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호주 - 오만 경기 리뷰
호주는 당초 이번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었다. 경기초반 10분간의 탐색전에서는 그러한 예상에 따라 경기가 진행되는 듯하였다.
그러나 전반10분 이후 탐색을 마친 오만은 호주에 비해 작은 체격을 빠른 주력과 발재간, 조직력, 압박으로 커버하며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오만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발군의 기량으로 호주선수들을 당황하게 했다. 오만의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에 호주는 맥을 추지 못했고 호주의 공격을 주도한 비두카는 오만선수들의 협력수비에 막혀 황소같은 힘을 소진했고, 큐얼은 오만의 지역방어에 제대로된 돌파를 할 수 없었다. 후반들어서도 이 양상은 계속되었다. 리드하는 오만은 단단한 수비로 호주의 공격을 무위로 돌리고 오히려 역습에 의해 득점기회를 맞았으나 슈왈처골키퍼의 3번의 멋진 선방으로 호주는 0-1의 스코어를 유지했고, 후반 추가시간 오만의 역습이 무위로 돌아간 후 호주의 마지막이 될 듯한 공격에서 에버튼의 스타 케이힐이 알 하브시 골키퍼 맞고 흘러나온 볼을 성공시키며 패배의 암운을 지워냈다.
경기내용은 오만의 절대우세로 볼 만큼 오만의 전력은 2004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강함이 증명되었다. 이제 오만의 실력이라면 아시아 빅6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다음은 오만-타이, 호주-이라크의 경기이다. 타이는 홈팀임에도 불구하고 오만을 이기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호주는 의외로 취약한 부분들을 드러내면서 아테네올림픽4강 멤버가 주축인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패할 가능성이 있다.
3. 베트남 - 아랍에미리트 경기 리뷰
강호 아랍에미리트 국내리그의 수준은 아시아정상급이며, 국가대표 또한 수준급이다. 더군다나 감독은 2002년 세네갈의 8강의 지휘자 브뤼노 메취감독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전반 수비조직력이 상당히 좋았고 메취감독의 특기전술인 ‘선수비 후역습’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상대적 열세인 상대를 두고 이런 전술을 택한 것은 오히려 베트남에게 정상적인 패싱 경기를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홈팀 베트남(越南)은 정말 훈련을 많이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베트남 또한 수비, 미드필드의 조직력이 상당했고 홈 팬의 성원까지 합쳐져 전반 경기내용에서 아랍에미리트에 그다지 밀리지 않았다.
특히 후반 들어 아랍에미리트는 공격이 풀리지 않자 냉정을 잃고 수비, 미드필드에서 길게 연결하는 단조로운 공격패턴에 의존하는 사이, 베트남은 경기주도권을 빼앗았고 패싱 후 이어지는 정교한 전진패스로 아랍에미리트의 뒷공간을 공략하여 베트남축구의 47년만의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첫 승을 이룩하였다. 베트남이 최근1달간 (비록 홈경기이지만) 자메이카에 3-0대승, 바레인에 5-3 대량득점의 우수한 실적을 보인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4. 일본 - 카타르 경기 리뷰
‘일본의 저력은 지난 2004아시안컵에 이어 이번에도 발휘될까’가 관심이 되는 경기였고, 나이지리아 및 우루과이출신을 귀화시킨 카타르의 전력은 어느 정도일까에도 관심이 가는 경기였다. 또한 일본입장에서 역대전적 2무2패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는 카타르를 이번에는 꺾을 수 있을까가 관심이었던 경기였다. 일본은 전체적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특유의 정교한 패싱게임을 보여주었다. 특히 윙백 카지의 공격가담과 활동량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공격수 다카하라와 핵심미드필더 나카무라의 부진으로 공격이 단조로워졌다. 이로 인해 날카로운 모습은 별반 보여주지 못했고, 패스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경기는 지루해져 갔다. 반대로 카타르는 패싱게임보단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경향으로 인해 별로 인상적인 모습이 없었다.
후반 들어 전열을 정비한 일본은 정확한 크로스와 문전 패스에 의한 다카하라의 재치있는 골로 앞서나갔다. 이후 일본은 주도권을 쥐고 카타르의 골문을 위협했다. 카타르는 우세한 신장을 이용한 롱볼 및 개인기로 동점골을 노렸으나 일본의 두터운 수비가 이를 잘 막아냈다. 그러나 후반43분 골문앞에서 일본수비는 카타르의 개인기에 흔들려 파울을 범하며 프리킥을 내주었다. 이를 우루과이출신 귀화선수 세바스티안의 강력한 슛에 의한 골로 균형을 맞춘 카타르는 일본전 무패행진과 함께 일본에 승점3점을 내주지 않음으로써 8강행 경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일본은 천운(天運)의 연속이었던 2004년보다는 경기내용자체는 나았지만 에이스 나카무라의 부진으로 팀의 포텐셜(잠재력)은 더 떨어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특히 다음상대 UAE는 일본이 2005년 홈 친선경기에서 0-1로 패했던 상대이고 98방콕아시안게임16강리그, 98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등 중요한 승부처에서 발목을 잡아오는 등 일본에 강한 전통이 있어 일본은 자칫하면 8강탈락에 몰릴 수도 있다. 카타르도 세바스티안의 개인능력으로 겨우 비긴만큼 조직력이 좋은 베트남을 상대로 패할 수도 있고 역시 8강탈락에 몰릴 수도 있다. B조는 이로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조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