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4:24-28 베드로와 요한의 말을 들은 믿음의 공동체는 창조주 하나님이시며 계시의 하나님이시고 그 손과 뜻으로 모든 일을 미리 정해두신 하나님께 함께 콧김을 내품으며 간절히 기도했다.
이전 말씀에서 베드로와 요한은 놓임을 받자 바로 믿음의 공동체에게로 가서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위협한 말을 전했다. 이어지는 말씀은 그 말을 들은 믿음의 공동체가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는 내용이다.
이 말을 들은 믿음의 동료들은 "다같이 하나님께 부르짖어 아뢰었다" 라고 했다. 부르짖는다는 말의 문자적인 뜻은 목소리를 들어 올린다는 뜻이다. 하나님을 향해서 목소리를 높이 들어 올렸다는 것이다. 다같이 라는 말은 "똑같이 콧김을 내품는다" 라는 뜻이다. 이들이 모두 한 목소리로 열을 낸 것은 세상의 통치자들이 감히 온 우주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대적했기 때문이다.
산헤드린 공회원들이 하나님을 대적했기에 다같이 하나님을 "주님" 이라고 부르며 기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흔히 쓰이는 주님이라는 말과는 다른 말이다. 단순히 주인이라는 뜻으로도 쓰인 말이지만 하나님이 온 우주 만물의 주인이시라는 뜻으로 쓰였다(눅 2:29; 계 6:10). 개역에서는 이 말을 "대주재여" 라는 말로 번역했다. 같은 말이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했다(딤후 2:21; 벧후 2:1; 유 1:4). 개역은 이 부분에서는 단순히 주로 번역했다. 이는 아무도 도전할 수 없는 최고의 통치자라는 뜻이다. 이는 세상의 힘있는 자들이 하나님을 대적하자 모두가 열이 나서 그렇게 한 목소리로 온 우주 만물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이라고 부른 것이다. 모두 함께 최고 높으신 주님을 부르며 그분이 어떤 분인지 한 목소리로 고백하고 있다.
24-28절에 나타난 이들의 기도를 보면 하나님의 세가지 속성이 나타나 있다. 첫째는 24절에 나온 것처럼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지으신 주님"에 나타나 있다. 이는 온 우주 만물을 지으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이는 자신들이 하나님의 창조를 목격했기 때문에 그렇게 고백하는 것이 아니다. 율법서의 첫번째 책인 창세기에 나타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알고 하나님을 온 우주 만물의 창조주로 고백하며 찬양하는 것이다.
둘째는 25절에 나온 것처럼 "주님의 종인 우리의 조상 다윗의 입을 빌어서 성령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에 나타나 있다. 이는 시편 2편을 인용한 것인데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계시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이다. 제자들은 율법서 뿐만 아니라 시가서들도 깊이 알고 있었기에 이렇게 시편을 인용해서 기도하며 시편을 통해서 말씀으로 계시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25절 뒷부분에 이어지는 내용이 하나님께서 시편을 통해 계시하신 내용이다. 이는 시편 2:1-2절에서 온 것인데 서로 짝을 이루는 댓구로 되어 있다. 먼저 " 어찌하여 이방 민족들이 날뛰며" 라고 했다. 날뛴다는 말은 성난 말이 콧김을 내품으며 펄쩍펄쩍 뛰고 발을 구르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다. 당시 이방민족들은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성난 말처럼 땅을 발로 차며 위협하며 예수 부활의 복음을 전파하지 못하도록 막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렇게 힘이 있는 이방인들을 성난 말이 날뛰는 표현으로 말한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말이 아무리 날뛰어도 고삐를 잡은 사람이 고삐를 당기면 꼼짝도 못하는 것이다.
이와 짝을 이루는 말은 "뭇 백성이 헛된 일을 꾀하였는가?" 이다. 뭇 백성이란 유대인들을 뜻하는 말이다. 꾀한다는 말은 묵상하는 것처럼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유대인들은 힘이 없기에 모여서 예수 부활의 복음이 확산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들은 아무리 깊이 생각해도 모두 헛된 일이라는 뜻이다.
힘을 가진 이방인들은 성난 말처럼 날뛰며 예수 부활의 복음이 전파되지 못하도록 믿는 자들을 협박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이처럼 분명한 증거와 함께 빠르게 확산되는 예수 부활의 복음을 어떻게 막을까 깊이 묵상하면서 막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이방인들보다 조금 나은 것 같지만 사실 둘 다 똑같다. 유대인들은 힘이 없기에 힘 대신 간계를 꾸미는 것 뿐이다. 이방인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은 결국 하나님을 대적하여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25절에서는 이방인 유대인의 순서로 나왔다면 26절은 유대인 이방인의 순서로 나온다. 25절에서 막연하게 이방인들과 유대인들이 모두 하나님을 대적한다고 했다면 이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왕들과 통치자들이 하나님을 대적한다고 말한 것이다. 27절에서는 그 왕과 통치자들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힌다. 이는 막연히 모든 유대인과 이방인들 왕들과 통치자로 좀 더 구체화 시켰다가 마지막에 하나님을 대적하는 온 세상 모든 사람들의 배후가 누구인지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세상 임금들이란 그 땅의 임금들이란 뜻인데 그 땅이란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땅의 임금들이 하나님을 대적하여 일어선다는 것이다. 유대인 임금들은 이미 모여있기에 그냥 대적해서 일어선다고 한 것이다. 또 통치자들은 이방인 통치자들이다. 이는 빌라도와 같은 이방인 통치자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들은 각 지역에 흩어져 있기에 한자리에 모인다고 한 것이다.
결국 그 땅의 유대인 통치자들은 하나님을 대적하여 대적하여 일어서고 이방인 통치자들은 한 장소에 모인 뒤에 하는 일은 모두가 주님과 그의 메시야를 대적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그리스도를 대적한다는 것이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것이 결국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그리스도를 죽이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는 제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은 결국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란 뜻이다.
27절은 "왜냐하면" 이라는 말로 26절의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이는 25-26절에서 인용한 시편의 구절에 대한 해석인 셈이다. 25절에서는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대적한다고 했는데 26절에서는 유대인 왕들과 이방인 통치자들이 대적한다고 했다. 원어는 "왜냐하면 저들은 참으로 이 도시 안에 함께 모였다" 라고 되어있다. 개역은 "과연"으로 번역하고 새번역은 "사실"로 번역한 말은 본래 "진리 위에서" 라는 뜻이다. 저들은 진짜로 온 우주만물의 주인이신 거룩한 종 예수를 대적하여 함께 모였다는 것이다. 그 모인 사람들 중에 유대인의 왕들의 대표가 바로 헤롯이라는 것이다. 또 이방인 통치자들의 대표가 빌라도라는 것이다. 이로서 시편에 예언된 말씀이 헤롯과 빌라도를 통해 성취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들이 함께 모인 것은 28절에 보면 "미리 정하여 두신 일" 이라고 되어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여 두신 일은 하나님의 세번째 속성이다. 하나님의 세번째 속성인 예정은 하나님의 권능과 뜻 이 두가지를 행하시기로 하신 것이다. 권능이란 손이라는 뜻이고 뜻이란 마음 속의 생각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손의 힘과 하나님의 마음 속의 생각을 따라 행하시는 것을 미리 정해 두셨다는 것이다. 미리 정하신 하나님의 손과 마음은 시가서들에는 암시적으로 나타나 있지만 구약의 예언서들에는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기록되어있다. 헤롯과 빌라도가 함께 모여 예수님을 대적하는 것도 모두 하나님께서 미리 정해두신 일이 그대로 성취된 것이라는 뜻이다.
함께 모여 기도하던 성도들은 창조주 하나님, 계시의 하나님, 미리 정하신 하나님을 고백하며 찬양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하나님을 안 것은 구약성경을 통해서이다. 율법서를 통해서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알았다. 시편의 말씀들을 늘 암송하고 있었기에 하나님께서 다윗의 시를 통해 미리 계시하셨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므로 힘을 가진 이방인 통치자들과 헛된 간계를 꾸미는 유대인 지도자들은 모두 하나님을 잘못 알고 대적한다는 것이다.
저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대적하여 죽인 일도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신 계획에 따라 이루어지는 일 이라는 것이다. 저들이 이제 제자들이 부활의 복음을 전하는 것을 막으려고 위협하는 것도 역시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신 계획에 따른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의 통치자들이 아무리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퍼져 나가는 것을 막으려 해도 모두가 다 헛수고라는 뜻이다. 이를 통해서 보면 제자들과 함께 하던 믿음의 공동체는 하나님 말씀으로 충만해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