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림으로 쓰다보니 경어체는 생략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KBL의 레전드 이상민 선수의 은퇴 기자회견에서, 팬들이 더 뛰라고 하자 이상민은 이런 말을 했다. "저도 야구라도 한번 하고 돌아올까요"
대중의 뇌리에 박힌 마이클 조던의 드라마는 부친의 피살로 인한 충격으로 갑작스런 은퇴와 야구외도가 결정적이였는데, 그러나 만약 조던의 아버지가 피살되지 않았더라도 마이클 조던은 커리어 자체가 한편의 영화이자 드라마였다. 더도말고 조던의 농구황제로서의 서정을 시작했던 91년도 까지만 보아도, 약체팀의 고독한 에이스였던 조던이 그를 막기위해 비매너적인 파울과 더불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게 번번히 고전하다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그 팀을 넘어섰고, 파이널에서는 천외천이자 또 다른 MJ였던 매직의 레이커스를 격파를 했으니까. 손오공이 베지터를 쓰러트리고 나중엔 프리더까지 쓰러트린 셈이였다.
2만사마 vs 반지캡터할배, 매직 vs 버드, 리그는 흥행을 위해 줄곧 슈퍼스타 매치업의 라이벌리를 찾아왔는데, 리그를 씹어 삼켰던, 정글을 집어삼킨 독사 조던이 끝판 미션까지 전부 클리어하자 더이상 그러한게 무의미해졌고, 조던은 NBA를 넘어선 미국 스포츠의 당대 아이콘, 나아가 전 세계의 문화, 사회까지 아우르는 존재가 되었다. 조던은 당대에도 경외의 대상이였지만 사람들은 은퇴한 후까지 그를 신격화 하는데 결코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
그 이후 종목을 불문하고 전 세계 스포츠에서 1부터 99까지의 백넘버 숫자중 유일하게 주인이 있는 번호이자 하나의 상품이라던 23번, 그 신성한 번호를 달고 별명도 거창하게 Chosen One이라는 당찬 풋내기가 리그에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또 다시 저러한 드라마를 꿈꾸게 된다. 조던 은퇴후 넥스트 조던이 쏟아져 나왔음에도 대중은 끊임없이 그를 갈망하자 나이키는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We are all witnesses라며 이 선수를 밀어줬다.
역사는 미래와 현재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라고들 하지만 그것에 도취되면 그러한 역사가 반드시 반복되기를 바라는 나르시스트가 된다고 했던가? 사람들은 조던이 피스톤즈와 레이커스를 차례로 격파한 것처럼 이 선수에게도 똑같이 그러한 것들을 바랬었고, 또한 제법 비슷한 그림이 거의 나올뻔 했다. 이 선수가 등장한 시기에 피스톤즈는 00년대 동부의 왕자였고 레이커스는 여전히 끝판왕인데다 올타임급의 프랜차이저가 뛰고있으니 역사가 반복 될 수 있었던 것이였다. 킹 제임스가 뛰는 기사단이 끝판왕 레이커스를 쓰러트리면 사람들은 마치 대관식이라도 치뤄 줄 기세였다.
사람들은 조던을 통해 영화에나 나올법한 감동의 쓰나미를 보고난 후, 쏟아져 나왔던 넥스트 조던 후보들과는 별개로 계속해서 저러한 드라마틱함을 갈구해 왔다. 샥-코비의 레이커스는 무지막지한 도미넌스를 보여줬지만 감동이 없다고 했고, 서부파이널=NBA파이널인 시절에는 파이널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으며, 스퍼스vs피스톤스의 파이널은 재미가 없다고 했다. FC 바르셀로나의 회장인 요한 크루이프가 만약 농구에 관심이 있었다면 '안티 바스켓볼' 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시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으니까. 시청률은 계속해서 하락 했으며 조던이 은퇴하자 NBA의 위상과 인기는 점점 떨어졌다.
이는 기본적으로 종목 특성상 농구는 팀 스포츠이지만 필드에 나서는 팀원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슈퍼스타의 영향력이 큰 탓에 기인한다. 현세의 야구선수가 농구선수급의 영향력을 미치려면 베이브 루스처럼 한팀의 홈런숫자 반이상을 치는 홈런왕이 나온다던가, 혹사를 당하면서도 장명부급의 스탯을 찍어주는 투수가 나와야 할것이고, 아니면 배리본즈처럼 약빨고 게임에서도 구현 불가능한 스탯을 찍어줘야한다. 농구는 팀득점의 삼분의 일을 책임지는 30점 이상 넣을 슈퍼에이스를 때때로 배출하니까. 이러한 점에 힘입어 NBA의 인기는 식어갔지만 그에 상관없이, 조던 이후로 확립된 스포츠 마케팅으로 NBA 슈퍼스타는 광고 효과가 제법 크다.
따라서 북미 4대 스포츠중 지극히 내수용인 NFL이 있지만 필자 생각에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는 NBA가 아닐까한다. 조던이 등장한 이후 사람들은 슈퍼맨이나 배트맨 영화를 보듯 NBA를 통해 슈퍼 히어로를 보고싶어 했다. 르브론이 Chosen One을 스스로 천명했을때는 조던의 뒤를 이을 정식 후계자로서 사람들은 자신이 witnesses 되기를 기꺼이 마다하지 않았음에도, 그러한 꿈이 산산조각 박살이 나자 배트맨이였던 르브론이 다크나이트가 된것도 마찬가지 이치이다.
꼬꼬마 시절부터 그분 때문에 NBA를 접한 이후로, 나는 수도없이 저런 생각을 해 왔다. 원맨팀일때는 에이스를 제외한 다른 팀원들을 쩌리나 잉여취급하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에이스의 우승을 바라기에 더 좋은 팀원과 뛰기를 바라면서, 막상 올스타급 선수가 합류하면 그 선수의 스탯이 떨어지면 과거까지 폄하되는 팬심또한 조던이 되기를 바라는 팬심으로 비롯된 것일지라.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비교우위에 두고 고평가 하기위해 '누가 더 팀원 복이 없나' 하는 전혀 씨잘대기 없고도 볼맨 논쟁을 하는 이기적인 팬심도 다 그분 때문이다. 유재석 박명수급의 1인자 가르기도 다 그분 때문이다.
이 모든게 조던 때문이다.
첫댓글 조던.. 과연 그를 넘을 선수가 나올런지. 르브론은 정말 아쉽습니다 여러모로.
정말 글의 초반부터 말미까지 구구절절히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문장력이 상당하시네요. 정말 이런 글들 자주 적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잘 봤습니다... 정말 모든 것은 조던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글 이네요 잘봤어요
배트맨 비긴즈->다크나이트 -> 다크나이트 라이즈로 이어질지 궁금해지네요 ㅎ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뭐 솔직히 조던부터 보고 시작한 저 같은 80년대 후반 생들은 너무 큰 걸 보고 시작한 거 같습니다. 킹ㅇ왕짱이 대를 이어 나올 줄 알았더랬죠
동감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큰 걸 봤죠. ㅠㅠ
필력이 아주 뛰어나시네요 재밋게 잘읽었습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이 모든건 미국이들이 매우 좋아할만한 영화스토리를 현세에서 실현시킨 조던에서 비롯됬다고...경험하지 않았으면 모르되 경험한 이상 어쩔수가 없지요..
영화같은 일을 실현시킨 The Hero
그렇죠 꼭 조던처럼 할필요가 없죠... 그들의 농구인생은 그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니까요~ 어차피 똑같히는 아류밖에 안됩니다...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거죠
ㅎ 무슨 사이비종교입니까? 솔직히 누가 조던처럼 비슷하게 해서 그를 넘어설수 있을까요? 그냥 자기길 자기가 알아서 가는게 최고의 선택입니다... 황제를 황제로써 끝내야지 우상화 시키지마세요...
답사마//그렇다고 르브론이 조던 스타일은 아니죠 ㅎㅎ 르브론 갈길을 답사마님이 정하시나요?
어째서 농구에서 모든길이 조던으로 통하나여;;; 만약 어떤선수가 4연패혹은 5연패를 하면서 시즌mvp도 3개쯤먹고 파이널mvp 4,5연속 갖고 가면 그것도 나름 조던과 다른길을 가면서 조던과 비견할만할텐데요... 굳이 조던과 같은길을 가야한다는건좀...
답사마님 농구가 정해진 길이 아닌데 최종점이 어딨습니까? 그리고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네요. '최종점'이란 의미 자체가 끝이란 건데 '그제서야 자신만의 항로 개척'이라뇨. 그리고 '조던도 어빙을 그렇게 넘었다'라면 님이 말한 방식으로 조던이 어빙을 넘었단 건데, 조던과 어빙의 커리어는 전혀 비슷하지도 않습니다. 슈퍼스타란 점, 화려한 공중플레이의 달인이란 걸 빼면 플레잉스타일도 판이하게 다르죠. 님 논리로 따지자면, 조던이 '전혀 다른 커리어'로 어빙을 넘었듯이 르브론이 조던을 넘는것도 가능한데 '다른 길은 없다'는 건 모순이죠
조던의 대한 그런 생각이 수많은 조던팬을 힘들게 하는것입니다..왜 농구는 곧 조던인가여? 전 그래서 조던싫어함! 조던이 가장위대하고 역대 독보적인 탑선수이고 가장드라마틱하고 솔직히 앞으로도 그를 뛰어넘을 실력과 업적을 쌓을 누군가가 과연 있을까? 싶지만..정말 100%는 없기에..시간이 지나면 또어떤 농구전문외꼐인이 나오지않을까..하는 1%의 기대감으로 보구있는데..농구=조던..아닙니다! 말도안되는 예지만..지금부터 로즈가 연속 6년 우승하면여? 퍼스트팀도 쭉쭉가고~그럼 당연히 넘어서겠죠..그럼 득점왕이 걸리려나;;(제가 쓰고도 너무유치하고 말도안되네여^^:) 물론 아직도 그누군가의 외계인이 보이진 않지만..믿습니다 !
참고로 오해는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조던팬이지만 답사마님처럼 생각하시는 조던팬들은 거의 없습니다. (답사마님은 작성글이나 회원정보를 보니 조던팬도 아니시네요) 괜히 엄한 주장으로 다른팬들 욕먹이는 건 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실례합니다만 '최종점'이란 단어가 사전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어려운 단어 같지는 않습니다만... 그리고 조던과 어빙은 '공중플레이'가 비슷했을 뿐이지 (많은 이들이 조던을 보면서 어빙의 향기를 느꼈다는 건 이런 의미입니다.) 플레잉스타일과 커리어에서는 전혀 비슷하지도 않습니다. 어빙은 지금 SF보다도 더욱 인사이드비중이 많은 선수였으니까요. 처음의 님은 댓글에서 '모든 항로는 조던으로 통하며, 그 분에게 도달하면 그제서야 자신만의 항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그런데 그 '뛰어넘은 예'로 언급한 조던과 어빙의 경우, 조던은 '어빙의 길'을 따라가지도 않았고 전혀 다른 스타일로 최고가 됐죠.
그런데 르브론에게만 '조던의 길을 따라가야 한다'고 하는건 모순같네요. 어빙은 어빙대로, 조던은 조던대로 위대한 커리어를 쌓았듯, 르브론도 그렇게 하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이의를 제기한 것은 팬의 입장에서 꼭 '~식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상해서였을 뿐이지, 르브론이 커리어건 영향력이건 어느 부분에서도 조던에게 근접하지도 못한 건 다들 알죠.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앞으로 르브론의 커리어가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꼭 조던처럼 할 필요는 없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전 매버릭스 팬은 아닙니다. 조던팬이고 현재 딱히 응원하는 팀은 없고요.
마사장님 현직때도그랬고 은퇴후에도 마사장님 그림자때문에 여러선수 빛못보게 하는 저 능력은 정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글이고, 동의합니다. 그러고 보면 MLB나 라리가 등 다른 스포츠에서보다 특히 NBA에서 '조던' 때문인지 확실히 더 이런 시각이 강한 것 같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답사마님은 르브론의 사죄가 진심이 안느껴지셨겠지만, 진심으로 느끼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깐다 해도 피를 토하지는 않습니다.
100% 동의하지는 않지만, 저도 르브론의 사과는 별로 진심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일단 시기적으로 바로 하는 사과도 아니고 1년쯤 지나서야, 그것도 납작 엎드린 사과도 아니라고 느껴서요.
보스턴을 넘기위해 히트로왔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하고싶어햇겠지요..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히트에오고나서 이런발언을 했다면 더욱더 까엿겟죠.. 정규시즌 보스턴에게 발릴때도 엄청 욕먹엇겟죠 르브론은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엇던것같습니다 결국엔 보스턴을 넘고 이야길하죠.. 그 자신도 이 날을 많이 벼르고 있었을거애요..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고 이렇게 생각안하신대도 어쩔수없습니다만..
피를 토하며 까지를 않죠를 아무리까도 피는 안토한다라고 말씀하시는건
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를 아무리 절망스러워도 하늘이 무너지는것만은 못하다라고 괜스레 시비거는 모습같네요. 참.. 수준이 ..
마치 한국 mlb의 찬호형같은사람이 한국에선 쭉쭉 나올줄알았죠 누가 알았을까요.. 최초가 최고일줄은..ㅜㅠ
조던이 최고의자리에서은퇴하지말고 샥이나코비에게 왕좌를넘겨주고은퇴했었다면 nba인기가 조던은퇴후에도 유지될수도있었습니다. 매직이 조던에게 물려준거같이요
글을 정말 잘쓰시네여.. 부럽 ㅜㅜ
조던 때문이고, 조던이기 때문이고, 지금 조던같은 선수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ㅋ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전 조단이 싫습니다. 농구의 잣대가 되어버린 당신이 싫단 말입니다.
조던 땜에 2연패해도 대단한건데 '에라이 3연패도 못하는 ...' 하고 아쉬움 남는게 싫습니다,
정말 잘 쓰셨습니다. 문장력이 ㄷㄷㄷ 하세요;;
베지터와 프리더에서 대박공감 합니다.
잘 봣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문장이 좋네요
여담입니다만 배지타는 한국인이라는군요. 출처는 컬투쇼입니다. 위대한 종족입니다. 한국인이란..
레지밀러를 생각하면, 요즘 오직 우승에 목이 매어 한 팀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각각의 프랜차이저들이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거 보면 참 씁쓸하네요..시대가 변했다는 거겠죠 뭐...정말 개인적이지만 마이애미가 5연패 6연패 한다고 쳐도 전 끝까지 한팀에서 뛰면서 결국엔 우승을 차지했던 역대 선수, 팀들보다 감동이 덜 할듯 하네요. 뭐 그냥 그런갑다 할듯..(각각이 다른데서 뛰면 라이벌리나 그런 관계도 만들어져서 참 흥미진진할텐데..그래서 개인적으로 시카고나 댈러스의 우승을 바랍니다) 이런 현상이 어디서부터 시작된거지..전당포때부턴가..휴우...점점 재미가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