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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시골에서 오시는 어르신을 모시러 광명역에 갔다. KTX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시는 어르신이 처음에는 용산까지 표를 사셨다가, 인천에 사는 우리 내외가 어르신을 픽업하기에 편한 광명역으로 도착역을 변경하셨기에, 난생 처음 광명역으로 차를 몰고 갔다.
서독터널을 막 벗어나자 우리 내외 눈에 들어오는 광명역 건물은, 햇살에 의해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도 잠시. 우리 내외의 눈에 들어온 색다른 모습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6차선 도로를 이용한 임시주차장.
분명 우리 내외 눈에는 6차선 도로로 보이는 이곳에는, 4차선을 가득 메운 자동차 주차장으로 변신되어 있었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도로인지, 이곳이 주차장인지 알 수가 없는 묘한 상황.
아마도 주말 나들이를 KTX와 함께 떠나시는 가족들이, 협소한 유료주차장으로 인해 6차선 도로상 - 이곳은 무료임 -에 주차를 하고 KTX를 이용한 것 같았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오늘, 우리 내외는 다시 광명역을 찾았다. 일부러 찾았다기보다는 시골에서 오신 어르신을 다신 환송하기 위해서였다.
차를 몰고 오면서 '지난번에는 주말이었기에 차들이 그렇게 많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평일이었던 오늘도 광명역 옆의 유료주차장과 임시주차장의 모습은 지난 주말과 별차이가 없었다.
어르신을 환송하고 타고간 차를 주차장에 세우기 위해서 A, B 그리고 C 블록으로 나누어져 있는 유료주차장 중 한군데로 들어갔다.
그런데 문제는 주차공간이 없는 것. 이미 주차장에는 차들로 가득찼고 그것도 모르고 주차장 안으로 들어온 우리 내외는, 어쩔 수 없이 임시방편으로 이중주차를 하고 취재에 나섰다.
먼저 주차관리를 하는 한 직원을 만나보았다.
주차공간의 절대 부족을 호소하는 그 직원은, 6차선 도로를 이용한 임시주차장에 대해서는 유료주차장측과는 아무런 관련과 책임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유료주차장에 들어와서도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차량에 대해서는, 요금을 징수하지 않으며 그냥 통과해서 내 본다고 했다.
이러한 모습은 본 기자가 취재하는 동안에도 수차례 목격할 수 있었으며,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운전자들은 주차공간의 절대적 부족에 대해서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놓았다.
"KTX만을 위해서 광명역을 지었지 이용승객에 대해서는, 특히 자가용을 이용하여 이곳까지 오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서비스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 바로 그것.
결국 유료주차장에서 주차공간을 얻지 못한 분들은, 어쩔 수 없이 6차선 도로의 임시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는 바쁜 걸음으로 광명역을 향해 가기 시작한다.
"기차시간에 맞추어서 이곳에 왔는데, 주차공간의 부족 때문에 기차를 놓칠 것 같다"며, 이곳의 주차 문제에 대해서 불만스러운 반응들.
다시 주차관리를 하는 직원의 말을 빌리자니, 주중보다는 주말에는 유료주차장 뿐만 아니라 6차선 도로의 임시주차장까지 - 지난 주말 본 기자가 확인한 바에 의해서도 알 수 있듯이 - 난장판이 벌어진다면서, 특히 유료주차장내에서도 이중주차를 해 놓고 가버리는 사람들로 인해서, 다른 차들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도 자주 벌어진다고 한다.
이럴 경우 차량주에게 전화를 해도 지방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 직원은, 특별히 6차선 도로의 임시주차장의 경우에는, 차량의 파손이나 도난 등이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주차문제가 광명역 건물 주변에 있다보니, 당연히 불법 주정차 단속에 대한 안내문도 쉽게 발견이 된다.
그리고 본 기자가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 불법 주정차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단속요원에게 임시주차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주차문제에 대해서 몇 가지 질문을 던질려고 하니, "그 문제는 시에다가 물어보세요!"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사라진 후 자신들의 임무인 주차단속에만 몰두한다.
이렇다 보니 기차시간에 쫓겨서 노상에 불법 주차를 한 자동차들은, 짧은 시간에도 수십대가 단속되는 상황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충분한 주차공간도 없이 주차단속 입장에서는 벌금 수입에 몰두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앞선다.
한편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시민은 "최근 들어서 주차 문제가 더 심각해진 것 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원인에 대해서는 "이곳이 다른 곳보다 주차요금이 저렴해서 그런 것 같다"는 주장을 내어놓는다.
사실 요금 체계를 확인해 보니, 하루 종일 주차요금이 KTX 이용객의 경우 3,000원이다 보니,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요금보다 더 저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가용을 많이 가지고 온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아울러 KTX를 이용하여 출퇴근족들이 많기 때문에, 특별히 오후 7시 전후 이곳의 교통 움직임은 가장 활발한 것으로 주차관리 직원은 전해준다.
취재를 마치며 이곳 주차장 시스템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는가를 확인해 보니 두가지 정도가 더 있었다.
첫째, 주차공간 안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
A, B 그리고 C 블록에 대한 안내 전광판이 있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보니, 가장 쉽게 접근이 가능한 A 블록에 차를 몰고 들어온 운전자의 경우, 10여분 동안 주차공간을 찾다가 되돌아 나오는 것은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결국 원시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유로주차장 이용객의 발걸음을 되돌릴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의 후진적 문제는, 유로주차장 이용객을 위해서 즉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두번째는 A, B 그리고 C 블록간의 불편한 동선 문제이다.
A 블록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유료주차장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이곳에 주차공간이 없을 경우 B나 C 블록으로 가야한다. 그러나 이곳을 이용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A 블록에서 B 블록으로 갈 경우, 6차선 도로 임시주차장에서 좌회전을 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문제는 이 좌회전 공간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을 경우에는, 다시 광명역 건물을 감싸고 몇 킬로미터의 거리를 한바퀴 돌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A 블록에서 C 블록으로 갈 경우에도 마찬가지. 그렇다 보니 이곳의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에게는 너무나 불편한 광명역을 이용하게 되는 것.
KTX는 우리나라에서 고속철도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KTX를 이용하는 승객들, 특별히 자가용으로 이곳까지 와서 환승을 해야하는 승객들에게는 전혀 무관심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광명역 주변 사회간접자본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이며, 여기에 대한 개선책은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현재 광명역 주변에는 새로운 주차공간 마련을 위해서 공사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차공간 마련만이 최선책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때, KTX 승객들은 자연스럽게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현재의 부족한 주차공간 문제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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