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군이 올해 55일에 걸쳐 세계 최고봉 에레베스트(해발 고도 8848.86m)를 비롯해, 눕체(7816m)와 세계 네 번째 봉우리 로체(8516m) 등 히말라야 세 봉우리에서 11t의 쓰레기와 네 구의 시신, 두개골 하나를 수거했다고 발표했다고 영국 BBC가 7일 보도했다.
에베레스트에만 50t 이상의 쓰레기와 200구 이상의 주검이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와 시신들은 등반객들의 정상 접근에 걸림돌이 돼 당국의 등반 허가 남발로 많은 인원이 정상 부근에 줄지어 서게 만들어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네팔 군은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장병들을 쓰레기 수거 작업에 투입해 지난해까지 119t의 쓰레기와 14구의 시신, 두개골들을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당국은 등반객들이 추적 장치를 달게 하고 배설물은 각자 되가져오게 해 쓰레기를 줄이고 구조 여건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앞으로 네팔 정부는 산악 레인저 팀을 창설해 쓰레기 양을 모니터링하고 쓰레기를 모으기 위해 돈을 더 걷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네팔 관광청의라케시 구룽 산악국장이 BBC에 설명했다.
지난달 말로 만료된 올 봄 시즌에 네팔 정부는 421명의 산악인에게 입산 허가를 내줘 지난해 역대 최다를 기록한 478명에서 상당한 숫자를 줄였다. 네팔인 산악안내인은 별개여서 대략 올해 이 산을 오른 인원은 600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여덟 명의 산악인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돼 지난해 19명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영국인 대니얼 패터슨과 네팔인 가이드 파스텐지 셰르파가 지난달 21일 눈처마가 무너지는 바람에 추락해 실종됐다. 패터슨의 가족은 수색팀을 조직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가 지난 4일 "이 시점에서 구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수색 작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구룽은 올해 등반 허가 건수를 줄인 것은 글로벌 경제 상황 탓이라며 중국도 등반 허가를 내줬고 인도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치르느라 등반을 원하는 이들의 숫자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네팔 대법원이 지난달 등반 허가를 자제하라고 판결한 것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방송은 전했다. 구룽은 정부가 등반객 수를 제한해 정상 부근의 병목 현상을 줄이는 일과 같은 개혁을 고려하고 있어 반갑다고 전한 뒤 정부는 안전한 산행을 담보하는 등산객 숫자를 정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적 연구 없이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완벽한 숫자에 대해 얘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