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으로 천문학 일가를 이뤄 영국 BBC 프로그램 '스타게이징 라이브'에 브라이언 콕스 맨체스터대학 물리-천문학과 교수와 함께 출연할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은 그레그 퀴크가 비교적 이른 나이인 62세에 저하늘로 떠났다. 서부 퍼스에서 북쪽으로 2000km 떨어진 브룸 출신인 그는 길다란 흰 수염 때문에 '스페이스 간달프'란 별명으로 더 유명했다.
사망 일시와 장소, 원인을 비롯해 죽음을 맞기까지 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지난해 암 발병 사실을 알렸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가 죽음을 맞기 전 개인 홈페이지에 올라온 포스트에는 "몇몇 우주적, 신체적, 그리고 다른 세계 도전들 때문에 우리의 2024 스타게이징 시즌은 이용할 수 없고, 폐쇄되고, 잠겼으며, 일어나지 않으며 일어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그는 2017년 '스타게이징 라이브 오스트레일리아' 시리즈에 출연했는데 실용적인 천문학자를 연기해 이론 입자물리학자로 분한 콕스 교수와 대조를 이뤘다. 이 시리즈에는 퀴크의 논문이 소개됐는데 왜 호주의 밤하늘은 영국의 그것과 다르게 보이는지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고인의 미디어 경력에는 호주 ABC 방송의 10부작 시리즈 'A Stargazers Guide to the Cosmos'와 'Is The Moon Upside Down?'와 'Earth Turning Consciousness' 같은 책들이 포함됐다.
퀴크는 고향 마을에서 '천문학 투어'를 운영하는 가이드로도 명성이 자자했다. 그는 28년에 걸쳐 "나를 덤불에서 꺼내 세계 무대로 이끈 BBC 프로듀서를 포함해" 10만명가량의 투어 참가자들과 함께 했다고 추정했다. 그의 투어에 함께 했던 여러 사람이 소셜미디어에 추모의 글을 올렸다. 시드니에 사는 크리스 로스는 고인이 "소중한 추억"을 안겼다고 적었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주의 언론인 샘 톰린은 엑스(X, 옛 트위터)에 퀴크야 말로 "우리 시대 위대한 과학 커뮤니케이터 가운데 한 명이며 브룸의 아이콘(우상)"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아마추어 천문학자는 사람들이 밤하늘을 조금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좋아한다고 종종 말하곤 했다. 2017년 호주 ABC 인터뷰를 통해 그는 "당신은 천문학에 대해 생각하면 종종 그것은 저 밖에 있는 것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내 생각에 우리는 행성에 있으며, 우주를 여행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제가 여러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여러분 발밑에 펼쳐놓을 수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