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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부가(毫毛斧柯)
어릴 때 꺾어 버리지 않은 나뭇가지는 나중에 도끼를 써야 제거할 수 있다는 뜻으로, 화근(禍根)은 당초에 뽑아 버려야 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이다.
毫 : 터럭 호(毛/7)
毛 : 터럭 모(毛/0)
斧 : 도끼 부(斤/4)
柯 : 가지 가(木/5)
출전 : 전국책(戰國策) 卷22 위책(魏策) 10 소자위조합종설위왕(蘇子為趙合從說魏王)
이 성어는 전국책(戰國策) 卷22 위책(魏策) 10 소자위조합종설위왕(蘇子為趙合從說魏王)에서 전국시대 말엽에 유명한 유세객 소진(蘇秦)이 합종책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위(魏)나라 양왕(襄王)에게 유세하는 가운데 인용한 말이다.
소진(蘇秦)이 아뢰기를, "주서(周書)에서는 '처음 싹을 자르지 않아 무성해지면 어떻게 하나? 터럭같이 작을 때 치지 않으면 결국 도끼를 써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蘇秦曰: 周書曰, 綿綿不絕, 縵縵奈何; 毫毛不拔, 將成斧柯.
미리 깊이 생각하고 결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재앙이 이르게 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前慮不定, 後有大患, 將奈之何.
왕께서 만일 신의 의견을 받아들여 여섯 나라가 합종으로 친교를 맺고 힘을 합쳐 뜻을 하나로 한다면 강력한 진나라를 근심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大王誠能聽臣, 六國從親, 專新並力, 則必無強秦之患.
그러므로 저희 조나라 왕께서 신을 보내어 어리석은 계책을 제시하여 분명하게 약속을 얻도록 하였습니다. 왕께서 조칙을 내려 주십시오.
故敝邑趙王使使臣獻愚計, 奉明約. 在大王詔之.
위나라 양왕이 대답했다. "나는 어질지 못해 일찍이 훌륭한 가르침을 들은 적이 없었소. 지금 당신은 조나라 왕의 조칙을 가지고 나를 가르쳐 주었소. 삼가 나라를 들어 당신의 의견을 따르겠소."
魏王曰: 寡人不肖, 未嘗得聞明教. 今主君以趙王之詔詔之, 敬以國從.
(戰國策/卷22 魏策)
⏹ 호모부가(毫毛斧柯)
수목을 어릴 때 베지 않으면 마침내 도끼를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는 뜻으로, 화(禍)는 미세할 때에 예방해야 함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큰 사고라도 대부분 인재(人災)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미리 조그만 대비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을 입는다.
이럴 때를 위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에게도 해당된다. 나쁜 버릇은 어릴 때 고쳐야 한다는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이다.
범죄를 소탕할 때 자주 등장하는 발본색원(拔本塞源)이나 잡초를 벨 때 뿌리까지 없애라는 참초제근(斬草除根)도 화근은 크기 전에 없애야 함을 가르친다.
유실수도 아닌 잡목을 어릴 때 꺾어버리지 않으면 나중에 도끼를 사용해야 될 정도로 자라게 된다. 터럭같이 아주 미미할 때(毫毛) 나무를 처치하지 않아 나중에는 도끼로 가지치기한다(斧柯)는 이 성어도 자라기 번에 화근을 없애라는 뜻으로 썼다.
터럭 호(毫)는 가을철 털갈이 할 때 나온 가는 털 추호(秋毫)의 그 글자인데 매우 가늘거나 작은 것을 비유한다.
중국 주(周)나라부터 진(秦)의 통일에 이르기까지 전략가들의 변론과 책모를 엮은 전국책(戰國策)에 이 비유가 사용됐다.
이 책은 전한(前漢)의 학자 유향(劉向)의 저작으로, 공자의 춘추(春秋)가 춘추시대란 말을 낳은 것과 같이 전국시대란 말을 처음 비롯되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 위책(魏策)에는 합종연횡(合從連衡)으로 유명한 종횡가 소진(蘇秦)이 위(魏)나라 양왕(襄王)을 찾아가 유세하는 가운데 인용한 말이다.
위나라의 국력이 결코 작지 않은데 당시의 강국 진(秦)과 연합하면 속국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진에 대항하려면 주변 6국이 힘을 합치는 합종책(合從策)을 써야 한다며 위왕을 설득한다.
綿綿不絕 縵縵奈何
처음 싹을 자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毫毛不拔 將成斧柯
터럭같이 작을 때 치지 않으면 결국 도끼를 써야 합니다.
소진의 변설에 위왕은 합종책을 쓰기로 하고 재상을 맡겼다.
빠른 산업화, 빠른 민주화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유달리 후진국형 사고가 많아 웃음거리가 되곤 한다. 한동안 다리가 무너지고 공사장 붕괴 사고가 잦더니 400여 명의 학생들을 잃게 한 세월호 침몰까지 이어졌다.
정권까지 바뀌게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 이 사고 이후는 안심해도 될까. 지진이나 원전, 그리고 호시탐탐 노리는 북핵까지 모두 사전대비를 철저히 해야 후회가 없다.
▶️ 毫(터럭 호)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터럭 모(毛; 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高(고, 호)의 생략형(省略形)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길고 뾰족한 가는 털의 뜻이 전(轉)하여 가늘고 작다 또는 붓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毫자는 ‘가는 털’이나 ‘붓끝’을 뜻하는 글자이다. 毫자는 高(높을 고)자와 毛(털 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高자는 높은 건물을 그린 것으로 ‘높다’나 ‘크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다. 이렇게 ‘높다’라는 뜻을 가진 高자에 毛자를 더한 毫자는 ‘높게 자란 털’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길게 자란 털일수록 끝이 더 가늘게 보인다. 그래서 毫자는 털의 가장 끝부분에 있는 가느다란 부분이라는 의미에서 ‘털끝’이나 ‘가늘다’, ‘조금’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毫(호)는 (1)붓의 털끝 (2)무게나 길이의 단위로 곧 이의 1/10에 해당함 등의 뜻으로 ①터럭(몸에 난 길고 굵은 털), 털 ②가는 털, 잔 털 ③붓 ④붓 끝 ⑤호(척도 또는 분량의 단위) ⑥조금 ⑦가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터럭 모(毛), 터럭 발(髮)이다. 용례로는 가느다란 털로 아주 작은 물건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을 호발(毫髮), 가는 털을 호모(毫毛), 전혀 없음이나 조금도 없음을 호무(毫無), 털오리와 같이 아주 작은 것을 이르는 말을 호홀(毫忽), 붓의 끝을 호단(毫端), 매우 적은 분량을 호리(毫釐), 털끝 만한 작은 일 또는 적은 양을 호말(毫末), 붓을 휘두른다는 뜻으로 미술품으로서의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림을 휘호(揮毫), 조금 아주 조금 만큼의 뜻을 이호(釐毫), 몹시 적은 분량이나 아주 작은 정도를 소호(小毫), 매의 꼬리에 달아서 사람의 눈에 잘 띄게 하는 흰 털을 망호(望毫), 토끼의 잔털을 토호(兔毫), 몹시 적은 수량을 사호(絲毫), 부처의 미간에 있는 흰 털을 옥호(玉毫), 그림을 그리는 데 쓰는 붓을 분호(粉毫), 필치가 뛰어남을 일호(逸毫), 종이와 붓을 저호(楮毫), 양털로 촉을 만든 붓을 양호(羊毫), 매우 가는 털 또는 썩 작은 사물을 섬호(纖毫), 가을철에 털을 갈아서 가늘어진 짐승의 털이란 뜻으로 몹시 작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추호(秋毫), 몹시 가늘고 작은 털이란 뜻으로 아주 작은 정도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호(一毫), 썩 적은 것을 분호(分毫), 털을 나누고 실오라기를 쪼갠다는 뜻으로 썰어서 아주 잘게 나눔을 호분누석(毫分縷析), 티끌 하나의 차이가 천 리의 차이라는 뜻으로 처음에는 조금의 차이지만 나중에는 대단한 차가 생김을 이르는 말을 호리천리(毫釐千里), 아주 근소한 차이를 호리지차(毫釐之差), 수목을 어릴 때 베지 않으면 마침내 도끼를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는 뜻으로 화는 미세할 때에 예방해야 한다는 호모부가(毫毛斧柯),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태연함을 호발부동(毫髮不動), 털 끝 만한 이익을 호말지리(毫末之利), 서로 얼마 아니 되는 사이를 호홀지간(毫忽之間) 등에 쓰인다.
▶️ 毛(터럭 모)는 ❶상형문자로 芼(모)는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눈썹이나 머리털이나 짐승의 털 모양으로, 본디는 깃털의 모양이라고도 하지만, 老(로)의 옛 자형(字形)의 머리털을 나타내는 부분과 닮았다고 한다. ❷상형문자로 毛자는 ‘털’을 뜻하는 글자이다. 毛자는 본래 새의 깃털을 그린 것으로 금문에 나온 毛자를 보면 양 갈래로 뻗어있는 깃털이 표현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毛자는 새나 사람, 짐승의 털을 포괄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심지어 털처럼 보이는 것까지 毛자가 쓰이고 있어 사용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상용한자에서는 毛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는 단 1자밖에 없지만, 부수 이외에 글자에서는 모두 ‘털’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毛(모)는 (1)동물의 몸에서 깎아낸 섬유(纖維). 털 (2)십진(十進) 급수(級數)의 단위(單位)의 하나. 이(厘)의 아래, 곧 이(厘)의 10분의 1이며 분(分)의 100분의 1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터럭(몸에 난 길고 굵은 털), 털 ②모피(毛皮) ③희생(犧牲) ④짐승 ⑤풀(=芼), 식물 ⑥나이의 차례(次例) ⑦털을 태우다 ⑧잘다, 자질구레하다 ⑨가볍다 ⑩없다 ⑪가늘다 ⑫가려 뽑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터럭 호(毫), 터럭 발(髮)이다. 용례로는 털이 붙어 있는 짐승의 가죽을 모피(毛皮), 사람의 몸에 난 온갖 털을 모발(毛髮), 털구멍을 모공(毛孔), 털실로 짠 피륙을 모직(毛織), 털뿌리를 모근(毛根), 털뿌리가 살갗 밖으로 나온 부분을 모간(毛幹), 담요를 모포(毛布), 모피의 털이 붙어 있는 겉면을 모면(毛面), 털로 만든 물건을 모물(毛物), 털 가진 짐승을 모족(毛族), 털로 만든 방한구를 모구(毛具), 털끝 만한 작은 일이나 죄를 하나하나 들추어 냄을 모거(毛擧), 온 몸에 털이 많이 난 사람을 모인(毛人), 짐승의 몸에 난 털의 길이를 모장(毛長), 몸에 털이 있는 벌레를 모충(毛蟲), 땅이 메말라서 곡물이나 푸성귀 같은 농작물이 잘 되지 아니함을 불모(不毛), 다리에 난 털을 각모(脚毛), 털이 빠짐 또는 그 털을 탈모(脫毛), 몸에 털이 많음을 다모(多毛), 빽빽하게 난 털을 밀모(密毛), 콧구멍의 털을 비모(鼻毛), 털을 옮겨 심음을 식모(植毛), 가는 털을 호모(毫毛), 뿌리의 끝에 실같이 가늘고 부드럽게 나온 털을 근모(根毛), 얼굴에 난 잔털을 면모(面毛), 털을 깎음을 삭모(削毛), 머리털을 물들임을 염모(染毛), 묵은 털이 빠지고 새 털이 나는 일을 환모(換毛), 모수가 스스로 천거했다는 뜻으로 자기가 자기를 추천하는 것을 모수자천(毛遂自薦), 아주 끔직한 일을 당하거나 볼 때 두려워 몸이나 털이 곤두선다는 말을 모골송연(毛骨悚然), 새의 깃이 덜 자라서 아직 날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성숙되지 못하고 아직 어림을 모우미성(毛羽未成), 배와 등에 난 털이라는 뜻으로 있으나 없으나 문제가 되지 않음을 복배지모(腹背之毛), 일의 가닥이 자차분하고도 어수선함을 비유하는 말을 잠사우모(蠶絲牛毛), 털만으로 말의 좋고 나쁨을 가린다는 뜻으로 겉만 알고 깊은 속은 모름을 이모상마(以毛相馬) 등에 쓰인다.
▶️ 斧(도끼 부)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날 근(斤; 도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父(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斧(부)는 ①도끼 ②도끼의 무늬 ③도끼로 베다 ④도끼로 찍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도끼 근(斤), 도끼 월(鉞)이다. 용례로는 도끼의 자루를 부가(斧柯), 도끼로 베기만 하고 다듬지 아니한 나무를 부목(斧木), 큰 도끼와 작은 도끼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부근(斧斤), 작은 도끼와 큰 도끼를 부월(斧鉞), 깎아 꾸밈을 부조(斧藻), 은으로 만든 도끼 모양의 노리개를 은부(銀斧), 조각하여 꾸며 만든 도끼를 조부(雕斧), 큰 도끼를 대부(大斧), 돌 도끼를 석부(石斧), 손 도끼를 수부(手斧), 옥으로 만든 도끼를 옥부(玉斧), 옛날에 싸움할 때 쓰던 도끼를 전부(戰斧), 미인의 눈썹을 미부(眉斧), 도끼로 찍은 흔적을 부착흔(斧鑿痕), 자루 없는 도끼를 몰가부(沒柯斧), 모가 나지 않게 만든 도끼를 무각부(無角斧), 얻은 도끼나 잃은 도끼나 매일반이라는 뜻으로 얻고 잃음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득부실부(得斧失斧), 혀 밑에 도끼 들었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설저유부(舌疽有斧),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뜻으로 믿는 사람에게서 배신당함을 일컫는 말을 지부작족(知斧斫足), 자기의 실력을 생각지 않고 당치않게 덤비는 것을 이르는 말을 반문농부(班門弄斧),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마부작침(磨斧作針) 등에 쓰인다.
▶️ 柯(가지 가)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可(가)가 음(音)을 나타내어, 합(合)하여 가지를 뜻한다. 그래서 柯(가)는 ①가지 ②줄기 ③자루(끝에 달린 손잡이) ④모밀잣 밤나무 ⑤주발(周鉢: 놋쇠로 만든 밥그릇)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가지와 잎을 가엽(柯葉), 도끼의 자루를 부가(斧柯), 서로 엇갈린 나뭇가지를 교가(交柯), 남쪽으로 난 나뭇가지를 남가(南柯), 집 뜰에 있는 나뭇가지를 정가(庭柯), 무성한 나뭇가지를 번가(繁柯), 가로 벋은 나뭇가지를 횡가(橫柯), 죽은 나무의 등걸과 가지를 사가(楂柯), 바둑이나 음악 등에 심취해서 시간 가는 줄을 모르는 것을 난가(爛柯), 도끼 자루감을 도끼로 벤다는 뜻으로 진리는 눈앞에 있는 것이니 먼 데서 구할 것이 아니라는 비유를 벌가(伐柯), 나뭇가지의 끝을 가조초(柯條杪), 자루 없는 도끼를 몰가부(沒柯斧), 남쪽 가지에서의 꿈이란 뜻으로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을 남가일몽(南柯一夢), 남쪽 가지 밑에서 꾼 한 꿈이라는 뜻으로 일생과 부귀영화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음을 남가지몽(南柯之夢), 수목을 어릴 때 베지 않으면 마침내 도끼를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는 호모부가(毫毛斧柯)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