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안
습관처럼 찾아오던 생각이 기울었다
밤새 도망가던 여주덩굴이 인기척을 듣고 걸음을 멈춘다
비와 비 아닌 곳에서 허둥대던 손
결대로 흐르던 자동차가 잠시 샛길로 빠진다
신탄진 졸음쉼터의 ‘휴대폰을 꼭 가져가세요’라는 당부
소중하면 아주 잊기도 하나보다
로션 대신 썬크림 바르는 것은 어느 소녀에게 배웠다
먼 길을 느리게 갔다
도착하고 싶지 않아, 라고 생각하면서
끝날 것 같지 않던 배롱나무 꽃이 허물어지고 있다
시공간을 건너온 마음도 내려앉았다
벼린 볕이 핥을수록 단단해지는 손때
딸로 남고 싶던 어머니는
외할머니 옆에서 무위하게 평온해 보였다
느티나무 그늘에 차를 세우고
내 그늘도 잠시 뉘였다
첫댓글 '봉안(奉安)'이라는 제목에
가고 있지만 도착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여주덩굴, 배롱나무, 볕, 느티나무 같은 묘사로 마음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수고했어요.
다만
<기울었다> <,라고 하면서> 등 끝 말들이 조금 걸리기도 합니다.
더 생각해볼게요. 감사합니다.
님의 마음이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지
그 언저리를 맴돌게 되네요
마음을 내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