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두견새 울음
단종(端宗 : 1441~1457)
한 마리 원한을 품은 새 궁궐을 나와
외로운 그림자 하나 거느리고 푸른 산에 깃들었네
밤마다 잠을 청해도 잠 못 이루고
끝없는 한은 해가 가도 끝나지 않네
두견새 울음 멎은 새벽 산봉우리의 달은 희고
핏물 흐르는 봄 계곡에 떨어지는 붉은 꽃이여
하늘은 귀먹어 내 슬픈 하소연 듣지 못하는가
어찌하여 수심에 찬 사람의 귀만 홀로 총총할까
聞子規(문자규)
一自寃禽出帝宮(일자원금출제궁) 孤身隻影碧山中(고신척영벽산중)
假眠夜夜眠無假(가면야야면무가) 窮恨年年恨不窮(궁한연년한불궁)
聲斷曉岑殘月白(성단효잠잔월백) 血流春谷落花紅(혈류춘곡낙화홍)
天聾尙未聞哀訴(천롱상미문애소) 胡乃愁人耳獨聰(호내수인이독총)
[어휘풀이]
-聞子規(문자규) : 자규 울음을 듣다. 자규(두견새)는 촉나라 황제인 망제(望帝) 두우(杜宇)가
나라에서 쫓겨난 뒤 끝내 돌아가지 못하고 죽은 원혼이 자규가 되었다는 전설의 새다.
-寃禽(원금) : 원통한 새는 단종 자신을 비유
-隻影(척영) : 짝 없는 그림자
-曉岑(효잠) : 새벽 산봉우리
[역사 이야기]
단종(端宗 : 1441~1457)은 조선 제6대왕으로 재위 기간은 1452~1455년이다. 이름은 홍위(弘暐), 아버지는 문종(文宗)이며 어머니는 현덕왕후 권씨이다. 1450년 문종이 즉위라자 단종은 세저에 책봉되었다. 문종은 자신이 병약하고 세자가 어린 것을 염려하여 황보인, 김종서 등게게 세자의 보필을 부탁했다. 집현전 학자인 성삼문, 박팽년, 신숙주 등에게도 부탁하는 유언을 남겼다. 1452년 문종이 재위 2년 만에 죽자 그 뒤를 이어 즉위하였다.
그런데 1453년 숙부인 수양대군이 정권을 빼앗고자 좌의정 김종서와 안평대군 등을 죽이고 여러 종친과 궁인 및 신하들을 모두 죄인으로 몰아 각 지방에 유배시키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上王)이 되었다. 1456년 6월 집현전 출신의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 등이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모두 처형된 후 1457년 6월 단종은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봉되어 강원도 영월 청령포에 유배되었다.
그해 9월 순흥에 유배되었던 숙부 금성대군이 다시 복위를 계획하다가 발각되자 다시 노산군에서 서인(庶人)으로 강봉되었다가 10월 마침내 죽음을 당했다. 1681년 노산대군으로 추봉되고 1698년에 복위되었으며 묘호를 단종으로 추증하고 능호를 장릉(莊陵)이라 하였다.
출처 : 한기와 함께하는 우리나라 역사 『노을빛 치마에 쓴 시』
지은이 : 고승주. 펴낸 곳 : 도서출판 책과 나무