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투쟁을 선언하고 국회 본관에 돗자리를 깔았지만 보여준 모습은 기이하다 못해 엽기(獵奇)행각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무리 살펴봐도 이재명의 명분 없는 단식은 검찰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땡깡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단식은 불가항력의 처지에서 정치적 목적을 이루어 내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러므로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하고, 순수성이 있어야 하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국민적 관심을 유발해야 단식의 정당성을 인정받게 됨은 불문가지다.
적어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23일간 단식처럼 독재정권이나 권위주의 체제에 항거하는 단식 정도되어야 명분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재명의 단식은 슬로건도 없고 명분도 없는 코미디 같은 단식이라 단식이라는 말 자체가 부끄러울 정도다. 보통의 경우 단식 현장에는 물과 소금을 준비한다. 그러나 이재명은 물 대신에 텀블러에 든 무엇인가를 마셨다. 물병은 그대로 있었으니 물은 분명히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안에 보약이 들었는지, 영양가 높은 죽이 들었는지 이재명 외는 아무도 모른다.
더 황당한 것은 밤이 이슥해지자 들러리 섰던 민주당 의원들과 이재명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이튿날 아침에 나타났다. 자러 갔는지 음식을 먹으러 갔는지 참으로 난생 처음 접하는 희한한 단식이라 국회에서 캠핑한 것으로 보여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런 와중에 토요일 시위 현장에 생생하게 나타난 것을 보면 아무래도 단식은 정치쇼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러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출퇴근 단식이니, 세상에 둘도 없는 기상천외한 단식이니, 뜬금포 단식이니, 3중 방탄 단식이니. 자해공갈단 단식이라는 등의 비난과 비아냥이 넘쳐나는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이재명의 단식을 보면 ”내가 단식한다고 했더니 진짜 단식하는 줄 알더라“는 구절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비난은 이재명이 뜬금없이 정기국회 개원 하루 전, 검찰 출두 4일 전에 나온 즉흥적 단식이라는 점에서 단식을 선언할 때부터 이미 예고된 현상이었다. 현재 이재명은 얽히고 설 킨 다양한 범죄혐의로 검찰청과 법원의 문턱이 닳도록 왔다 가야 하는 범죄 백화점이다. 이런 자가 단식을 택한 것은 마치 도둑놈이 경찰서에 가지 않으려고 단식하는 꼴과 하나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검찰은 이재명에게 9월 4일 소환 조사를 요구했다. 이번에 출두하면 5번째 검찰 소환이다. 특히 이번 소환은 백현동 옹벽 아파트 용도변경 특혜 사건과 쌍방울 대북 불법 송금이 걸린 탓에 그 어느 때보다 구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를 모를 리가 없는 이재명이 수사를 지연시키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 단식 쇼라고 봐야 한다. 그래야만 나빠진 건강을 핑계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연출을 통해 검찰 소환을 미룰 수 있고, 국회 체포 동의안을 무산시켜 불체포 특권을 포기한다는 자신의 거짓 선언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있게 되며, 당내 사퇴론도 잠재울 수 있으니 그야말로 야바위 단식 쇼의 진수가 아닐 수 없다.
이재명이 단식을 선택하면서 내건 조건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이재명은 대통령의 민생파괴,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대국민 사죄, 일본 핵 처리수 방류에 대한 반대 천명 및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쇄신 및 개각 단행 등을 단식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참으로 어이없는 조건이다. 민생파괴와 민주주의 파괴는 국회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이 사사건건 발목 잡고 나라 망하게 하는 법안을 강제 통과시킨 것이 민주주의 파괴요,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것은 되레 우리 수산업계 종사자들을 죽이는 자해 행위와 다르지 않아 이것이 바로 민생을 파괴하는 짓거리가 아니고 무엇인가,
따라서 평소에 자유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강조하고 수산시장을 찾아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윤석열 정부는 민생파괴와 민주주의 파괴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또, 이재명이 주장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에 대한 반대 천명 및 국제해양재판소 제소도 허황하기는 마찬가지다. 원전 처리수 방류의 주체는 일본 정부의 고유권한이라 다른 나라가 왈가왈부할 성격이 아니다. 우리가 반대해도 일본이 들어줄 리가 만무한 일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일본 주권문제라고 했다. 국제해양재판소 제소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검토했으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폐기한 사안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지낸 이재명이 이를 모른다면 무식한 것이고 알면서도 억지를 부린다면 내로남불을 자인하는 꼴이다. 이재명이 언급한 전면적 국정쇄신 및 개각 단행도 윤 정부의 권한에 대한 전형적인 정치적인 공세로서 언급할 가치조차도 없는 문제다. 이런 차에 눈꼴 사나운 것은 문재인이 이재명에게 격려 전화를 했다는 점이다. 전직 대통령이라면 현실 정치에 입을 다물고 있어도 시원찮은 판에 오히려 격려를 해주었으니 극과 극은 상통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 하지만 사태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지만 사태를 간단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복잡한 일이라는 것을 이재명과 문재인이 깨닫는 날, 그날이 바로 저승 맛을 아는 날이 될 것이다.
첫댓글 이재명 의 단식은 쇼쇼 이다.
이재명은 단식(斷食)이 아니고 단식(壇食:제단에 앉아 음식을 먹는)입니다.
이재명의 가짜 단식은 워낙 보여주는 게 많아 그야말로 브라이어티 쇼 (variety show)인 셈이지요. 마치 야바위꾼이 단식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