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한 물건을 십일조로 받을 수 있을까? 사행이나 도박으로 딴 돈을 하나님께 드린다면 어떨까? 레위기 22장은 성물에 관한 규례를 다루는 장이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은 예물 자체나 그것을 얻는 과정에서라도 바르고 정직하게 얻는 재물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운다.
오래전 교단에 큰 기부금을 헌납하겠다고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얻을 것을 안 지도자들은 기부금을 거절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에 큰 자긍심이 생겼던 적이 있다. 돈에 부정한 돈이라고 적어 둔 것도 아닌데 모르는 척 받아도 될 것 같은데 그것을 거절한 지도자들이 자랑스러웠다. 성경은 이렇게 적고 있다.
(레 22:21) 만일 누구든지 서원한 것을 갚으려 하든지 자의로 예물을 드리려 하여 소나 양으로 화목제물을 여호와께 드리는 자는 기쁘게 받으심이 되도록 아무 흠이 없는 온전한 것으로 할지니 (레 22:22) 너희는 눈먼 것이나 상한 것이나 지체에 베임을 당한 것이나 종기 있는 것이나 습진 있는 것이나 비루먹은 것을 여호와께 드리지 말며 이런 것들은 제단 위에 화제물로 여호와께 드리지 말라
드리는 것도 철저하게 구별하여 드렸지만, 그것을 먹는 것도 구별된 방법으로 구별된 사람들이 먹었다. 성물을 취급하는 방법은 철저하게 규정되었고 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그것은 죄를 범하는 것으로 취급되었다.
(레 22:10) 일반인은 성물을 먹지 못할 것이며 제사장의 객이나 품꾼도 다 성물을 먹지 못할 것이니라 (레 22:11) 그러나 제사장이 그의 돈으로 어떤 사람을 샀으면 그는 그것을 먹을 것이며 그의 집에서 출생한 자도 그렇게 하여 그들이 제사장의 음식을 먹을 것이며
드려진 성물 곧 거룩한 예물은 구별된 곳에서 구별된 사람들이 먹었다. 이같이 오늘날도 하나님께 드린 예물과 헌금은 올바른 곳에 그리고 적합한 사람들에게 사용되어야 한다. 그것을 개인이 마음대로 사용하거나 세상의 예산을 쓰듯이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교회와 교단의 재정을 맡은 자들은 이것을 주의 깊게 생각해 보고 하나님께 드려진 성물들이 바르게 사용되고 있는지, 혹은 어떤 개인의 주머니 쌈짓돈처럼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 잘 관리하고 살펴보아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례를 실천할 때 그 바탕이 자비의 정신에 기초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규정이 이렇다고 사람이 죽어가는데 성물이라서 절대 먹을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런 규정은 무분별한 사용과 인간의 이기심을 제어하기 위한 수단이지 절대적이거나 그 규율의 조항을 치밀하게 지키려는 뜻은 아니다. 후일에 바리새인들은 이런 규례와 주문에 매달려서 본질을 잊어버리고 세세한 규칙을 따르는 데 치중함으로 예수님으로부터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약대는 삼킨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마 12:3) 예수께서 이르시되 다윗이 자기와 그 함께 한 자들이 시장할 때에 한 일을 읽지 못하였느냐 (마 12:4) 그가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제사장 외에는 자기나 그 함께 한 자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진설병을 먹지 아니하였느냐
안식일에 이삭을 잘라서 먹었다고 비난하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에게 다윗의 예외 사항을 꺼냄으로 가르침의 본질보다는 그 글자와 세세한 규칙에 매여서 다른 사람들을 정죄하고 비난하는 그들을 오히려 지적한 것이다. 우리는 혹시 그런 잘못에 빠져있지 않은가?
하나님 아버지! 규정에 매이고 글자에 매이면서 정작 사랑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바르게 보고 바르게 실천하는 사람들이 되게 해 주십시오. 결과도 좋아야 하겠지만 과정은 더 바르고 정결한 그리스도인의 삶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