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하나를 넘었습니다.
“삶은 우리를 시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매 순간 우리는 시험을 통과하고 있다”
한세기 앞에 살았던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였던 빅토르 위고가 남긴 말이라 합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생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또한 관점에 따라 다르게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목회자로 살아오면서 때때로 원치 않는 다양한 경험들을 해 오면서 개인적으로 인생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합니다. “인생은 고개 넘기다.”
반평생 이상을 살아오면서 온몸으로 겪어보니 인생살이를 고개 넘기로 정의해도 무리는 아니다 싶습니다.
왜냐하면 한 고개만 넘어 가면 무릉도원같은 삶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삶이란 좋을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태산같은 문제의 고개턱이 가로막혀 있을때에는 저 고개만 넘었으면 하지만, 고생 끝에 그 고개를 넘어면 또 다른 고개가 가로 막을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24년 10월 말부터 딸 아이의 입시 문제로 저희 가족은 몸살을 앓다시피 했습니다.
처음 딸아이가 대학을 문예창작학과로 가겠다는 말을 들으며 반대를 하고 싶었습니다.(물론 속으로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관련 분야가 졸업을 한다고 하여 장래성을 담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빠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취미로 또는 소명으로 글쓰기를 통하여 하나님 나라 확장에 쓰임받고 싶어하는 목사 아빠의 모습이 좋아보였던지 관련 학원에 보내달라는 딸의 요청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두차례 씩 강남에 있는 학원을 끈기있게 다니며 글쓰기를 훈련하는 딸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부모 입장에서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듣기로는 관련 학과의 경쟁률이 만만하지 않다는 학원 선생님의 말씀이 내심 걸렸기 때문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수시 실기고사를 지원한 학교들을 찾아 다니며 시험을 보면 장난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실기 고사장을 찾는 학부모들과 아이들 숫자를 보면서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전망도 불투명한 과목임에도 지원하는 학생들 숫자가 만만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시 결과가 발표될 때 마다 주눅과 낙심하는 딸 아이를 지켜봐야 하는 부모 마음은 그야말로 속이 타 들어간다 해야 할까요?
지원했던 수도권과 서울 안의 대학들에 낙방을 하고서 정시에 지원을 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야말로 하나님의 은혜로 방배동에 있는 백석예술대학에 최종 합격했음을 주중에 통보 받았을 때 양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 기분이었습니다.
쉽지 않는 고개턱을 하나님의 은혜로 넘어섰지만, 이제 또 다른 시작을 딸 아이는 도전해야 합니다.
물론 부모인 저희 부부에게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태의 고갯길을 올라야겠지요.
우선은 백석예대는 학교 기숙사가 없기에 방을 구하는 일과 더불어 낯선 땅에서 홀로 지내야 하는 딸아이의 인생살이가 당면과제인 셈이지요.
그럼에도 분명한 것 한가지는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의 고백처럼“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딸 아이의 삶을 맡길 수 밖에”없음입니다.
새로운 인생과 도전이라는 과제 앞에 놓여 있는 저희 딸 아이 보민이가 겸손하면서도 당당하게, 그리고 담대히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
(요게벳의 노래/ 후렴)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