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들이 까치들에게 소식을 듣고 어느 마당에 찾아왔습니다.
까치들은 그 소식을 황새들에게 저해 들었습니다. 아주 먼 고장에서 특별한 아기가 태어났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마당에는 마음이 넓고 호기심이 많은 엄마 거위가 새끼 거위들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새끼 거위들은 서로 장난하면서 신나게 마당을 뛰어 다녔습니다. 까치들이 이야기한 특별한 아기가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말을 들은 엄마 거위는 중대한 결정을 했습니다.
엄마 거위가 새끼들에게 말했습니다.
"엄마는 베들레헴에 다녀와야겠어. 하느님의 아드님을 보고 싶구나."
엄마 거위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새끼 거위들이 먹을 음식과 간식을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엄마는 날아다니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 너희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마당 밖으로는 나가지 말거라. 숙모들에게 너희를 봐달라고 부탁하고 갈게."
엄마 거위는 한참을 달리다가 겨우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아마 그동안 나는 연습을 하지 못한데다가 몸무게도 조금 더 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베들레헴에 도착한 엄마 거위는 곧바로 하느님의 아드님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왕궁에 찾아갔습니다.
"특별한 아기니까 틀림없이 큰 왕궁에서 태어났을 거야."
엄마 거위는 이렇게 말하면서 왕궁으로 향했습니다. 엄마 거위는 단단한 부리로 왕궁 대문을 두드렸습니다.
멋지게 차려입은 공작새 두 마리가 나와서 엄마 거위의 이야기를 듣고는 신경질을 내며 소리쳤습니다.
"여기는 아기가 없어! 다른 데로 가서 찾아봐. 얼른 떠나지 않으면 왕궁 경비병들이 너를 잡아 갈거야."
하지만 엄마 거위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여관에 가서 아기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러자 여관 주인이 대답했습니다.
"여기에는 아기가 없어. 주위를 둘러보렴. 어른들밖에 없단다."
그런데 그때 탁자 아래에서 치즈 덩어리를 갉아먹고 있던 생쥐가 거위에게 속삭였습니다.
"이 마을 끝에 있는 마구간으로 가 봐. 거기에서 네가 찾는 아기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지금 다들 그곳으로 몰려가고 있어. 나도 이걸 다 먹고 나면 그곳으로 갈 거야."
엄마 거위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서둘러 마구간을 향해 갔습니다. 엄마 거위가 초라한 마구간에 도착했을 때, 주변이 매우 혼잡했습니다. 목자들과 낙타들, 양들과 염소들, 말들과 호기심 많은 친구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어맘 거위는 목자들과 다른 동물들 사이를 헤치고 아기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아기를 본 엄마 거위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고, 아기가 구유에 누워 있잖아! 이렇게 초라한 곳에 있다니...... 멋진 침대도 없고 이불도 없네."
엄마 거위는 몹시 당황했습니다. 새끼 거위들이 알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리면서 준비했던 따뜻하고 폭신한 아기 침대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이 아기를 초라한 구유에 누워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기의 엄마 마리아는 아기를 보고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엄마 거위는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주둥이로 부드러운 깃털을 가슴에서 뽑아냈습니다.
그리고 마리아의 도움을 받아 아기를 위한 포근한 이불을 만들었습니다. 깃털을 많이 뽑아낸 엄마 거위의 모습은 무척 이상했고 우스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엄마 거위가 마구간 밖으로 나왔을 때, 이상하게 쳐다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엄마 거위를 존경했습니다. 엄마 거위는 깃털을 다 뽑아내서 몹시 추웠지만, 그 넓은 마음에는 행복이 가득했습니다.
엄마 거위는 베들레헴의 아기를 위해 누구보다도 큰 선물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성탄 구유 한쪽에 거위 인형을 놓아두기도 합니다.
25가지 성탄 이야기 중에서.............
가톨릭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