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모 주교의 명상 칼럼] 상상을 통한 명상 체험
"어린이 인성(人性), 이렇게 높이세요"
상상은 명상에서 중요한 하나의 기법이다. /셔터스톡
수전 오코너 박사의 말처럼 한국은 확실히 “정신적 고통이 만연한 나라”인 것 같다. 그것은 심각한 빈부의 격차, 대학입시와 출세 및 성공 등을 위한 치열한 경쟁, 이념적 대립으로 인하여 사회에 만연된 증오심, 지나치게 남과 비교하여 느끼는 상대적 빈곤감, 성공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등으로 비롯된 결과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출세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건 참으로 아이러니컬하게도 행복이나 풍요가 아니라 극단적 이기주의와 초조함, 절망, 외로움 등의 불행한 마음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와 뜻있는 인사들이 이런 사실을 깨닫고 우리 사회를 더 이상 이런 상태로 방치할 수 없다며 인성교육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인성프로그램과 인성학교를 마련하여 인성교육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나도 기회가 되는대로 인성에 대한 강연을 해왔다. 나는 인성 교육은 교육의 우선순위에서 제일 앞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성이나 창의성을 형성하는 것은 선천적인 유전적 요소와 후천적인 환경적 요소가 있다. 유전적 요소는 이미 결정된 부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지만, 환경적 요소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하면 되기 때문에 우리의 지혜와 의지에 달려있다.
인성이나 창의성 형성을 위한 교육은 가능하면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물론이다.
몇 년 전 어떤 신문 기사에 의하면, 대구에 있는 서촌초등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을 위하여 수업 전에 5분간의 아침명상을 한다고 한다. 아침명상을 실시한 후 3개월쯤 되자 학교의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좀 더 진지해졌을 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짜증을 내거나 누군가를 왕따시키는 일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지식의 습득과 인성의 형성은 다르다. 지식의 습득은 좌뇌의 기능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인성의 형성은 어떤 일에 감동을 받고 그것이 우뇌의 감성을 통해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명상은 인성 형성에 매우 좋은 도구인 것이다.
나는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아이들을 위한 인성과 창의성 교육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방법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물론 이 방법들은 성인들에게도 적용된다.
아이들을 위한 “명상으로 인성 만들기”의 한 예를 들어보겠다.
아이들을 공부만 시킬 게 아니라 야외에 데리고 나가 자연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아이들의 정서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 이때 자연을 구경하고 그냥 놀기만 할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본다.
“저 나무들 좀 봐, 저 꽃도 좀 봐, 예쁘지?”
한껏 기분이 들떠 있는 아이들은 힘차게 대답할 것이다.
“예, 예뻐요!”
“식물들도 숨을 쉬고 있는데, 너희들 그 사실을 알고 있니?”
“알아요, 학교에서 배웠어요.”
“그런데 식물들은 숨을 내쉴 때 산소를 내뿜는단다. 그런데 그것이 보이니?”
“아뇨, 안 보여요.”
“식물이 숨을 내쉴 때 산소를 내뿜는 것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아빠가 가르쳐 줄까?”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그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할 것이다.
“식물이 숨을 내쉴 때 산소를 내뿜는 것을 보려면 마음의 눈으로 봐야 돼. 마음의 눈으로 보려면 눈을 감고 봐야 되거든. 자, 이제 눈을 감고 저 꽃이 산소를 내뿜고 있는 것을 상상으로 그려봐.”
아이가 눈을 감고 상상을 통해 식물들이 내뿜는 산소를 보았다고 하면 아빠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산소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어서 잠시도 살 수 없단다. 그런데 그 고마운 산소를 저 나무들과 꽃들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고 있는 거야. 나무들과 꽃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해볼까?”
아이는 마음속으로 “나무야, 고마워. 거기 있는 빨강 꽃아, 너도 정말 고마워” 하고 인사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형성해 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주입식 교육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비효과적이다.
상상은 명상에서 중요한 하나의 기법이다. 즐거운 상상은 우리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고, 긍정적인 상상은 자기성취 암시에 의해 우리가 목적하는 바를 이루게 한다.
상상에 더 하여 일상에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마음을 디자인하는 것은 진정한 행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런 마음을 가질수록 정서지수(EQ)와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이다.
글 | 윤종모 주교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