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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수질오염 그리고 수질보전 |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은 물과 함께 시작하였고 물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자멸의 길을 걷게 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대문명 발상지는 대개 큰 하천유역에서 형성되고 발전되었다. 이는 홍수로 상류의 토사가 유출되어 조성된 비옥한 하천유역 평야에서의 농이활동과 수렵으로 식량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이점과 하천을 통한 교통의 용이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집트는 나일강의 하류에 그리고 인더스 문명은 인도 서북쪽의 인더스강 유역에서 발달되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두 강 (티그리스강과 유프라데스강) 사이에 있는 땅'이라는 뜻의 메소포타미아 평원에서 시작하였고, 중국의 황하문명은 화북지방에 있는 황하유역의 기름진 황토를 기반으로 발달하였다. 이들 고대문명 발상지의 유적들에서는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흔적과, 집단 주거생활에 필요한 생활용수를 위한 용수로(用水路) 및 상수도 시설의 흔적도 발견되었으며, 분뇨·하수·산업장에서의 폐하수 관리를 목적으로 한 하수도 유적도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고대도시 국가의 발달로 인구가 늘면서부터는 자연 자정능력(自淨能力)을 초과하는 오물과 폐하수가 발생하면서 이들로 인한 도시기능의 마비가 일어났다. 도시의 건축재· 땔감 등의 수요증가에 따른 산림의 남벌과 과도한 방목으로 산림이 파괴되었고, 홍수 때 토사유출량이 증가하여 토양이 척박하게 되어 식량생산에 타격을 주게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므로 이미 도시국가 형성기부터 도시의 멸망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 후 그리스 문명에서도 훌륭한 상수시설을 갖추었으나, 이의 해결을 위하여 식량자급을 포기하고 상업으로 전환하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생활의 불안정이 겹쳐 일어나 멸망을 면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로마 문명도 포장도로, 건축물, 상수도 시설 등에서는 매우 발달된 도시였으나, 폐하수 저류지는 온갖 쓰레기가 섞여서 마치 전염병균의 배양지처럼 되어 있었다. 또한 노예의 노동력으로 생산된 식량을 배급 받던 로마 자유시민을 매일 극장이나 경기장에 의무적으로 참석토록 하는 낭비의 극치를 이루는 소비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던 점도 로마제국 번영의 뒤안에 엉켜있던 불안정의 한 요인이었다.
이와 같이 우리 인류의 문명은 물을 잘 이용할 수 있는 곳에서 시작되고 발달되어 왔으나 인간이 물욕과 생활의 편의성 만을 추구해 온 나머지 배출되는 폐하수를 제대로 자연으로 환원시키지 못한 까닭에 결국은 멸망을 자초하게 되었던 것이다. 현대 산업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도 이러한 사실들을 상기하여 물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생각하고 우리가 물과 어떻게 공존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그림 50> : 물은 생물의 생존에 잠시라도 없어서는 안되는 물질이다.
지구상에는 액체상태인 물의 부존량(賦存量)이 매우 많다. 금성에는 물이 한 방울도 없으며, 다른 혹성에도 물이 있다하더라도 얼음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구를 물의 혹성이라고 부르며, 물이 있으므로 생물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어머니 뱃속의 양수 속에서 성장한다. 즉, 잉태의 순간부터 물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양수가 체내의 혈액조성은 해수(海水)와 비슷하다. 이 점에서 최초의 인간 생명체가 바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 고대 바빌로니아, 앗시리아의 창세신화와 이집트의 천지창조 신화는 모든 생명체가 물과 흙의 세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였으며, 중국신화에도 최초 생명의 기원은 바다의 물결이라고 하였다.
사람은 하루에 음료수 1.2ℓ와 음식중의 수분1ℓ정도를 섭취하는데, 체내 대사에서 생성되는 0.3ℓ를 감안하면 총 2.5ℓ의 물을 섭취하고 배설되는 양도 이 정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체외의 공급과 배출량을 비교한 것 뿐이다. 체내에서는 침, 위액, 담즙, 장액 및 기타 소화액의 형태로 소화기에서 분비된 8.3ℓ의 물이 음료수나 음식물로 섭취된 물과 함께 대장에서 다시 혈액이나 세포에 공급된다. 신장은 하루에 노폐물을 운반해온 혈액 약 172ℓ를 정화하여 대부분을 재흡수한다. 이때 소변으로 배설되는 양은 약 0.8%인 1.4ℓ밖에 되지 않는다.
물은 체중의 약 80∼9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은 몸에서 물이 1∼2%만 부족해도 심한 갈증을 느끼고, 5%정도가 부족하면 거의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며, 12%정도 부족하면 생명을 잃게 된다. 인체 내에 탈수현상이 일어나면 노폐물을 혈액을 통해 오줌으로 배설하기 어렵게 되어 혈액 중의 산소결핍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요독증(尿毒症) 등이 발생한다. 과도한 수분결핍은 체액성분의 농도조절작용을 깨뜨려 삼투현상(渗透現象으로 세포조직에 물이 침투하여 세포가 이상팽창하는 수독증(水毒症)이 발생한다.
또한 체온이 높아지면 땀의 형태로 열을 발산하며, 일사병이나 열사병에 걸려 열을 발산하기 어렵게 되면 위험해진다. 또 적혈구의 살균능력이 약해져서 중추신경계에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인간생명의 탄생부터 생명을 유지시키고 성장에 이르는 생리활동에 이르기까지 물이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동식물의 경우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물을 체내에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어류는 체중의 약 80%, 수중 미생물들은 약 95%의 물을 가지고 있고, 많은 동물들은 주위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의 물을 가지고 생리작용을 한다. 식물의 발아와 토양 중의 양분흡수에는 물이 필수적이다. 또 식물은 탄소동화작용으로 뿌리로부터 흡수된 물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전분을 만들고 산소를 공기 중에 방출한다. 물 분자 중의 수소분자를 동화작용에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탄소동화작용으로 만들어진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영양분을 공급받게 되는데, 이 탄소동화작용에도 물을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물이 없으면 생명을 탄생시킬 수도 없고 생명을 유지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물은 생명에 필수 불가결한 물질이라기 보다 생명 그 자체라고도 하는 것이다.
물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
물은 고체, 액체 및 기체로 전환되는 과정이 다른 물질과는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융점(融點)은 고체상태의 물질이 액체상태로 변하는 온도이고 비점(沸點)은 액체상태의 물질이 기체상태로 변하는 온도를 말하는데, 물은 융점(0℃)과 비점(100℃)의 온도차가 크다. 물의 이러한 특성은 곧 액체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확률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액체상태는 고체상태와 기체상태의 중간에 있는 상태이므로 기체나 고체로 전환되기 쉽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상온에서 철은 기체로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이산화탄소는 영하 78℃ 이하가 되어야만 고체상태인 78℃ 이하가 되어야만 고체상태인 드라이아이스가 된다. 즉 물은 다른 물질들 보다 쉽게 모든 상(相)에 걸쳐 존재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물은 비열(比熱)이 크다. 예를 들면 물의 비열은 15℃에서 1인데 비하여 수은은 0.3이고 철은 0.1이다. 기화열(氣化熱)은 액체로부터 기체로 변할 때 주위로부터 열을 흡수하는 현상이고 융해열(融解熱)은 고체로부터 액체로 변할 때 주위로부터 열을 흡수하는 현상인데, 물은 다른 물질에 비하여 기화열과 융해열이 매우 크다. 물의 경우 1g의 기화열과 융해열은 각각 539cal와 79cal로 매우 크다.
물은 액체상태에서 다른 물질을 잘 녹이는 성질 즉 용해력(溶解力)이 크다. 그러므로 화학원소들 중의 과반수는 자연수 중에 용해되어 있다. 물은 지구가 탄생될 때부터 암석을 녹여서 오늘날의 해수의 성분을 만들었다. 이러한 물의 용해력은 일종의 전기적인 힘에 의해 일어나는데, 물 분자는 자석과 같이 양극과 음극의 양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자력으로 다른 화합물의 분자 사이의 결합을 끊어서 이온상태의 물질로 만들기도 하고 다른 이온과 새로운 화학결합을 시키기도 한다. 액체상태의 물질표면이 오무라 들려고 하는 힘을 표면장력(表面張力)이라고 하는데, 물은 자연상태로 존재하는 물질중에서 수은 다음으로 이 표면장력이 크다. 따라서 물은 다른 물질을 뜨게 하는 부력(浮力)을 가진다. 물질을 용해하거나 뜨게 하는 물의 성질은 생물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물의 불가사의한 성질은 이 뿐만 아니라 100℃에서 냉각시킬 때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물의 체적이 점차로 감소되어 비중이 조금씩 커지게 되지만, 4℃를 경계로 더욱 냉각되면 반대로 물의 체적은 팽창하고 비중은 적어진다. 대개의 물질은 언제나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용적이 축소되고 비중이 커지며, 또한 같은 용적일 때 비중은 기체, 액체, 고체의 순으로 커지게 되지만 4℃ 이하의 물은 예외이다.
물의 역할
물은 자신의 큰 기화열과 융해열로 지구와 지구에 서식하는 모든 생물체의 온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즉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살아가지만 얻은 열의 일부를 방출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다. 바로 이 폐열의 방출에 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선 물은 지표면에서 열을 빼앗아 증발하고, 기화된 물, 즉 수증기는 공중으로 상승하여 냉각·응결되어 구름이 되는데, 이 때 상승한 수증기의 증기압(蒸氣壓)이 급속하게 떨어지면 얼게 된다. 이 때에는 잠열(潛熱) 즉 융해열을 우주공간에 방출하게 된다. 구름은 비나 눈의 형태로 다시 지상으로 내리게 되는데 이러한 물의 순환이 지구의 폐열을 우주로 방출시켜, 지구 대기의 온도조절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사람이 상온보다 높은 35∼36℃의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비열이 큰 물을 인체내에 대량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인체가 물이 아닌 다른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면 외부 기온의 영향을 받아 쉽게 체온이 상승 또는 하강하게 될 것이다.
물의 비중 또한 이와 같은 열 조절기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가령 겨울에 물이 얼어 수도관이 동파되는 것은 불편하지만, 지구상의 모든 생물, 특히 수생생물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물이 다른 물질과 같이 차거워지거나 얼었을 때 비중이 커져서 4℃ 이하의 차가운 물이 밑으로 가라앉게 된다면 북극이나 고위도의 물들은 영구히 동결된 채로 있게 되고, 물고기 등 수생생물은 모두 얼어 죽게 될 것이다. 또한 계절과 주야의 온도변화가 커져서 기후가 황량하게 될 것이고, 생물 특히 동물의 체온유지나 조절기능을 마비시켜 멸종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또한 물은 물질순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은 용해력과 표면장력이 커서 풍화작용(風化作用)에 관여하여 식물에 필요한 영양물질을 용해시킨다. 식물이 뿌리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할 때 물의 표면장력(表面張力)에 의한 모세관작용(毛細管作用)이 기여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탄소동화작용에도 물은 필수적이다. 이와 같이 물은 지구의 기후조절과 물질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생태계의 동적평형상태를 유지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지구상의 물의 원천은 비나 눈으로 지상에 내린 강수물(降水物)이다. 지상에 내린 강수물은 하천을 통하여 바다로 흘러간다. 일부는 호소(湖沼)에 저장되거나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형성하게 된다. 또한 강수물의 일부는 토양에 저장되거나 식물에 흡수되기도 한다. 한편 지구상의 물은 태양열을 받아 바다, 육지 등 모든 지표면에서 증발이 일어나고 식물에서도 증산작용(蒸散作用)에 의해 수증기로 대기중으로 증발하게 된다. 이렇게 증발된 수증기는 앞에 설명한 바와 같이 대기 중에서 응결(凝結)되어 구름을 만들고 구름은 다시 비를 만들어 강수물이라는 형태로 지상에 내리게 되는 것이 물의 순환이다(그림 51). 이러한 물 순환의 원동력은 태양열이다. 태양은 바다나 지상의 물을 증발시켜 담수(淡水)로 만드는 거대한 정수장치(淨水裝置)의 역할과, 수원지로 담수를 운반하는 펌프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그림 51> : 물의 순환
지구상에서 사람들이 사용하고 배출하는 더러운 물은 바다까지 흘러들어가는 과정중 토양과 하천 등에서 자정(自淨)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태양과 바다라는 거대한 정수장치와 펌프에 의해서 재생된다. 끊임없이 재생된 물은 태양에 의해서 수천미터 높은 산까지 운반되어 바다로 흘러가는 과정에서 이용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물의 순환 속도는 기후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2,000∼3,000km길이의 하천인 경우 지표수는 1∼2일 정도로 짧은 시간에 바다로 흘러들게 되며, 지하수는 1∼2년 정도의 오랜 시간이 걸려 바다에 도달한다. 대기 중에서 수증기로 존재하는 기간은 대략 10∼15일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태양이 원동력인 정수장치와 펌프에 의한 물의 순환은 빠르면 2주일 정도에 담수로 재생시켜 회전시키게 된다. 이 사이에 기후의 변화가 있으면 순환이 급격히 가속되기도 하고 지연되기도 한다. 홍수(洪水)나 갈수(渴水)라고 하는 말은 이와 같은 물의 순환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차이를 하천유량(河川流量)으로 나타내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의 종류
지구상에 있는 물은 기상수(氣象水), 지표수(地表水), 지하수(地下水), 만년빙(萬年氷) 및 해수(海水)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기상수는 지표면과 해양에서 증발한 수증기 상태로 대기 중에 존재하며, 고공에서 냉각 응결되어 비나 눈 등의 강수물 형태로 지상에 다시 내리게 된다. 지표수는 하천수(河川水)와 호소수(湖沼水)가 대부분이며, 지하수는 지표수가 땅 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에 존재하는 물로서 지하 얕은 곳의 천층(淺層) 지하수, 깊은 곳의 심층(深層) 지하수, 암석의 틈이나 점토층을 뚫고 솟아나오는 용천수(湧泉水), 하천 바닥이나 골짜기에서 스며나오는 복류수(伏流水) 등으로 구분된다. 만년빙은 극지방에 얼음상태로 존재하는 물이며, 지구 담수자원(淡水資源)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해수는 바다를 이루고 있는 물로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구상의 물의 양
지구상에 내리고 있는 강수량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추정값을 제시하고 있는데, 대충 연간 약 4×m3쯤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중 지표에 내리는 양은 약4분의 1이 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해수가 97%정도를 차지하고, 담수자원은 불과 3%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이들 담수자원 중에서도 우리가 거의 이용할 수 없는 만년빙과 지하 762m 이하에 존재하는 지하수가 대부분이고 우리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담수자원은 불과 1%되지 않는 극히 적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74mm로서 지구상의 연평균 강수량 973mm에 비하면 1.3배로 비교적 많이 내리는 편이지만, 물 이용면에서 보면 인구 1인당 연간 총 강수량은 3,000㎥으로 세계 평균인 34,000㎥의 1/11밖에 되지 않은 아주 적은 양이다.
또한 <그림 5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강수량이 계절적으로 편중되어 있다. 즉 6월에서 9월까지 4개월 동안에 전체의 65%인 800mm이상 내리고 있다. 이 시기에 내린 강수량의 대부분은 홍수로 유출되어 일시에 바다로 흘러가 버린다. 연 평균 강수량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수자원총량을 계산하면 <그림 5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연간 1,267억㎥에 달한다.
<그림 52> 우리나라의 월평균 강수량(mm)
<그림 53> 우리나라 수자원 부존량
수자원 총량 중 지하 침투와 증발에 의해 손실되는 양이 570억㎥이다. 그래서 하천으로 유출되는 양은 수자원 총량의 55%에 해당하는 697억㎥은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이다. 그러나 하천유출량 중에서도 467억㎥은 우리가 쉽게 이용할 수 없는 홍수유출량이므로 결국 우리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양은 평상시 하천유출량으로 230억㎥이다(그림 53). 따라서 총수자원 부존량 중 우리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불과 18%에 지나지 않고, 여기에 하천에 통상적으로 흘러보내야 할 하천 유지용수를 빼면 우리가 늘 이용하고 있는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등으로 이용될 수 있는 수자원은 훨씬 적은 양이 될 것이다.
한편,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재의 우리나라 용수이용(用水利用) 목적별로 수요량과 공급량을 살펴보면 총 용수의 수요량은 272억 톤이고, 이 중 농업용수와 하천유지용수의 수요가 각각 55% 및 18%로 73%를 차지하고 있고,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수요량이 각각 17% 및 10%를 차지하고 있다. 수원별로 보면 하천수와 댐용수의 공급량이 큰데, 각각 63%, 1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수 이용량은 매우 적어 불과 6% 밖에 되지 않고 있다. 이 중에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수요량은 과거에 비하여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계절적으로 차이가 많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흐르는 하천의 유량은 홍수기인 여름에는 많고 봄, 가을, 겨울에는 적다. 그러나 가정이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하수의 배출량은 연중 거의 일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갈수기(渴水期)에는 하천의 수질오염도가 높아지게 된다. 또한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의 각종 용수의 수요량은 경제·사회발전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평상시 유량은 적기 때문에 흐르는 하천을 막아 인공댐을 건설해서 더 많은 양의 물을 가두었다가 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옛말에 "고인물이 썩는다"는 속담과 같이 물이 4일 이상 정체하게 되면 물 속에 녹아있는 질소, 인과 같은 영영분을 먹이로 하는 조류(藻類)가 많이 발생되는 부영양화(富營養化)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부영양화 현상이 진행되어 조류가 번성하게 되면 물위에 녹색 페인트를 뿌린 것처럼 되는데 이것을 수화(水華)현상이라고 일컫는다. 수화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부영양화가 진행되면 수돗물이 나쁜 냄새와 맛을 내는 등 여러 가지 용수 이용상의 장해를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우리나라의 하천은 오염에 대해 매우 약한 체질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수질오염원과 수질오염물질
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 곳 중에서 산림·농경지 등과 같이 일정한 지점에서 배출되지 않고 여기 저기서 배출되고 있는 비점오염원(非點汚染源) 또는 면오염원(面汚染源)이라고 하고 공장·축사 등과 같이 한 장소에서 배출되고 있는 발생원을 점오염원(點汚染源)이라고 한다. 농업의 경우 농산물의 생산량을 높이기 위하여 사용되는 다량의 비료와 병충해 방지를 위하여 사용되는 농약이 농경지 밖으로 유출되어 수질오염을 일으키게 된다. 산림지역은 낙엽과 죽은 나무가지들이 쌓이고 부패된 분해물이 강수시 유출되어 하천이나 호수에 유입됨으로써 수질오염을 일으킨다.
수질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발생원은 특정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 점오염원인데, 점오염원은 크게 생활하수, 산업폐수, 축산폐수 등으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생활하수는 사람의 일상생활에서 배출하는 하수, 분뇨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루 발생되는 생활하수량은 약 1,100백만㎥에 이른다. 이렇게 각 가정과 사무실 등에서 발생되는 생활하수는 완벽하게 설치된 하수도 시설로 모아서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여야 한다. 생활하수는 대부분이 유기성 오염물질이므로 그 처리에 어려움이 없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하수도시설이 미비되어 있고, 하수처리율도 약 35% 정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하천의 수질오염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 가정에서 배출하고 있는 하수의 특성을 살펴보면<표 4> 및 <표 5>와 같다. 4인 1가족이 하루 배출하는 하수의 양은 924ℓ이고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 물속의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소비되는 산소량) 부하량은 14.53g 정도이다. 또한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조미료나 유지류 등의 시판 식품들은 농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이를 그냥 버렸을 경우 하천의 수질오염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산업폐수는 주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폐수를 배출하고 있는 업체는 모두 13,504개 업체로서 <표 6>에 나타난 바와 같이, 1980년에는 불과 3,984개 업체이었던 것이 1985년에는 7,375개 업체로 85%가 증가되었으며 현재는 13,504개 업체로 크게 늘어난 상태이다. 이처럼 생산업체수가 늘어남에 따라 폐수발생량도 증가되어서 하루 약 730만㎥에 달하고 있다. 이렇게 발생되는 산업폐수는 그 특성이 우리들의 생활에서 나오는 생활하수와는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잘 처리하지 않으면 수질을 크게 오염시키게 된다. 산업폐수의 특성은 산업의 종류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식품공업, 펄프제조업, 의약품제조업 등이 고농도 유기성폐수(有機性廢水)를 배출하고 있다.
또한 유기합성화학공업, 염색가공업 등에서 배출되는 폐수들은 유독성 물질과 난분해성(難分解性) 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 처리에 어려움을 가져다주고 있다. 그리고 금속광산, 제련소, 제철공업, 초자공업, 도금공업 등에서 배출되는 폐수에는 카드뮴, 수은 등 유해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우리나라 수질오염 현황
우리나라의 주요 하천인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 하천 본류(本流)의 수질현황을 유기물질 오염지표인 BOD농도로 살펴보면 <표 7>에 나타난 바와 같이 한강의 경우 팔당지점이 1.1mg/ℓ로 나타났으나 하류인 영등포 지점에서는 중랑천, 탄천 등 오염된 지류(支流)의 영향으로 4.1mg/ℓ로 나타내고 있다. 낙동강의 경우는 상류지역은 깨끗한 수질을 나타내고 있으나 구미시의 폐하수와 대구시의 폐하수가 유입되면서부터는 수질이 크게 나빠져서 고령지점에서는 5.8mg/ℓ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하류로 흘러가면서 자정작용(自淨作用)이 일어나 수질이 다소 개선되어 하류인 물금지점에서는 4.0mg/ℓ로 상수원수 3등급 수질을 나타내고 있다. 금강의 경우는 대전을 비롯한 중부권의 주요 상수원인 상류의 대청호 수질이 상수원수 2등급 수질을 나타내고 있고 하류로 내려가면서 중소도시의 폐하수가 유입되면서 수질은 점차 나빠져 하류인 강경지점은 4.9mg/ℓ로 나타내고 있다. 영산강의 경우는 4대강 중 하천길이가 가장 짧고 유역면적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상류지역에 농업용수 등 각종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장성호, 나주호, 광주호 등 인공댐을 만들어서 물을 많이 저수하기 때문에 평상시 흐르는 하천의 유량이 적고 광주시와 공단의 폐하수가 유입되어 광주천 합류지점에서는 10.6mg/ℓ로 나타나고 있으나 광주시의 하수처리와 강물의 자정작용으로 수질은 크게 개선되어 하류의 무안지점이 1.5mg/ℓ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래 수질오염 전망
물 사용량은 과거 1980년대 1인당 200ℓ 내외였던 것이 현재 350ℓ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그림 참조). 이러한 물 사용량 증가추세를 볼 때 우리나라도 600ℓ를 쓰고 있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또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인구의 도시 집중현상은 일정한 지역에서 많은 량의 생활하수를 발생시키게 되므로 수질오염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2000년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계속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물론 과학이 발전되면 높은 부가가치(附加價値)를 가져올 수 있는 첨단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고 생산기술 개발에 따른 저오염 생산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판단되나, 현재의 추세로 보아 앞으로도 GNP를 늘리고 국민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므로 산업폐수의 발생량도 많이 증가할 것이다.
이와 같이 생활하수와 산업폐수의 배출량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될 전망이고 자칫 수질보전을 소홀히 할 경우 우리나라 하천의 수질은 더욱 더 나빠지게 될 것이다.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수질이 오염되면 수인성 전염병인 장티프스, 파라티프스, 콜레라, 이질 등의 소화기 계통의 전염병은 물론 살모넬라 감염증, 병원성 대장균에 의한 이질장염 등도 감염될 수 있다. 또한 이질아메바가 입을 통해 감염되는 외에 물 속의 유충이 피부로 침입하는 기생충감염도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이 병원균에 의한 소화기 계통의 전염병 외에 수질오염 물질의 먹이 사슬을 통한 생체내 오염물질의 축적현상인 생물농축(生物濃縮)으로 만성 공해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먹이사슬을 통한 오염물질의 생체내 농축현상은 식물성 플랑크톤→동물성 플랑크톤→작은 새우→작은 고기→큰 물고기→바다 표범과 같은 먹이사슬을 통해 물 속의 오염물질 농도보다 수 만배 내지는 수십 만배로 농축되어서 체내에 축적되게 된다. 생분해가 잘 안되는 유기염소제 물질이나 카드뮴, 수은 같은 유해중금속이 물고기나 조개 등에 섭취되어 그 체내에 축적되고 이들 오염된 어패류를 사람이 섭취함으로써 간접적인 피해를 받게 된다. 독성 유해물질에 의한 급성(急性)피해는 일찍 발견할 수 있으므로 피해 초기에 대응할 수 있지만, 생물체내에 들어가 조금씩 축적되어 생기는 만성(慢性)피해는 무서운 공해병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아세트알데히드 제조공장에서 촉매로 사용한 유기수은을 오랫동안 폐수와 함께 바다로 흘려보낸 결과, 1차적으로 연안에 사는 어패류에 수은이 축적되고 다음으로는 이 지역 주민들이 수은에 오염된 어패류를 잡아먹고 걸린 미나마다병은 많은 사람을 죽게 하였으며 아직도 이 병으로 신음하고 있는 사람이 1,787명에 이르고 있다. 또한 아연광산에서 배출된 카드뮴이 하천을 오염시키고, 카드뮴으로 오염된 물로 벼농사를 지은 결과 벼에 카드뮴이 축적되어, 이 지역 주민들이 카드뮴에 오염된 쌀을 섭취함으로써 발생된 이따이 이따이병도 대표적인 공해병의 하나이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은 200여명이었고 죽은 사람은 130여명이나 되었다. 시안, 농약 등의 급성중독(急性中毒)을 일으키기 쉬운 유독물질로 수질이 오염되었을 때는 물고기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오염이 심할 때는 죽은 물고기가 물 위로 떠오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염되었다는 것을 빨리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중독현상을 일으키는 일은 드물다. 유해중금속의 경우도 물이 고농도로 오염되어 있을 경우 급성중독을 일으키게 되며 그 증상은 구토, 복통, 이질 등의 증세를 나타내지만 각 원소별로 특이한 증세를 나타내지는 않으며 일시적 증세로 비교적 빨리 치유할 수 있다. 수돗물에 의한 만성중독을 일으킨 사례가 있는 수질오염 물질로서는 불소, 납, 망간, 카드뮴, 비소 등이다.
수질오염이 상수도에 미치는 영향으로 하수, 분뇨 등의 유기성 오염물질에 의한 부영양화(富營養化) 현상을 들 수 있다. 수돗물은 병원균이나 인체에 유독한 물질이 함유되어 있지 않으며 탁도, 색도, 냄새, 맛 등의 물리적 성질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상수원수로 이용되고 있는 하천수나 호소수가 유기성 오염물질, 특히 질소나 인 등의 영양원소(營養元素)가 유입되어 식물성 플랑크톤 즉 조류(藻類;<그림 55>참조)가 대량으로 증식되는 현상을 부영양화 현상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와 같이 수자원 확보를 위하여 건설한 인공댐은 많은 저수량을 가지고 있고 체류시간이 길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부영양화 현상이 발생되기 쉽다.
<그림 55> 담수적조(淡水赤潮)를 일으키는 녹조류의 일종인 Euglena 속(屬) 조류(藻類)
부영양화 현상이 일어난 물을 상수원수로 이용할 경우 수돗물에서 곰팡이 냄새가 나고 물 맛이 나쁘다. 또한 정수과정(淨水過程)에서 부영양화 조류가 여과기를 막아버리기 때문에 여과기의 기능을 마비시킬 뿐만 아니라 시설을 부식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수돗물을 깨끗하게 정수하기 위하여 부영양화 조류의 영향을 없애기 위해서는 약품처리, 오존처리, 활성탄처리 등 고도정수처리를 해야 하므로 정수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수질오염이 공업용수에 미치는 영향은 냉각용수의 경우 철, 망간, 칼슘, 마그네슘, 부유물질, 미생물, 염소 등의 오염물질농도가 높으면 냉각관 내부에 피막을 형성하여 송수능력(送水能力)과 냉각효율을 떨어뜨리게 되고 기기나 배관을 부식시킨다. 또한 냉각효율이 떨어지게 되면 온폐수(溫廢水)가 배출되어 배출수역의 생태계를 변화시킨다. 오염된 물을 청량음료 제조업, 양조업, 염색공업 등에서 원료용수로 사용하게 되면 품질이 나빠지고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수처리를 별도로 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의 생산원가가 높아지게 된다.
수질오염이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 고의적이건 과실이건 간에 유해독성물질이 양식장에 어장에 유입되었을 경우에는 물고기를 떼죽음시키게 되고, 유기성오염물질에 의해 오염되었을 때도 물 속의 산소를 고갈시켜 무산소 상태로 되거나 부영양화 현상이 일어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게 된다(그림 56참조). 특히 부영양화가 진행되어 적조현상(赤潮現象)이 일어나면 물고기가 대량으로 떼죽음을 하게 된다. 또한 수질오염물질이 급성중독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일지라도 장기적으로 유해물질이 물고기 체내에 축적되며 어패류나 해조류 등을 착색시키거나 냄새가 나게되어 상품가치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어로작업에 있어서도 물이 혼탁되거나 착색되면 물고기를 잡는데 지장을 주고, 선박 및 어구를 부식시키거나 빨리 마모시키는 등의 영향을 준다.
수질오염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우선 농사에는 많은 농업용수를 필요로 하는데, 특히 우리나라는 주곡이 쌀이므로 벼를 재배하는 일정기간 동안 항상 물을 대어야 한다. 이 경우 농업용수를 통해 유기성 오염물질이나 유독성물질이 유입되게 되면 토양을 오염시키게 되며, 이로 인하여 생산력이 떨어지거나 오염된 농산물이 생산되어 우리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유해독성물질이 함유된 산업폐수가 농업용수에 혼입된 채 관개하였을 경우 농작물의 성장에 지장을 주어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고, 채소·과일 등의 경우는 크기, 색깔 등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격정 되는 것은 카드뮴, 수은 등의 유해중금속이나 병충해 방제를 위해 사용한 잔류농약(殘留農藥) 등으로 오염된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면, 이들이 농작물에 흡수 축적되고, 이 농산물을 우리가 섭취할 경우 만성 공해병을 일으키게 되는 점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에서 일어났던 이따이 이따이병은 바로 이렇게 오염된 농산물을 장기적으로 섭취함으로써 발생한 무서운 공해병이었던 것이다.
<그림 56> 부영양화 현상으로 떼죽음한 물고기
물이 오염되었을 때는 오염물질을 물로부터 분리하거나, 무해하게 한 후 제거하여야 한다. 또한 하천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 번 사용한 물을 깨끗하게 처리한 후 재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을 깨끗하게 처리하려면 오염물질 종류에 따라서 적절한 처리방법을 선정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가정하수나 공장폐수는 여러 가지 오염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에 몇 단계의 처리공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하여 처리하는 경우가 많고, 하나의 반응이나 조작 만으로 처리되는 경우는 드물다. 수질오염물질 처리방법에는 크게 물리적, 화학적 및 생물학적 처리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물리적 처리기술
폐하수의 물리적 처리기술은 기계적인 조작에 의해 물과 고형물질을 분리하는 것으로 스크린, 침전, 분리, 흡착 등의 기술이 이에 속한다. 수질오염물질중 비중이 작고 입자가 큰 고형물질은 거름채와 같은 원리의 스크린 장치를 이용하거나, 비중이 큰 입자는 물의 움직임을 줄여서 정체상태로 하여 자연적으로 가라앉게 하는 시설을 갖추어 분리 제거한다. 이때 침전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응집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입자가 작은 오염물질들은 모래, 규조토, 활성탄 등의 재료를 사용하여 여과탑을 만들어 제거하거나 조밀하게 짜여진 섬유를 이용하여 부유물질을 분리한다. 물리적 처리기술 중에는 오염물질 입자가 물리적 또는 화학적 결합에 의해 고체표면에 흡착되는 힘을 이용하여 처리하는 기술이 있다. 흡착현상중에서 고체 표면에 흡착되는 물질이 매우 강력하게 흡착되어 다시 떨어지기 어려운 흡착을 화학적 흡착이라 하는 반면에 결합이 약한 경우에는 쉽게 다시 떨어지는데 이것을 물리적 흡착이라고 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흡착제는 활성탄이며, 정수장에서는 상수원수 중에 함유되어 있는 맛이나 냄새를 제거하는데 이용되고 있으며, 산업폐수의 고도처리에 이용되고 있는 물리적 처리기술에는 한외여과막, 이온 교환수지 등이 이용되고 있으나 대부분이 국산화되어 있지 않아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
화학적 처리기술은 폐수의 특성에 따라 생물학적 처리와 병행하여 처리하기도 하나 주로 무기(無機)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된다. 화학적 처리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화(中和), 응집(凝集), 산화(酸化), 환원(還元), 추출(抽出), 살균(殺菌) 등이 있다. 중화원리를 이용한 처리기술은 화학적 처리방법 중에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방법으로서 산업폐수중의 과도한 산성물질이나 알칼리성물질을 중화시켜 무해화하는 것이다. 또한 중금속 등의 무기물이 함유된 폐수의 산도를 조정하여 수산화물로 침전시켜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산화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이며 유기성 오염물질을 제거하거나 페놀이나 시안 등을 처리하는 데도 이용되고 있다. 환원에 의한 오염물질의 화학적 처리는 사람과 동물에 독성이 강한 6가 크롬을 3가 크롬으로 환원시킨 후 수산화물로 침전시켜 제거하는데 이용된다. 환원제로 사용되는 처리약품으로서는 황화수소, 황화제1철 등이 사용된다. 이때 환원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물 속의 용존산소를 고갈시켜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반응원리를 이해하고 적당량을 사용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응집(凝集)에 의한 오염물질의 처리는 물에 떠 있는 cm이하의 작은 입자를 제거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cm정도의 입자는 일반적인 물리적 처리기법인 침전이나 여과로 분리하여 제거할 수 있으나 cm에서 cm 범위의 입자는 수중에서 콜로이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브라운 운동을 하고 있으며, 전기적으로 (-)전하를 가지고 있어 서로 반발하므로 안정된 분산상태를 유지하여 침전되지 않고 물에 떠 있게 된다. 그러므로 이들 오염물질을 처리하기 위하여 반대의 전하를 갖는 콜로이드나 이온을 첨가하여 결합시키면 응집이 일어나게 된다. 이와 같은 목적에 사용되는 약품을 응집제(凝集劑)라고 부른다. 응집제는 물에 용해하여 가수분해되고(+)전하를 가진 금속 수산화물들이나 콜로이드를 만드는 금속염이 적당하다. 주로 철염과 알미늄염이 사용되며 고분자 응집제로서는 폴리염화알미늄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응집제에 따라 반응이 잘 일어나는 pH범위가 있으므로 산 또는 알칼리를 함께 사용하여야 한다.
폐하수의 생물학적 처리기술은 주로 오염물질 중 생물에 의해 분해 가능한 유기물을 미생물의 분해자용을 이용하여 처리하는 방법이다(그림 57). 이러한 생물학적 처리에 이용되는 미생물은 원생동물, 조류(藻類), 세균 등이다. 이러한 생물학적 처리법은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산소를 이용하는 형태에 따라 호기성(好氣性), 임의성(任意性) 및 혐기성(嫌氣性) 처리기법으로 분류한다.
<그림 57> 생물학적 폐하수 처리 원리
호기성처리기법은 생활하수, 유기성 산업폐수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방법이며 호기성 미생물에 의해 처리되므로 물 속에 녹아있는 용존산소가 필요하여 처리시설 내에 공기를 주입시켜 주어야 한다. 혐기성 처리기법은 호기성처리기법에 비해 처리속도는 느리지만 처리과정에서 발생되는 메탄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고, 처리 후 남은 찌꺼기는 유기질 비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유지관리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호기성처리기법은 혐기성처리기법에 비해 처리속도가 약 10배 정도 빠르기 때문에 대량으로 발생하는 도시하수나 산업폐수처리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호기성처리기법으로 도시하수처리나 대단위 공장폐수처리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활성(活性)슬러지법을 보면 <그림58>과 같이 폐하수가 처리시설 내로 유입되면 스크린 장치를 거치면서 입자가 큰 고형물을 분리시켜 제거하고 침사지로 들어가게 된다. 침사지에서는 모래 등의 비중이 큰 오염물질을 침전시키고 최초 침전지로 들어가게 된다. 최초 침전지에서는 침사지에서 제거되지 않은 비중이 적은 부유성 물질을 침전시켜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그림 58> 활성슬러지기법의 처리흐름도
다음으로 폐하수가 폭기조로 들어가면 표면폭기기(表面曝氣機), 수중폭기기(水中曝氣機) 및 산기관(散氣管) 등의 공기주입장치로 공기를 불어 넣어주어 호기성 미생물이 살도록 조건을 맞추어 준다. 그러면 호기성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여 탄소는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고 질소와 인은 미생물체 구성성분으로 이용하면서 오염물질을 처리하게 된다. 최종침전지는 오염물질을 먹고 자란 미생물과 처리된 물을 분리시키는 기능을 하는 시설이며 여기서 분리침전된 미생물 일부는 폭기조 내로 반송시켜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데 이용토록 하고 과잉의 미생물은 탈수기에서 탈수시켜 매립하든가 또는 소각처리 하고 처리수는 소독 후 하천으로 방류하게 된다. 활성오니기법을 채용하고 있는 하수처리장의 예는 최초침전지, 폭기조, 최종침전지, 슬러지 농축조 및 슬러지 소화탱크로 이루어져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폐하수를 처리하는 데는 물리, 화학 및 생물학적 방법이 이용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리, 화학 및 생물학적 처리가 병행되는 처리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더욱이 오염물질을 더 깨끗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한외여과막, 유전공학을 이용한 다기능 분해미생물의 개발이용 등 첨단기술이 국산화되어야 할 것이며 될 수 있는 대로 시설비가 적게 들고, 시설의 유지관리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처리기술의 개발이 시급히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금수강산이라 하여 산림이 무성하고 하천을 흐르는 물은 너무도 깨끗하여 명경지수(明鏡止水)라 불리워 왔다. 그래서 산수(山水)가 수려한 자연이 항상 우리들의 심신(心身)을 수련하는 도장(道場)이 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들어와 산업화의 물결이 일어나면서 각 공장에서 배출하는 산업폐수의 양이 많아지고, 인구의 자연적인 증가와 도시편중으로 생활하수를 일정한 지역에 대량으로 배출하게 되어 수질오염이 진행되어 왔다.
특히 우리나라도 고도 산업사회로 접어들게 되었고, 앞으로 2000년대 선진국으로서의 발돋움을 위하여 더욱 더 경제사회 발전을 추구해 나갈 것이므로 산업폐수의 발생량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생활수준이 향상되어 갈수록 국민 1인당 물 사용량이 증가될 전망이어서 생활하수의 배출량도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수질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은 날로 증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발전은 새로운 화학물질들을 생산, 이용하게 될 것이므로 새로운 오염물질을 배출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앞으로 물리작인 풍요와 쾌적한 환경의 삶의 질을 향유해 나가기 위해서는 점차 오염되어 가고 있는 수질오염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원천적으로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도록 하거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공장에서는 과거에 폐수를 많이 배출하던 생산시설을 개선하여 폐수가 배출되지 않는 생산공정 개발 즉 청정기술을 개발하여 이용한다든가 아파트와 같은 집단주거단지 내에서 깨끗하게 처리하여 화장실 세척수, 목욕탕 물, 세탁용수 등으로 재이용(再利用)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기술이 실용화되어 기술이 보편화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선은 배출된 폐하수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하천의 수질을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천이 갖고 있는 환경용량(環境容量)을 알아내야 한다. 하천의 환경용량이란 하천이 얼마만큼의 오염물질을 받아들여 자정작용(自淨作用)에 의해 오염물질을 깨끗하게 정화할 수 있는 가 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흐르는 하천에서 자정작용은 주로 유량에 의한 요염물질의 희석효과와 물 속에 살고 있는 각종 생물의 분해력에 의해서 일어나는데, 특히 박테리아와 조류(藻類)에 의한 정화능력이 크며 일부는 침전 등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이와 같이 하천의 환경용량이 밝혀지면 하천에 유입되는 오염물질량을 이 환경용량 범위 이내로 줄여서 유입시키게 되면 물을 깨끗하게 보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이 많이 모여사는 도시나 공단 지역에서와 같이 한정된 지역에서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게 되면 하천의 환경용량을 초과하게 되므로 우리는 오염원을 파악하여 어디서 얼마 만큼의 오염물질을 줄여 나갈 것인가 하는 오염원별로 삭감해야 할 양을 결정하고 삭감량은 처리방법을 이용해서 처리해야만 하천의 물을 깨끗하게 보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하루 빨리 우수한 수질보전기술을 개발하여 이를 널리 보급함으로써 수질오염을 막아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수질보전 기술은 앞으로 수출산업으로도 전망이 밝다.
끝으로 우리나라의 수질보전에 기여할 수 있고, 외국으로 수출하여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방향을 전망해 보면, 첫째 하천의 자정능력 평가와 오염물질 삭감량 산정 등의 수질관리에 필요한 척도를 밝혀내고 이를 이용하여 해당수역의 수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질관리 모델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며, 둘째 시설비 및 운전관리비가 적게되는 오염물질 처리 기술이 개발되어야 하며, 셋째 처리에 이용된 생물체와 약품 등에 의한 2차오염이 적은 처리기술개발이 필요하고, 넷째 산업폐수나 생활하수를 고도처리하여 재이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부영양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질소 및 인 등의 영양염류를 제거할 수 있는 고도처리기술 개발이 요청되고 있으며, 다섯째 산업시설에서 폐수가 발생되지 않거나 적게 배출되는 생산공정기술이 개발되어 원천적으로 수질오염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되어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수질을 보전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실용화되더라도, 물을 이용하는 우리가 물의 중요성을 늘 인식하고 서로가 물을 아끼려고 노력하지 않는한 결코 물을 깨끗하게 보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림 59> : 다목적 댐은 수자원을 종합적으로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