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편지에 이렇게 썼다. "우리야를 전투가 가장 심한 곳 정면에 배치했다가, 그만 남겨 두고 후퇴하여 그가 칼에 맞아 죽게 하여라." (15)
사무엘서 하권 11장 15절은 사무엘서 하권 11장 14절에서 이미 언급된, 다윗이 아침에 작성한 편지의 내용을 밝히고 있다.
'편지에 ~썼다'에 해당하는 '와이크토브 빳쎄페르'(waikthob basseper)는 앞의 14절에 사용된 '편지를 써서'와 같은 단어들이 반복되어 사용된다.
이렇게 같은 문구를 반복하여 사용하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다윗이 쓴 그 편지의 내용에 주의하게 하면서, 다윗의 의도적인 살인 계획이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렇게'에 해당하는 '레마르'(lemar)는 '이르기를'이라는 뜻으로서 직접 화법을 이끌어 가는 구문이다. 이 구문은 다윗이 편지에 쓴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그의 마음에 품고 있었던 사악하고도 치밀한 계획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독자들에게 그대로 잘 전달되도록 하고 있다.
다윗의 살인 의도로 쓴 편지의 내용은 너무나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명령으로 시작된다. 즉 편지의 서두에 나오는 '(너희가) 배치했다가'로 번역된 '하부'(habu)는 '주다', '내주다', '배치하다'라는 의미를 기진 '야하브'(yahab)의 2인칭 복수 명령형이다.
아무런 배경 설명이나 조건 없이 명령형 동사로 투박하게 시작하는 이러한 문두는 우리야를 꼭 제거하고 말겠다는 다윗의 결연한 의지가 잘 드러나 있다. 사무엘서 하권 11장 7~13절에서 다윗이 우리야 앞에서 자비로운 성군인 척 가장하던 모습을 내어던지고, 야전 사령관 요압에게 충성스러운 신하 우리야를 죽이라는 명령을 매우 단도직입적으로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만 남겨 두고 후퇴하여'에 해당하는 '웨샤브템 메아하라이우'(weshabthem meaharaiu) 라는 다윗의 말은 우리야를 전투의 최전방에 배치하려는 목적이 전쟁에 승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야를 적군의 칼에 죽게 하기 위한 것임을 명시적으로 보여준다.
새 성경에서 '그만 남겨 두고'에 해당하는 '메아하라이우'(meaharaiu; from him)는 '~의 뒤쪽에'라는 의미를 지닌 전치사 '아하르'(ahar)에 분리, 이탈의 의미를 지닌 전치사 '민'(min)과 3인칭 소유격 단수 접미어 '우'(u)가 결합된 형태로서 '그의 뒤쪽으로부터 분리시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 부사구와 함께 사용된 동사 '웨샤브템'(weshabthem; and withdraw; and retire) 는 '후퇴하여'에 해당되는데, 다윗이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었는지를 매우 선명하게 보여준다. 즉 우리야 외에 다른 군사들이 후퇴하는 것은 분명히 미래의 시점에 있을 일임에도 불구하고, '웨샤브템'(weshabthem)이라는 완료형을 사용하여 반드시 우리야를 최전방에 홀로 남겨두고 퇴각해야 할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그만 홀로 남겨진 우리야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인데, 이 계획은 수없이 많은 전쟁에 참여한 백전 노장 다윗이 세운 것이었다는 점에서 다윗의 간교하고 사악함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편, 앞의 명령인 '그만 남겨 두고 후퇴하여'라는 말만으로도 우리야를 죽이려는 다윗의 뜻은 충분히 전달될 수 있었는데, 다윗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가 칼에 맞아 죽게 하여라'는 내용을 첨가함으로써 자신의 의도를 더욱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것은 실수없이 우리야를 살해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칼에 맞아'에 해당하는 '웨닉카'(wenika)는 '때리다', '치다', '죽다'라는 의미를 지닌 '나카' (naka)의 수동태 완료형으로서 '그가 맞게 하라' 또는 '그가 죽임을 당하게 하라'고 번역할 수 있으며, '죽게 하여라'에 해당하는 '와메트'(wameth; and die)는 '죽다', '죽이다', '사형을 실행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무트'(muth)의 능동태 완료형으로서 '그리고 그가 죽게 하라'로 번역할 수 있다.
두 동사가 미래의 일을 나타냄에도 불구하고 모두 완료형으로 사용된 것은 이 일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다윗의 적극적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출처: 피앗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