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중국의 단속 소식에 급락했다는 기사(FT 갈무리).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홍콩 금융당국이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코인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심지어 홍콩에서 시작한 규제 완화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일관된 모습을 보일지 불확실해 관련 종목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규제 풀자, 글로벌 거래소 '군침'
24일 외신에 따르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디지털자산 거래소에 대한 새로운 라이선스 제도를 6월 1일부터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홍콩에서 거래소 사업을 하려면 해당 라이선스 신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국은 개인투자자의 디지털자산 거래를 허용할지 여부와 허용시 필요한 조치에 대한 의견수렴도 다음 달 31일까지 받기로 했다.
월가의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보고서를 통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가 ‘보호를 위한 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자본과 인재가 아시아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번스타인은 “(홍콩의 규제 입장 변화는) 가상자산 산업에 중요한 갈림길이 될 수 있다”며 “이는 최근 미국의 ‘집행에 의한 규제’와 대조적”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홍콩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우선 후오비 글로벌이 싱가포르에서 홍콩으로 본사 이전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저스틴 선 후오비 글로벌 자문위원은 “후오비 글로벌의 아시아 본사를 홍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 홍콩 내 임직원을 기존 50명에서 200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저스틴 선은 후오비가 홍콩에서 가상자산 거래 라이선스를 신청했으며, 홍콩 현지 거래소 ‘후오비 홍콩’을 출범할 계획이라고 알린 바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게이트아이오(GATE.IO)도 홍콩에서 ‘신탁 및 기업 서비스 제공자(TCSP)’ 라이선스를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겟도 홍콩에서 거래 라이선스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으로 확대 기대감..."개인 거래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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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가상자산 허브 계획은 베이징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블룸버그는 중국 가상자산 기업들이 홍콩에서 다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홍콩은 지난해 10월부터 곤경에 처한 금융 허브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상자산 사업에 레드카펫을 깔기 시작했다”며 “홍콩의 가상자산 행사에 중국 관리들이 참석해 명함과 위챗을 교환하는 등 우호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리들은 홍콩의 가상자산 규제 이후 상황을 확인하고 관련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지역은 디지털자산 산업의 중요 축이었으나 당국 규제로 인해 관련 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며 “하지만 최근 팬데믹, 빅테크 관련 입장 변화에 이어 디지털자산에 대한 입장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 연구원은 “6월1일부터 홍콩에서 개인투자자의 디지털자산 거래가 허용될 것이라는 점은 불확실하다. 중장기적으로 규제가 완화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일관된 모습을 보일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홍콩 당국에서는 800만 홍콩달러(약 13억원) 이상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전문투자자만 거래가 가능하다.
홍 연구원은 “홍콩에서 개인들의 거래가 가능해진다고 하더라도 시작은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좋은 종목으로 제한할 것이라는 당국의 언급이 있었다”면서 “단기적으로 뉴스에 의한 가격 등락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관련 종목의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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