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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란건?"
"......"
"......"
짜증스럽게도 이 녀석은 불러내놓고
조용히 정면을 쳐다보고 있을 뿐, 말은 커녕 내게 눈을 마주치려고
조차도 안 해 기어이 내가 짜증을 내며 녀석에게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러나 이 녀석은 여전히 내게 말할 생각따위는 없는 듯,
고개를 돌려 내 눈을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상하다."
"뭐?"
"너, 이상해."
"......"
내가 보기엔 니가 더 이상해...라는 말을 꿀꺽 삼키고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녀석에게로 눈을 고정시켰다.
깊고 속을 알 수 없는 눈. 아름답지만 철저한 방어막을 치고는
속에서 꽁꽁 숨어있다는 것이 훤히 보인다.
너무 맑아서. 맑은 호수 밑이 다 보이는 것처럼.
넌... 너무 맑아서 숨기려 해도 숨길 수가 없는 거야.
"비밀인건가. 선생님과 남매라는 것은."
"아아, 물론."
"그럼 내가 그 집에 산다는 것도 비밀로 해야겠네."
"당연하지."
"......"
"할 말은 그것뿐?"
"....뭐, 일단은..."
무엇인가 여운이 남는듯한 목소리었지만,
무시한 채로 천천히 몸을 돌려 교실로 향했다.
물론 교실에 가봤자 딱히 할 일도 없고 수업을
열심히 들을 것도 아니었지만, 일단 이 상황에서는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난 남들 앞에선 그렇게 말이 많은 편이 아니다.
이유야 간단하지. 난 말주변이 그리 있는 편이 아니라는 거다.
재치있는 말따위, 남들을 즐겁게 하는 말따위- 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언제나 나보다 남이 말이 많아야 했고,
실제로도 언제나 내 주위에는 그런 사람들 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나와 비슷한 답답한 녀석하고 같이 있는 것이
편할리가 없는 것이다.
휙휙 걸어서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서늘한 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스르륵 날렸고 나는 살짝 뒤를 돌아보며
요즘들어 자주 짓게된 미소를 지었다.
"재밌겠어.
나같은 녀석을 놀려 먹는 재미도 쏠쏠하겠지"
.....그래, 이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날 끌어내 주길 바래. 스릴있게 - 흥미로움으로 가득넘치게.
이 미치도록 지겨운 세상에서. 너도... 그런걸 바라잖아.
미치도록 빠져들만한 무엇인가를.
웃기지도 않는 이런 생각에 난 피식웃으며
교복에 가려 보이지 않는 팔목을 바라보았다.
아마 나도... 그 땐 미쳐버리기 직전이었나보다.
내 이름은 이 소영. 현재 한지민의
베스트 프렌드인(자칭) 대단한 사람이다. 우하하하.
지민이는 처음부터 뭔가 이상한 아이였다.
그러니까... 전방 10미터정도를 자신만의 공간으로 확보하고 있달까..
신비한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그 아이는 입학 이후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 그럼 진부하지만 이것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으니까...
자기 소개를 하도록 하겠다. 기본이 3분. 무슨 발악을 해도 좋으니까
3분은 확실히 넘기도록 해라."
고교 1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은 이곳에 처음 부임해와
2년째 근무중인 아리따운 여선생님이었는데 생긴 것과는 다르게
굉장히 터프하고 거기다 우리학교를 졸업한 선배인
멋진 사람이어서 우리반은 굉장히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주목받는 이유 중 또하나가 바로...
"......."
바로 저 녀석. 이름은 한 지 민. 새하얀 얼굴에 검은 긴 머리가 인상적인
미녀였다. 그러나... 동시에 속을 알 수 없는 서은중 7대 미스터리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떠도는 말에 의하면 자학을 즐긴다라던가,
과학실에서 개구리 배를 갈라 해부를 했다....거나,
더 나아가 새디스트라는 저질적인 소문까지도 - 이상하게 그런 소문이
많은 아이가 바로 한지민이었는데... 그 소문은
아무말도 하지 않는 지민이 앞에서 더더욱 증폭되어 이제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 상태에서!
그 한지민이가, 인근 지역 뿐만아니라 도내에서 최고의 명문이라 손꼽히는
강하고교. 거기다 하필 내가 있는 반에 입학해온 것이다!!
사실...
나라고 안무서울리가 없지 않겠는가. 해부를 하는 걸 즐기고,
새디스트라는데....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자기소개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드디어 한지민의 차례가 되었는데,
그 녀석은 자리에서 일어났을 뿐. 여전히 몽롱하다는 눈빛으로
그저 가만히. 조용히. 그 자리에 서있었을 뿐이었다.
"이름이... 한지민?"
"....."
"자기소개라니까- 3분동안."
"....."
"한지민!"
담임선생님은 소문따위는 모르는 듯 지민이를 재촉했고,
그럼에도 지민이는 그저 시선을 약간 담임선생님께로 옮겼을 뿐
말이 없었다. 모든 시선이 지민이에게로
모였을 때 쯔음... 그 붉은 입술이 드디어 열리고...
".....말... 할 거 없는데..."
......그랬다. 이것은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지민이는 정말로 할 말이 없어서 아무말 없이 서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이 재촉하자 여기서 무슨 말을 해야할까
고민하느라 바로 대답하지 못했던 것이었고...
아무튼 이 날부터 지민이의 특이한 행동은 계속 되었다.
"지각이다. 한지민."
"....."
입학식날 빼놓고 하루도 빠짐없이 지각을 하는 지민이.
도대체 우리는 그 이유가 궁금했다.
분명히 거의 모든 분야에서 완벽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물론 그 소문 덕에 우리는 지민이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생각되는 지민이였지만 이상하게 아침에는 지각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분명히 일찍 오라고 했지!!!!"
우리학교에서 남녀불문 선생, 학생 불문 인기가 가장 높다고
당당히 자부할 수 있는 남자선생님, 한 지 혁.
지민이는 이상하게 이 선생님과 사이가 굉장히 안좋았다.
툭하면 혼나고, 툭하면 대들고, 툭하면 무시하고 -
아무튼간에 하루종일 멍하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지민이도
한지혁 선생님 앞에서만은 엄청난 말빨과 능력을 발휘했다.
"...선생. 와이셔츠에 빨간 립스틱."
"......뭐?!"
"없다."
"......."
"찔리는 게 있는가봐?"
"......한..지민!"
이런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 그 이상함이 극에 달한 것은...
"넌 도대체 왜 매일 지각을 하는거냐?!!"
보다못한 학생주임 선생님이 지각의 이유를 물었을 때였다.
".......아침."
"뭐?"
"...밥 먹느라."
".........ㅁ..뭐라고?!"
"아침 밥은 꼭.. 먹어야 해서."
.......그 날, 나는 태어나서 가장 많이 웃었다.
그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은 주제에!
'아침 밥은 꼭 먹어야 해서' 지각을 한다니!!
"...너도 참 인생 편하게 산다."
덕분에 학생주임 선생님은 그 날 이후 녀석의 지각 단속을 포기해버렸다.
천성이 저러니 고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
뭐, 그렇지만 한지혁 선생님은 여전히 그것가지고 트집잡기를
즐겨했지만 두꺼운 얼굴의 소유자 - 우리의 히어로 한지민 양은
여전히 특유의 말빨과 무표정으로 눌러버렸을 뿐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그래, 머리에 든 게 없으니 우리가 누구신지 잘 모르겠지.
지금부터라도 똑똑히 알아둬. 이 고귀하신 몸은
너같은 녀석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격이 다르단 말이야!"
에, 그러니까. 소위 명문이라는 곳들에서
특히 자주 발생하는 일명 계급구별사건이라고나 할까(?)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니는 한 녀석이 있었는데,
그 녀석은 공부는 매우 잘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거의
소질이 전무하다 싶을 정도로 뒤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머리조차 근육덩어리로 되있지 않을까 싶은 돈뿌리고 다니는
녀석들에게 딱 걸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날은 급식실에서 또 녀석들이 그녀석에게 일방적으로
시비를 붙인 날이기도 했다.
나야 물론 도와주고 싶었지만(?) 나는 힘없고 Back 이 없었기에,
그저 다른 아이들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끄러워."
한지민이 밥을 타와서 조용히 먹다가 - 조 용 히 내뱉은 그 한마디에
급식실은 얼어붙었고 그 Back 있는 근육덩어리들은
지민이를 보며 인상을 쓰고는 말했다.
"이건 또 뭐야. 생긴 건 그래도 봐줄만 하네. 하하."
"그러게. 아무리 그래도 - 남자들이 하는 일에
여자가 끼는 거 아니다. 알겠냐, 아가야?"
그것들은 와 - 하고 웃더니만, 이내 지민이의 머리를
검지 손가락으로 툭, 툭하고 두번을 밀었다.
그리고..... 이것이 그 유명한 한지민 폭팔 난동사건이었다.
"...시끄럽다고... 했잖아!!"
퍽 소리와 함께 근육덩어리는 방심했던지
그 가녀린 팔목에 달려있는
자그마한 주먹에 맞고 저 멀리 날아갔고,
멍한 상태에서 지민이를 바라보았다.
"밥... 먹는데... 시끄럽게 구는 거 아니다. 알겠냐, 아가야?"
...........심히... 무서운 여자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이 사건을 계기로 한지민은 모든 소문들을
이 사건으로 덮어버리고 정의의 사도로 등극.
난 이 화끈한 녀석이 마음에 들어서 녀석에게 다가갔고
지금은 이렇게...
"무슨 책 봐?"
"...효율적인 살인방법."
"......그런건 도대체 어디서 찾아내는 거야?"
"집에 많아. 빌려줄까?"
"......아니. 절대."
....화목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라고나 할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난 이녀석이 너무 좋은걸.
아아,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남자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이봐이봐, 오해하지 말란 말이야!! 으아악, 난 그런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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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하하; 오랜만이예요!!
☞ 시험은 보기 좋게 망쳤어요.
망쳐도 망쳐도 이렇게 망칠 수 있는지... 생에 최고로 못본 것 같아요.ㅠ
☞ 에버랜드에 다녀왔어요. 피곤해 죽겠네요ㅠ
바이킹도 타고 영화도 보고. 재밌었어요. 우리형 본게 제일 좋아요.ㅠ 원빈씨, 신하균씨
두분다 너무 멋져서... 뭔가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꽤 감동적이었어요.
즐거운 시간되세요.
Written By. Bh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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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중편 ]
☜ 괴 도 DARK ... ☞ #005. 한지민(2)
비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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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0.1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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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빨리올려주세요...재미있네요...
ㅋㅋ 효율적인 살인방법에 올인이요! 시끄럽다고.. 했잖아!! 이것도 재밌었어요 한지민 폭팔 난동사건. ㅋㅋ 저두 오늘 학원에서 시험 쳣답니다. 중딩이 반편성이오. 망쳣어요. 젠장. -_-a 정말 재밌어요. 담편 빨리 올려주세요.
소설을읽어요..님 늦었네요; 다음편 올라왔습니다.;;
태양바라기님 _ 다음편; 많이 늦었죠ㅠ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