리를 내뱉었다.
마치 ‘말세가 닥치니 배신
안 하는 놈이 없구나’ 하는 탄식으로 들렸다.
그리고 그 대담은 주제를 바꿔서, 더불어민주당 측
에서 내놓은 한덕수 총리
후보의 재산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 총리후
보가 자기 집을 외국인 상
사원에게 10년간 월세를 주어서 얼마를 벌었고
10년간 그의 재산이 얼마
가 증액되었다는 등의 말
을 하다가 그가 자신의 집
을 100억에 매물로 내놓았
다고 말했다.
그러자 택시기사가 분기
탱천해서 ‘이 양아치같은
놈, 100평도 안 되는 집을 100억에 내놓다니’하면서
나를 향해서 한덕수씨의 집이 신문로의 구세군 뒤
편에 있는 단독주택의 하
나인데 자기(택시기사) 집
도 거기 있었고 자기 친구
도 아직 거기 사는데
거기 집들이 다 100평 이
하인데 무슨 100억이냐고 분노했다.
나는, 아무리 신문로 소재
라 해도 100평 미만의 집
을 100억에 내놓을 바보
가 있겠느냐고,
가짜 정보가 분명하다고 응수하고 싶었지만 목적
지에 도착해서 그냥 택시
를 내렸다. (이튿날 신문
을 보니 그 주택의 공시
가는 25억 정도인 듯 하
다.) 그 때문에 종일 마음
이 무거웠다.
자유우파 쪽에는 ‘국민대
화합’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는 사람이 많은데,
화합은 당연히 바람직하
고 필요하지만 좌파들은 모든 증오의 불씨를 키워
서 자유우파진영과 대결
할 강철의 대오를 굳히기
에 혈안이 아닌가?
그러니 증오에 철저하지 못하고 인정에 약하고 포
용을 미덕으로 삼는 보수
우파는 좌빨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더구나 좌파는 진실을 존
중하는 마음이 전혀 없고 자기들 목표에만 부합하
면 나라에 유익한지 유해
한지는 개의치 않고
이재명같은 범법자라도 선거에 이길 수만 있다면 기꺼이 추대하는 철면피
들이 아닌가.
.
‘검수완박’ 같은 언어도단
의, 나라를 곧장 망가뜨릴 법안을 밀고 나가는 무리
들이다.
문재인은 자기가 특활비
를 구실로 전임대통령을 사실상 종신형 감방에 가
두고선 자기는 아무 거리
낌 없이 마누라 사치에 그
몇 배의 특활비를 쓰고 나
라를 훼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망가뜨렸다.
그러나 자유우파는 그들과 같은 수법으로 그들과 대
결할 수는 없고 진실과 나
라의 이익과 발전, 국격의 상승으로 승부해야한다.
그러니까 악랄한, 극악무
도한 좌파에게 선제적 관
용은 나라를 향후 5년간 좌파의 행패와 발호에 내
맡기는 것이 될 것이다.
나의 생각은 새 정부가 인
사라던가 정책 등에서는
가능한 화합을 시도하되
전 정권의 죄악에 관해서
는 엄격한 단죄가 있어야
하고,
그것 없는 화합은 결코 진
정한 화합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성공한 정부는 화합과 포용을 이룬 정부
이지만 나약하게, 포용과 아량이라는 추상적 이상
에 집착해서 악마의 배를 불리는 것은 멸망의 지름
길이다.
좌파들의 단골메뉴인 친일 논쟁에서부터 4.3 사건이
니 광주민주화보상이니 하
는 것이
모조리 ‘기득권’세력에 대
한 증오를 부추겨서 좌파
의 내부결속을 철벽같이 강화하고 자유우파의 자
기확신을 파괴하려는 전
략이다.
이는 서구적인 모든 것을 적이요 악마로 몰아서 신
정독재를 확립하려는 탈
레반이나 IS의 전략과 다
를 바가 없다.
모든 우파세력은 대선에 승리했다고 긴장을 풀어
서는 안 되고 윤석열 정부 앞에 얼마나 무거운 난제
가 놓여있는지를 잘 인식
하고 철저한 정신무장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