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단상(斷想)
-李時明
순백의 투명한 빛깔, 영롱한 구슬
알알이 곳곳에 동그랗게 떨어져
실개천과 호수와 바다를 이룬 너.
구릉이 생긴데로 바닥 색깔데로
있는 그대로의 모두를 온유하게
인정하고 수용해주며, 조금치도
바꾸려 하지도 않고, 가장 낮은 곳
맨 밑바닥에 소리없이 스며들어
만물의 목마름을 말없이 채워주는
소박한 너의 본 모습, 참실체는
전지전능하신, 신의 뜻을 고스란히
모셔다 담은 무상법문 그 자체로
너는 무착무애, 무심도인이였구나.
만일, 너의 모습이 세모나 네모로
각이 진 모양이였다면, 갈대잎은
으스러져 꺽어지고, 나뭇잎들은
제 모양을 잃어 흉한 몰골이 되고
연꽃잎은 물방울을 굴려보내지
못하고, 갈기갈기 찟어졌을 테지.
창조주께서는 태초시원의
물질 원소를 동그랗게 만드셨음을
너로 인하여 미루어 깨닫게 되누나.
천자자연 모든 것, 모오든 현상이
모두가 다 창조주, 신의 음성이요
신의 손길이요, 신의 입김이요,
신의 뜻이 아님이 없음인 것을...
아, 그렇구나...!
모진 세파에 나도몰래 각이 지고
얼룩진 마음, 너를 보아 닮아가며
나를 온전히 털어내어 고집하지 않고
동그랗게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남은 여생의 과업이고, 참몫이구나.
2019.06.06.
/無碍(礙)-李時明-(Demian)
🌄無所亭(무소정)
빗방울 단상(斷想)-李時明
https://story.kakao.com/lsmbach101/eFR2XecabN0
☔💧☔💧☔
첫댓글 오랜만에 들리셨군요.
좋은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건안형필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