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철이 신청했다는 대전대회를 함께 하기 위해 셋이서 안개낀 고속도로를 달려 올라간다.
지난번 몇차례 참가했던 그 대회들과 행사장소나 코스가 똑같기 때문에 주차하는 위치도 당연히 같아지는데 다만 화장실 이용에서 살짝 예상과 어긋난다.
이른아침에 안개가 자욱하면 대머리 벗겨진다고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밭수목원 광장을 지나며 갑천으로 내려가는 동안 이미 땡볕이 온누리를 강타하기 시작하고 기온도 어제에 못지 않게 치솟을 기세.
현장접수를 해서 어찌어찌 의지를 다져보려 했었는데 내외의 상황이 영 아니올시다.
해서 그냥 분위기만 어느정도 살려 곁다리로 뛰어보기로 한다.
둔산대교 아래서 볕을 피해 머물다가 주자들이 출발할 무렵에 산책로와 나란히 놓인 자전거길 적당한 지점에서 합류해 달리는 방법을 썼는데 마음가짐에서부터 차이가 있는건 어쩔수가 없다.
자료를 뒤져보니 2/10에 이곳에서 카리수대회를 달렸다고 나오는데 그때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금관 전혀 다른 기상상황이었다.
그땐 기온이 영하4도에 체감온도는 그 보다도 훨씬 더 내려간 극한 환경이었고 오늘은 25℃를 넘어서는 무더위와 땡볕에서의 싸움.
자칫 조금이라도 무리를 하면 후반에 감당할 수 없는 큰일이라도 날수가 있기에 몸이 허용을 하는 범위 내에서만 속도를 유지하는데 대략 4'40"~45" 범위를 찍고 있다.
반환점을 얼마쯤 남긴 지점에서 민폐를 고려해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두철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그 뒤를 따라서 돌아가려고 했는데 두철이 끝내 함께 가자고... 그래서 돌아오는 길엔 두철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울러 순위에 대한 변수도 계산하며~
계획대로 잘 전개가 되는 것 같았던 5위 진입이 뒤에서 나타난 두 명 때문에 와그르르 무너지고 결국 6위인지 7위인지를 차지했다고 한다.
난 결승점 저 먼 앞쪽에서부터 자전거길로 경로를 바꿔 행사장 천막 뒤로 피니쉬.
편도로 각 10Km가 되는 구간만 잘라서 정리하면
갈때 47:09 (4'43"/Km)
올때 46:22 (4'38"/Km)
[1:33:31 / 20Km]
그래도 대회장에 나오니 많은 악재 속에서도 이렇게나 달리게 된다.
전주로 돌아오는 길은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