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에 근 10년만에 택지지구가 집들이를 한다. 송파구 장지동 일대 66만㎡에 조성되는 장지지구다.
총 13개 단지(1만5745가구) 가운데 10,11단지가 10일부터 잇따라 입주한다. 11단지 9개동 333가구(85~109㎡)가 1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10단지 9개동 545가구(71~85㎡)가 28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다.
1998년 거여지구(18만㎡) 이후 근 10년만에 입주하는 강남권 택지지구 새 아파트이고 송파신도시(676만㎡) 개발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데도 기대만큼 별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다.
11단지 109㎡의 시세가 6억5000만원선이다. 실제 거래는 6억2000만~6억3000만원선에 많이 이뤄졌다.
일부에서는 다운계약서(실제 거래가격보다 가격을 낮춰 작성한 계약서)를 요구하며 7억원선을 호가하는 매물도 있다. 5월 공급된 분양가 3억6797만원에 비하면 불과 3개월새 70% 넘게 껑충 뛰었다.
109㎡ 6억5000만원선으로 주변 시세 이하
매물은 꽤 있다. 이들 단지는 일반분양 없이 모두 원주민 등에 특별공급된 물량인데 자금이 달리는 원주민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다.
K공인 관계자는 “융자금 8000만원에 2억원 정도의 전셋값을 보태더라도 분양가를 대기가 벅찬 원주민들은 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 시세보다 다소 낮은 편이다. 인근 문정동에 다소 오래됐거나 작은 단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건영(105~119㎡ 545가구, 93년 입주) 105㎡의 가격이 6억4000만~6억7000만원선이다. 문정푸르지오 1차(82~109㎡ 233가구, 99년 입주) 109㎡도 비슷하다.
하지만 근래에 지어졌거나 큰 단지보다는 낮다. 문정래미안(109~198㎡ 1696가구, 2004년 입주) 109㎡가 7억9000만~9억2000만원 선이다. 올림픽훼밀리타운(105~224㎡ 4494가구) 105㎡도 8억~93000만원 정도다.
장지지구 시세는 잠실과 비교하면 한창 떨어진다.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들의 비슷한 크기 시세는 10억원 선이다. 장지지구 시세가 잠실의 65%인 셈이다.
장지지구도 2개월 전 입주를 앞두고 거래가 시작할 무렵엔 7억원대 후반에서 8억원까지 호가됐었다. 이 가격에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으면서 떨어진 것이다.
장지지구가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중소형 평형 위주이고 임대가 많아서다.
장지지구에서 가장 큰 집이 109㎡다. 중대형은 하나도 없다. 절반 정도인 7322가구가 임대다. 임대는 55~109㎡다. 임대와 일반 아파트가 같은 단지에 들어선다. 같은 단지에서는 동별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같은 동에 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
D공인 관계자는 “66㎡(20평)대 거주자들은 임대에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99㎡(30평)대 이상에 사는 사람들은 임대를 꺼린다”고 말했다.
교육여건도 불편하다. 초등학교 한 곳이 9월 개교할 예정이지만 중·고생들은 인근 학교에 다녀야한다. 중·고교가 각 한 개씩 계획돼 있지만 개교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신도시 등 개발 기대감은 커
장지지구가 지금은 약세지만 앞으로 오를 것이란 기대감은 많다. 송파신도시와 거여·마천뉴타운(73만㎡), 문정지구 등이 바로 옆에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수세 가운데 상당수는 실제로 거주하려는 사람들보다 투자자들이 많다. 믿음공인 변석주 사장은 “전체적인 시장 침체까지 겹쳐 장지지구가 현재는 별로 빛을 보지 못하지만 앞으로 신도시 등의 개발이 진행되면 관심을 많이 끌 것으로 보고 구입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송파신도시 등이 개발되면 장지지구 시세가 잠실을 상당히 쫓아가지 않을까하는 전망도 있다. 잠실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잠실 시세의 80~90%까지는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아직까지는 송파의 중심이 잠실 일대이고 규모 등에서 밀려 장지지구가 잠실 시세를 추월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다.
장지지구가 신도시 등의 개발로 관심을 끌더라고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온통 신도시와 뉴타운에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규모 등에서 장지지구는 이들에 훨씬 못 미친다.
신도시와 뉴타운에 분양될 주택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장지지구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될 것이어서 가격에서도 신도시나 뉴타운이 낫기도 하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