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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봉 신청자 3647명 끝내 사망
"생존한 신청자 대부분 70세 이상 고령"
통일부 차관 "상봉 기다리는 분께 죄송"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기다린 보람도 없이 북녘의 가족을 결국 못 만나고 숨진 사람이 작년 한 해에만 36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설연휴를 맞아 누구보다 가슴이 쓰라린 이산가족, 그리고 실향민들을 향해 정부는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8월 금강산에서 이뤄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마무리된 뒤 헤어지는 가족들이 서로 작별 인사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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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3647명이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누적 인원은 총 13만3675명이다. 이 가운데 생존자는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4만2624명(31.8%)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제는 그나마 생존해 있는 신청자도 대부분 고령이란 점이다. 생존한 신청자 중 70세 이상의 비율이 무려 74.8%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우 의료 인프라가 열악하고 평균수명도 한국보다 낮다”며 “한국의 가족과 재회할 날만 기다리다 생을 마감한 이들이 북한 지역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거 남북관계가 괜찮던 시절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은 이산가족 상봉 추진의 계기로 작용하곤 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북측에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제안했으나 경색된 남북관계 탓인지 북한은 아무런 반응도 나타내지 않았다.
설 당일인 이날 멀리 북녘 땅이 보이는 경기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제39회 망향경모제(望鄕景慕祭)에 참석한 김기웅 통일부 차관은 “혹시라도 이번 설에는 이산가족 상봉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를 가지셨을 분들께 당국자로서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함께한 이산가족 및 실향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기웅 통일부 차관이 설 당일인 22일 경기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제39회 망향경모제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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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차관은 “지난해 추석의 이산가족 당국 회담 제의를 포함해 우리 정부의 모든 제의는 유효하다”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족과의 이산은 70년 전 과거의 일이 아니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아픔”이라며 “이산가족의 만남은 그 시작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정부는 모든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윤석열정부 취임 후 미사일 발사와 무인기 침투, 7차 핵실험 준비 등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겨냥해 김 차관은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도발을 즉시 중단하고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호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자기 주민의 민생을 돌보아야 할 기본적인 책임, 가족이 서로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인간 본연의 요구,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자는 우리 정부의 제의를 철저히 외면하고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꼬집은 뒤 “이제라도 올바른 길로 돌아서야 한다”고 설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