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선거
녹색평론 2024년 봄 호, 185호를 읽었단다.
어제 또 한 번의 선거가 끝이 났단다.
야당의 압승으로 끝이 났지만,
보기 싫은 얼굴들이 대거 당선이 되어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더구나.
얼마 전에 Jiny가 학교 숙제라면서
현대 민주정치의 개선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물어봤잖아.
쉽지 않은 숙제로구나.
Jiny는 먼저 다수결로 결정되다 보니 소수의견이 무시되는 문제점을 이야기했잖아.
참 좋은 지적인 것 같았어.
우리나라는 대의 민주주의로 선거에 뽑힌 사람들이 국민을 대신 정책을 결정하는데
그 사람들이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단다.
그리고 임기가 있는 선출직이다 보니,
오랜 시간이 필요한 중요한 국가 정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어.
단기간에 성과를 내어 다음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그런 정책들만 내놓고 있지.
현대 민주 정치의 문제점들이 많지만,
선출직 대의 민주주의는 국민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이 큰 문제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
그래서 녹색평론에서도 늘 이야기하지만,
국민 숙의제도라든가, 정책의 최종 결정을 시민이 할 수 있는 시민 의회제도,
아니면 아예 추첨제로 국회의원을 뽑는 제도도 소개해주었었단다.
우리나라 현실 정치에 끼어들기 쉽지 않은 제도들인 것 같아.
이번 녹색평론에서도 선거를 앞두고
우리의 노력에 의해서만 민주주의를 얻을 수 있다면서 선거에 동참하자는 글을 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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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다가오는 선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차악(次惡)을 선택할 것인가, 소신껏 투표를 해야 할 것인가, 혹은 냉소적 무관심으로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갈등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투표 용지 바깥으로도 눈을 돌려보자. 제약이 많이 여건 아래에서도 창조적으로 자율적 상호부조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자립적 자치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극복하기 어려워 보이는 문제들도 민중(demos) 가운데에 나오는 힘(kratos)이 있다면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인간다운 세상은 우리 각자의 용기 있는 선택으로 열릴 수 있다는 것을 믿어보자. 그리고 자치(自治), 즉 민주주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다만 이것은 4년에 하루에 끝나는 일이 아니다. 매일 같이 내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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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I
아빠는 이제 진짜로 AI 시대로 들어선 것 같은 기분이 든단다.
ChatGTP를 필두로 여러 AI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AI가 그림 그림, 사진, 영상, 소설 등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영역들을 침범하고 있다는 게 실감이 간단다.
이 AI가 인간 세계에 마냥 도움만 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이유로 오히려 인간 세계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단다.
그리고 AI의 발전은 기후 위기에 닥친 지구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단다.
AI를 발전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데이터 센터가 세워질 텐데,
데이터 센터는 많은 양의 전기를 먹을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열을 내뿜게 된단다.
데이터 센터의 세울 때 가장 고심하는 것이 어떻게 열을 내리느냐이거든.
AI를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전기에너지가 필요할 테고,
그 전기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발전소를 만들 텐데,
쉽게 생각하는 것이 원자력 발전소라는구나.
그래서 원자력 발전소 관련 주식이 오르고 있다는 씁쓸한 소식도 들었어.
이번 녹색평론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해 많은 꼭지를 다루고 있는데,
이런 전기에너지 급증에 대항 우려도 이야기를 해주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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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8)
언론은 2024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인공지능으로 인해 생길 에너지 부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이 생각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쓸 것이므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핵융합에너지 기술의 개발과 원자력발전소의 추가 건립이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되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2027년 인공지능이 연간 사용할 전력량이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스웨덴 같은 국가들이 각각 1년간 소비할 전력량과 비슷하다고 추정했다. 다보스포럼에서 한 기업가는 “인공지능이 활성화되면 데이터센터 등 컴퓨터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전기사용량이 2050년쯤엔 지금의 1,000배가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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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가장 큰 우려는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점이란다.
아무래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다 보니 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겠구나.
너희들이 어른이 되어 직업을 선택할 때는 인공지능의 영향으로
직업군이 많이 바뀌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인공지능이 사람의 직업군을 너무 침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판사라는 직업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했으면 좋겠구나.
너무 주관적으로 치우친 판결을 너무 많이 하셔서
국민들을 열 받게 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야.
…
음, 그런데 지구를 죽이면서까지 A/I가 필요한 것인지 잘 모르겠더구나.
2. 주민자치
손주화, 윤현식, 황종규, 하승수 이렇게 네 분이 “정치 개혁은 주민자치로부터”라는
대담이 실려 있는데, 하시는 말씀들이 좋았단다.
특히 어제 당선된 정치인들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지방소멸과 지방자치에 대해
좋은 의견들을 내놓으셨단다.
지방 소멸을 해결하겠다고, 지방을 서울처럼 만들려는 정책은 잘못되었다고 했어.
참석자의 말씀대로 지방이 서울처럼 되길 기다리는 것보다
서울로 이사하는 것이 빠르니까 말이야.
물론 집값 걱정이 있긴 하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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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윤현식) 현 정치구조 아래에선 지방소멸을 막겠다는 정책 자체가 지방소멸을 가속화하게 돼 있습니다. ‘잘산다’는 모델이 서울이고, 정책의 방향이 서울을 따라잡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전국정당이 대중에게 내놓는 정책의 모델은 서울입니다. 그런데 지방에서 사는 사람이 자기 동네가 서울처럼 되길 기다리는 게 빠를까요, 그냥 서울로 이주하는 게 나을까요? 지방은 서울을 모델로 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정치인들의 집권을 위한 장단에 놀아나는 것밖에 안됩니다. 그러니까 서울과는 다른 삶을 살아보자고 주장하는 정치세력이 중앙에서는 나올 수 없어요. 군소정당도 전국적 지지에 갈급하니까 거시적인 얘기를 할 수밖에 없죠. 미시적인 의제는 들어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그렇지만 다른 얘기가 안 나오는 한 이 구조를 어떻게 바꾸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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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양대 정당 체제하에서는 지방소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척 어렵다고 했어.
지방의 작은 생활권 단위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도 했단다.
주민자치를 입법화하여 직접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어.
이번 독서 편지의 서두에서 이야기했던 우리나라 현대 민주정치의 문제점과 맥을 같이 하는데,
주민자치가 살아나야 좀더 직접민주정치를 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지방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단다.
우리나라 국민성으로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주민자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좀 들긴 했단다.
너무 이상적인 의견인 것 같기도 했단다.
우선 실천을 해 나가면서 이상과 현실을 좁혀야 하지 않나,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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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황종규) 그건 관이 파트너를 선택하기 때문이에요. 지역정당, 자치 그리고 시민적 실천, 이런 것들이 지금 굉장히 힘든 상황인 건 틀림없어요. 그러나 양대 정당의 정치적 독점 문제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죠. 세계 어디에서든 대의제는 주민들의 생활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삼을 방법도 없고, 원래 그런 제도가 아니에요. 우리가 대의제에 그걸 기대하는 건 무리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사회적 위기, 질곡을 해결하려면 작은 생활권 단위의 정치를 복원해야 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생활권 단위 당사자로서의 주민들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그것을 위해 ‘주민자치’를 입법화하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민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고 주민자치를 진짜 지방자치라고 말은 하지만, 법에 주민의 자치권이 명시되어 있지 않거든요. 자치권을 갑고 있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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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이외에도 지방자치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실었단다.
그런 이야기 중에 바닷가 모래밭의 오사용에 대한 예를 들면서,
국민들이 좀더 정치에 참여하면 그런 오사용을 방지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단다.
아빠는 바닷가의 모래밭이 그렇게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단다.
무슨 말이냐면 바닷가 모래밭은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것인데,
특정 개인에게 상업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해 주고 있다는 거야.
그 개인의 땅도 아닌데 말이야.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아빠처럼 바닷가 모래밭에 세워진 상업시설들이
많은 사람들이 공유해야 할 땅을 특정인이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야.
그걸 많은 사람들이 알고 또 그것을 부당하다고 생각하게 되면,
지차체에서도 쉽게 허가를 내주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한단다.
아는 것이 힘.
지금이라서 관련 지차체에서는
아름다움 모래밭을 되찾기 위한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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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82)
바닷가 모래밭은 누구의 것인가? 모두의 것이다. 환경주의의 과격한 주장이 아니라 법에서 바닷가 모래밭은 공유수면이고, 모두의 것이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두의 것인 바닷가 모래밭을 특정인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독점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온당하지 않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바닷가 모래밭을 누릴 자유와 권리가 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그것을 빼앗기고 있었다.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함께 바닷가 모래밭을 지켜야 한다. 바닷가 모래밭을 지키기 위해서 소송을 하고 시위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바닷가 모래밭이 모두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바닷가 모래밭을 누군가가 독점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모래밭을 특정인이 독점하는 방식의 상업행위는 확산되기 어려워진다. 지차체들도 허가를 내주는 것을 주저하게 될 것이다. 나도 이번에 양양에 직접 가보지 않았다면 바닷가 모래밭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바닷가 모래밭을 빼앗기도 나서야 그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그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지키기 위해 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싶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바닷가 모래밭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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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녹색평론에서 서너 권의 책 서평을 실어주는데,
이번 호에서는 여섯 권을 소개해 주었단다.
그 중에 아빠는 라리사 짐버로프의 <음식의 미래>와 김해자 님의 <니들의 시간>이라는
책을 읽어보고 싶더구나.
라리사 짐버로프의 <음식의 미래>는 책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먹거리에 관한 책이란다.
먹는 것이 곧 우리의 몸이 되니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겠니.
그러면 어떻게 먹어야 할까를 이야기하고,
음식 쓰레기에 대해 대처하면서 지구도 구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되어 있다고 했어.
지구를 걱정하면서도 먹거리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있다면 읽어볼 만 책인 것 같았어.
그리고 김해자 님의 <니들의 시간>은 시집이란다.
아빠가 지난 녹색평론 184호에 실린
김해자 님의 <삼십년 후, 소년 소녀에게>라는 시를 너희들에게 소개해 준 적이 있었잖니.
그 시도 시집 <니들의 시간>에 실려 있다고 하는구나.
그 밖에 시의 언어로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들이 많이 실려 있는 것 같았어.
아빠가 시를 많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시집은 한번 읽어보고 싶더구나.
그래서 리스트에 올려 놓았단다.
…
이상 녹색평론 2024년 봄 호, 185호의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았다.
약간 아쉬운 어제의 선거 결과였지만,
국민의 뜻은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단다.
그렇게 충분히 보여주었는데, 과연 그 분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볼까?
아니면 지금처럼 해온 것처럼 철저히 외면할까?
궁금하구나.
아직도 3년. 너무 길다.
PS,
책의 첫 문장: 인공지능(AI)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이다.
책의 끝 문장: 그래야 정치적 승리도 사회경제적 발전도 이룰 수 있다.
책제목 : 녹색평론 2024년 봄 호 (185호)
지은이 : 녹색평론 편집부
펴낸곳 : 녹색평론사
페이지 : 264 page
책무게 : 358 g
펴낸날 : 2024년 03월 04일
책정가 : 17,000원
읽은날 : 2024.03.17~2024.03.20
글쓴날 : 2024.0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