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처럼 일에 묻혀서 지낸지 몇 달 만에 휴가는 논문준비로 3일을 써 버리고 시험에 수업에 시간에 좇기는 것이 7개월은 된 듯했다.
정작 휴가다운 휴가는 못간것이 아쉬워 친구들은 이미 가정이 있고, 딸린 식구들이 있다보니 항상 휴가는 거의 나홀로 여행을 가게 된다. 어디로 갈까? 금요일에 일을 조금 빨리끝내고 알차게 실속있게 갈만한 곳이 어디일까? 갔다와서는 꼭 후회와 잘 다녀왔는 생각을 하게된다.
뭐니뭐니해도 식구들이 있는 곳이다.
언니는 차라리 비수기때 10월쯤에 해외로 뭉뚱그려서 몇 일 솔솔하게 다녀오지 궃이 고향으로 갈려고 하냐고 묻는다. 이미 결정했고 내려 간다고 통보했기에 또 마음은 이미 그 곳에 가 있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 때 해외로 가게되면 가는 것이고,,,,그러다가 미뤄지는 것이 싫어서였다. 그런심정으로 2~3년 버텼는데 일이 바빠지면 새벽까지 일을 해도 시원치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안될 일이었다.
간밤에 소나기로 인해 광주에 사는 언니, 화순의 여동생, 목포의 친구, 광주에 있는 친구,,전화와 문자가 소나기 만큼 빗발친다...내려 올 수 있겠냐고, 버스기사가 운전하지, 나야 버스안에서 편하게 잘 텐데 뭔걱정이야,,,마음먹은 것 어쩔 수가 없어,
차는 공용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광주행 예약티켓을 받아들로 버스에 올라탔다.
그 장거리까지 버스안의 손님은 고작 4명,,,이래서야 어떻게 운영이될까? 걱정까지 되었다.
이러다 버스노선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사서 고민이다.. 신갈서 한차례 손님을 더 태우니
제법 버스안이 채워졌다. 휴가의 절정기는 지났고 한적하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
젊은 학생과 회사원들, 가족단위가 많았다.
무섭게 소나기가 퍼붓자 걱정도 되었다. 3일 동안 세워둘차와 우산없이 가방을 끌고 사방으로
다닐 모습을 상상하니,,,
잠이 쏟아졌다, 간밤에 버스에서 잘 요량으로 미드를 새벽2시 까지 본 터라,,,미친듯이 자고 또
잤다.휴게소에 한 번 정차하고 10분을 쉬고 버스는 또 달린다. 중간중간에 식구들이 날씨를 문자로 통보해준다....그야말로 잠에 취했다...한 참 후에야 눈이 부셔 눈을 떴다. 언제 비가 쏟아졌냐는 듯 햇볕은 강하기만 했다. 휴! 다행이다.
버스터미널까지 언니가 마중나왔다..거의 일년만이다. 작년 추석때 보았으니,,,,
도착한 시간은 오후 한시반, 조카녀석이 밥을 먹지말라고 오라고 당부한 나머지 휴게소에서
주전부리도 안하고 커피만 한 잔 마셨더니 배가고팠다. 나는 언니가 외식을 할거라고 생각하고
집에들러 짐을 풀고 나갈준비를 하니 "집에서 밥을 먹지 왜 밖에서 나가서 먹냐고"한다.
글쎄 집밥이 훨씬 그립고 맛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후덥지근한 날씨에 요리까지 했다니,,,
진수성찬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몇일 전부터 고등어 조림 노래를 했었는데 어찌알고 텔레파시가 통했네,,,,이런 경우에도 텔레파시가 통하네잉,
오후에 휴식을 취하다가 친구와 연락이되서 날도 더우니 시원한 곳에서 보자고 신세계백화점에서 만나기로 햇다. 이런 버스를 타야 되는구만, 어쩔 수 없었다.그 곳은 주차할 곳도, 원만해서는 남의 차를 빌려줄 언니가 아니었다.
2년만이다. 고등학교 동창, 2년전에 만나서 내 얼굴보고 까무러칠려고 했던 그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금도 그렇단다. 고등학교 때의 내 모습과 목소리 온데간데 없다고,,너무 많이 변해 무섭다고까지 한 그녀,,,시원한 저녁과 시원한 차를 마시면서 적응을 해간다...그녀가 준비한 카메라를 꺼내어 내 사진을 연신 몇 장 찍는다. 네 얼굴 담아둘려고 찍어가는 거라고,,그랴,,
자주 사진 보면 익숙해지겠지, 작년 겨울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남편과 모임에서 갔던 사진을 보여주면서 어떤 곳에서 찍었는지 설명을 하면서 보여준다. 아들하나 딸하나,,인형같은 딸아이 모습이 너무 이쁘고 귀여웠다. 아일들을 데리고 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잠시 세일중이라 아동복코너에 가서 아이들 옷을 둘러본다. 초등 3학년, 7살.... 역시 엄마라서인지 고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녀의 조언에 따라 내일 볼 조카녀석들 초등4학년, 1학년
머시메 로봇 캐릭터가 있는 가을 셔츠와 여자아이용 노랑색의 티를 골라 예쁘게 포장을 부탁했다...사이즈가 맞을지, 애들 키가 얼마나 컸을지 친구의 조언대로 골라 포장을 했다.
여전히 구수한 사투리를 써 가는 그녀,,,,착한 남편만나 자기 성질 잘 받아주며 성실하게 사는 남편을 칭찬한다..... 한 때는 미술학원을 운영했었는지 아이들 낳고 기르다보니 다시 일하는 것이 쉽지 않고 아이들 키우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항상 좋은 일만 있는것도 아닐텐데 어느새 멋진 학부모가 되어있는 모습이 기특하다....중간중간에 아이들에게 전화를 챙긴다. 큰 아들녀석이 전화를 해서 "엄마 너무 늦는것 아냐?" 이런 안되겠다. 집에 아이들만 두고 온 친구의 걱정을 눈치 없이 오랜시간 붙잡아 두었으니,,아쉽지만 헤어지는 것이 나을 듯 했다.
친구도 아쉬웠는지 내일 웬만하면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하고 집까지 바래다 준다.
가까운 거리도 아니었을 텐데,,,,
첫댓글 와...나도 고향으로 여행한 듯한 ㄴ ㅡ낌이당...가족들과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가장 행복한 일~~!! 사진들보니까 남쪽으로 갔다 온 것 같아. ^^*
후회와 잘 다녀왔다는 생각의 공존...그 부분이 이해 됨..
끝마무리가 제대로 안되서 찝찝하지만 피곤해서 도저히 수정할 자신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