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中에 '셰셰'만큼 낯 뜨거운 트럼프 노벨상 추천
조선일보
입력 2025.02.05. 00:20
더불어민주당 박선원(가운데) 의원이 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개회식 및 본회의에서 메모를 들고 이재명(오른쪽) 대표,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고 이를 미국 측에도 알렸다고 한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추천 사유로 트럼프 1기 때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한반도 평화와 한미 동맹에 기여했다는 점을 들었다. 박 의원이 이 문제를 두고 이재명 대표와 상의하는 사진도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노벨평화상에 관심을 보여왔다. 민주당의 노벨상 추천은 이 대표의 반미(反美) 이미지를 줄이고 트럼프에게 호감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행위라도 상식의 선을 크게 벗어날 경우 조롱 거리가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표는 과거 “미군은 점령군”이라 말했고, 2017년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는 “대통령이 되면 사드 배치를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총선 때에는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윤석열 정부의 한·미·일 협력과 중국·북한에 비판적 정책을 탄핵 사유에 포함시켰다가 삭제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이런 이유들을 근거로 이 대표에게 비판적 보고서를 냈다. 민주당이 트럼프 환심 사기에 나선 것은 이 대표에 대한 미국 조야의 불신이 계속될 경우 대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치 ‘뇌물’처럼 느껴지는 트럼프 노벨상 추천은 낯 뜨겁다.
민주당이 트럼프 노벨상 추천 이유로 든 한반도 평화와 한미 동맹 기여라는 것도 황당하다. 트럼프 1기 미·북의 세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 이벤트는 김정은의 비핵화 사기극이 통하지 않으면서 끝났고, 한미 연합훈련만 중단됐다. 이것이 한반도 평화이며 한미 동맹 발전인가.
트럼프 백악관은 최근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화의 목표는 핵 군축이나 동결이 아닌 비핵화라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김정은식 가짜가 아닌 진짜 북한 비핵화를 이룬다면 민주당이 추천하지 않더라도 세계의 박수 속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