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너무 건조하여 그동안 시래기를 삶지 못하고 기다렸습니다.. 바짝 마른 시래기를 건들면 그냥 바스러지기에,
비가 오는 날.. 충분한 수분을 머금고 시래기가 눅눅해져서 줄에서 내려 필요한 용도로 사용을 할 수 있거든요..
주일.. 하루종일 내린 비로인해 드디어 시래기가 눅눅해 졌습니다. 때를 놓치지 않고 줄에서 내려 삶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다음날 택배 포장을 하려는데 어느새 다시 건조해져 시래기가 부서지기 시작하누만요.. 간신히 몇개 포장을 하고
나머지는 물에 충분히 불려 먼지를 씻어내고 양은 가마솥에 넣고 삶기를 시작합니다.. 오랫만에 아궁이 앞에 앉아 있으려니
여러가지 감회가 새롭고만요.. 문득 엄니도 생각나고 옛날 그 시절도 생각나고.. 이렇게 한차례 삶아 내고 나서..
이렇게 두시간 이상을 지나고 건저내어 다시 맑은 물에 한번 더 헹구어 냅니다.. 그리고 두번째 삶기를 시작하네요.
옛날 사택에서는 연탄보일러를 사용했기네 연탄불 위에 올려 놓기만 하면 밤새도록 저절로 푹 삶아 주었는데..
지금은 기름보일러라.. 시래기는 이렇게 밖에서 가마솥을 걸고 불을 지펴서 작업을 하니 수공작업이 아주 은혜롭네요..
두 번째도 끝내고.. 다음날 다시 세 번째 작업을 합니다. 예년 같으면 1~ 2월에 거반 끝냈을 일인데.. 올해는 괜히 바뻤네요.
3월에 들어서야 텃밭일과 시래기 삶기와 잡초뽑기 등을 처리하느라 많이 분주합니다. 그래도 감사해요. 이렇게 어두운 밤..
아궁이 앞에서 몇시간씩 불을 지피기가 쉽지 않은 세월인데 그런 낭만과 추억을 찬바람 속에서 홀로 느끼고 궁상을 떨다니..
얼마나 감사하게요.. 불을 보았으니 이만한 은혜가 어디있겠어요? 그래서 예수의 이름을 많이 불러 봅니다.. 이리 기쁠수가..
첫댓글 보는 것만으로도 은혜네요 우리는 불멍이라도 하려면 진짜 마니 준비해야 하는데요 주차비도 내고 말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