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안정 기대와 달리 가격 상승세 지속
“기준가격 사라져 거래 불확실성만 커졌다”
정부가 대한산란계협회의 산지 계란가격 고시를 중단시키며 ‘시장 정상화’에 나섰지만, 정작 계란시장은 기대했던 안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계란의 소비자 가격(30구 기준, 축산물품질평가원)은 1일 7천583원이었고, 지난 10일에는 7천633원으로 소폭이지만 올랐다.
정부가 산지가격 고시가 농가 간 가격 담합을 유도하고 계란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판단했지만, 고시가 폐지된 이후에도 산지 가격과 소비자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대한산란계협회(회장 안두영)가 발표해 온 산지가격 고시가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특히 특정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이 생산자들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산지가격 고시는 사실상 중단됐고, 정부는 시장 자율 기능이 강화되면 가격도 보다 합리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부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산지가격 고시가 폐지된 이후에도 계란 가격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산지와 도매시장, 소비지 가격은 여전히 수급 상황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거래 기준이 사라지면서 농가와 유통업체 간 가격 협상 과정에서 혼선이 커지고, 지역별·거래처별 가격 편차도 이전보다 확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농가들은 산지가격 고시는 ‘가격을 올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참고하는 기준가격으로 인식해 왔다고 설명한다. 생산비와 수급 여건을 반영한 가격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거래의 기준점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을 뿐, 가격을 강제하거나 담합을 유도하는 기능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충북지역의 산란계 농가는 “가격 고시가 있을 때도 실제 거래가격은 물량과 품질, 거래처에 따라 달라졌다”며 “기준가격이 없어지면서 오히려 거래 상대마다 가격이 달라지고 협상 과정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계란 유통업체는 “계란이 (수요대비)모자라면 가격이 오르고, 남으면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설령 계란이 모자라 천정부지로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도 다른 대안을 찾으며 자연스레 소비둔화, 가격안정 수순으로 시장은 흘러간다”라며 “가격하락을 정부가 할인 지원 등으로 소비를 끌어올리며 오히려 막고 있는 상황이다. 계란 시장의 문제는 고시 가격이 아니라 정부의 단편적인 물가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산지가격 고시 폐지라는 제도 개선에 집중한 나머지, 시장에 필요한 가격 정보 제공 기능을 없앴다”라며 “기준가격이 사라진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졌다. 계란 가격을 둘러싼 문제를 단순히 가격 고시(농가 담합)로 볼 것이 아니라 생산과 유통 전반을 함께 살펴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출처: 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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