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가끔 정상으로돌아와 "젊어서 당 신하고 싶은 일 다하고 늙으마직에 이정 도도 못해줘요 하는 뼈있는 멘트에 남편 은 뜨끔하기도 합니다.
아내는 잠을 자다가 새벽에 집밖을 나가 기도 하고 서서히 치매증상은 깊어만 갑 니다.
어린 아이의 사탕을 빼앗아 먹은 다음에 야 남편은 치매를 의심하고 병원에 데려 갑니다.
병원에서의 몇 가지 검사 후 치매진단과 함께 알츠하이머 병으로 더욱 깊어질 거 라는 의사의 말에 부부는 충격에 휩싸입 니다.
한밤중 아내는 유리컵에 물을 따라 마시 고 분노하듯 컵을 바닥에 집어 던집니다.
유리컵은 산산조각이 나 흩어 지고 아내 는 "이게 말이 되냐고" 를 외치며 통곡을 합니다.
놀라서 잠에서 깬 남편은 아내를 껴안고 같이 통곡을 합니다.
"나는 평생 예쁘게 살다 죽을 줄 알았어!" "근데 이게 뭐야! 지금부터 내 병은 점점 더 심해지겠지?
"우리딸 수경이도 몰라보고 벽에다 ○칠 하며 살겠지?"
"여보 부탁이 있어? 치매는 좋아지지 않 는 병이라는데 나중에 당신 손으로 나를 거두어 줘~!"
"여보! 예쁜 기억만 가지고 꽃처럼 갈 수 있도록 해 줘~! 네~? 부탁이야~!"
"나 한테는 당신밖에 없잖아! 꼭 그렇게 해 줘~!"
아내는 자기의 병이 점점더 깊어지고 남 편과 가족이 힘들어질 것을 염려하여 정 신이 멀청한 지금 남편에게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아내의 치매병은 점점 더 깊어 지고 손목에 끈을 매고 산책을하다 아내 는 "배 고프다고 칭얼대자 아이스크림을 사올 테니 꼼짝 말고 여기에 기다리라고 하였지만, 아내는 사라지고 없어 이어서 노여사! 수경이엄마!를 외치며 정신없이 찾아 나섭니다.
"그대로 여기 있으라고 안했는가? 그대 로 있으라고 했잖아!" 남편은 절규하듯 소리치며, 아내를 원망 하는 소리에 객석의 방청객들은 여기 저 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내는 또 화장실의 버려진 더러운 휴지 를 차곡차곡 개어 가방에 집어넣는 모습 에 딸과 사위 그리고 남편은 말렸지만 힘이 세어진 아내는 온딸과 사위의 머리 채를 잡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자~ 급기야 사위는 요양 병원에 보내자고 조 심스럽게 말을 건넜지만 "어떻게 감옥같 은 데를 어찌 보내느냐 며" 딸은 반대를 하게 되고 급기야 ○을 방바닥 여기저기 에 누이고 장롱속에 쪼그려 앉아있는 아 내의 모습을보고 남편은 "미치려면 곱게 미쳐야지!"하며 하늘을 원망하듯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모습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렸습니다.
금방 밥을 먹고도 배 고프다고 소리지르 고 딸에게 칼부림을 휘둘러 팔에 선혈이 낭자하게 피가 흐르는 모습에 관객들은 어쩜좋아! 하는 안타까운 탄식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결국 아내는 요양원에 가게 되었지만 남 편을 붙잡고 "오빠 우리 집에 가자 으응!" 하며 옷깃을 놓지 않고 떨어지지 않으려 는 모습에 한없는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 다.
남편은 요양원에 아내를 놓고 온날 쓸쓸 히 침대에 앉아 구슬픈곡조로 한을 노래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내는 요양원에서 밤새도록 소리를 지 르고 ○을 손에 쥐고 주물럭거리자 요양 원에서는 도저히 모실수 없다고 다시 모 셔갈 것을 권합니다.
집안 여기저기 망치 소리가 들리고 아내 가 들어갈수 없도록 장롱도 끈으로 동여 매고 더욱 깊어진 치매를 대비하는 남편 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깊어지는 병으로 요양병 원과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지만 번번이 병원측의 요구로 퇴실을 하게되고 남편 과 딸 사위는 더욱 고통스러워 합니다.
남편은 지하도 물이 흐르는 천변에 가서 한 많은 한을 목소리로 쏟아 놓습니다.
어느날 아내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딸 수 경이를 부르고 "수경아 너 엄마 딸 맞지? 하며 "엄마가 제 정신일 때 너 한테 부탁하나 할께!"
"엄마를 안락사 시켜주렴!"
"엄마!"
"말도 안돼!"
"난 평생을 꽃처럼 살고 싶었는 데, 수경 아 엄마가 시간이 없어!"
"싫어! 아빠한테 말해!"
"그럼 아빠는 함께 죽자 할 거야!"
남편은 친구들과 국밥집에서 한 잔을 하 며 "너희들은 좋겠다 허구한날 낚시도 다닐 수 있고 하며 자리에서 쓰러지며 통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딸 수경이 임신 2개월 사실을 아빠에게 알리자 아빠는 모처럼 환하게 기뻐하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입니다.
침대에 묶여 잠들어있는 아내에게 "노여 사 자네 손주가 생긴다네!" 임신 사진을 보여주며 "자 한번 보소! 자 네를 쏙 빼닮았네!"
남도 민요가 거리 공연에서 한바탕 펼쳐 지며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어야디야차" 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침대에 손발이 묶 여 있는 장면이 오버랩 되어 나타납니다.
아내를 데리고 사진관에서 예쁘게 사진 을 찍고 남편은 하얀위아래 한복저고리 그리고 아내는 핑크색 한복저고리와 남 색치마를 입히고 휠체어로 저수지 까지 밀고 옵니다.
"당신 이것 먹어! 오늘은 뭐라고 안할 테 니!" "오늘은 이쁜 꽃상여 타고 가게 나도 당 신 곧 따라 갈께!"
그러면서 여보! 나 오랜만에 자기 앞에 서 소리 한자락 할라네!
남편은 흰 모삼 저고리 소매를 나부끼며 목청껏 한을 담아 진혼곡을 쏟아내는 동 안 아내는 먹던 음식이 목에걸려 고통스 런 모습이 노래가락에 맞추어 오버랩 됩 니다.
호숫가에서 하늘을 바라 보며 한을 쏟아 내는 남편의 진혼곡 소리와 모습에 관객 들 여기저기에서 훌쩍였습니다.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예쁜 수의를 입힌 남편은 아내의 얼굴을 예쁘게 화장을 하 고 수의 단추를 채우면서 딸 수경이에게 "수경아 엄마 얼굴 마지막으로 보렴~!" "엄마 엄마 잘 가!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엄마 내가 미안해~!
남편은 아내의 얼굴에 손수건을 덮여줍 니다.
상여가 나가며~ 에헤 에헤야~ 가네 가 네 우리 마누라가 떠나가네~ 예쁜 꽃상 여를 타고가네~
불쌍한 우리 마누라 부디 세상 인연일랑 훌훌 털어버리고 잘 가시게~!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듯한 다리와 그 위에서 부르는 상여소리는 마지막 인사 이자 산자를 다독이는 심금을 울리는 소 리에 관객들의 마음은 비워 지고 있었습 니다.
상을 치른후 아내의 일기장을 보고 남편 의 가슴은 다시 한번 미어지게 통곡합니 다.
어스름한 안개가 낀 어느날 남편은 홀로 호숫가에 낚시대를 들이 대고 깊은 시름 을 하다 홀연히 아내 곁으로 떠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